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뒤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대한항공은 5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했으니 햐현대캐피탈을 넘지 못했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도 좋지 않은 결과가 아니었지만 팀은 앞서 3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승리토 통합우승을 달성한 업적이 있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핀란드)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구단은 발빠르게 움지였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V-리그 출범 후 가장 경력이 화려한 외국인 지도자인 브라질 출신 헤난 달 조토 감독(등록명 헤난)에게 팀 지휘봉을 맡겼다.
헤난 감독은 선수단 합류 후 먼저 팀에 와있던 하파엘 레드위츠(브리질) 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달 초 아시아쿼터(AQ) 선수인 리베로 이가 료헤이(일본)와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미국)까지 한국으로 와 선수단과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 거의 100% 전력으로 다가오는 여수 컵대회와 2025-26시즌 V-리그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에 있는 대한항공연수원 내 전용체육관에서는 선수들의 오후 훈련이 한창이 이었다. 그런데 헤난 감독과 하파엘 코치는 코트 양 사이드 서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로테이션 게임을 진행했다.
베테랑 세터 유광우(사진)는 "틸리카이넨 감독과 훈련 방법이 아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정말 힘들다. 최근 몇년 동안 오프시즌 들어 이렇게 운동을 많이하고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유광우는 체중도 많이 빠졌다.
그러나 이런 훈련 방식이 마냥 힘들지는 않다. 실전과 같은 분위기를 계속 선수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다. 헤난 감독은 유광우와 또 다른 베테랑 세터 한선수에게 속공과 후위 공격시 패스(토스)와 코스 등에 대해 수시로 이야기를 건넸다. 김현 통역과 정재균 통역도 바쁘게 움직였다.
헤넨 감독이 대한항공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로테이션 훈련은 국내에서 처음 도입된 건 아니다. 윤봉우 KBS N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은 "대한항공 선수들이 연습하는 걸 직접 와서 지켜보니 확실히 (헤난 감독은) 틸리카이넨 감독과 스타일이 아예 다르다"며 "헤난 감독의 로테이션 훈련을 표현하자면 '유럽과 남미 올드스쿨'이라고 볼 수 있다. 예전 김호철 감독(현 IBK기업은행 감독)이 현대캐피탈에 온 뒤 로테이션 훈련을 가장 먼저 국내에 도입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 선수단은 예정됐던 일본 전지훈련을 가지 않는다. 헤난 감독이 의사를 분명하게 밝혀서다. 그는 "우리팀 선수들 파악이 최우선"이라며 "컵대회 개막까지 국내에서 연습경기를 치르고 우리 선수들은 더 면밀하게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굳이 전지훈련을 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얘기했다.
글_용인/류한준 기자
사진_KOVO·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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