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권순찬 감독을 경질한 이유에 대해 많은 말이 나오고 있다.
흥국생명은 2일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압도적인 2위를 달리고 있던 흥국생명이기에 갑작스러운 권순찬 감독의 경질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권순찬 감독은 KBS와 인터뷰를 통해 ”당일 아침에 팀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해임 소식을 전해 들었다"라고 전했다.
구단이 보도자료를 통해 말한 '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이번 시즌 끝나고 FA가 되는 김연경의 이탈을 대비해 젊은 선수들에 기회를 주고 경험을 쌓게 하라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지만 권순찬 감독이 베테랑들을 기용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는 어느 정도 사실로 밝혀졌다. 권순찬 감독의 말에 따르면 선수 기용에 대해 단장이 개입했다고 한다. 권순찬 감독은 "단장이 누구를 넣으라는 오더 내리는 게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그 말을 듣지 않으니 윗선에 보고가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말 그대로 ‘구단의 말을 듣지 않아서’가 경질의 이유가 된 것이다.
구단이 선수 기용에 간섭했지만 권순찬 감독은 꿋꿋하게 본인의 선택을 이어갔다. 결과도 좋았다.
권순찬 감독은 김연경을 비롯해 김해란, 김나희 등 베테랑들을 기용하며 지난 시즌 6위에 그쳐있던 팀을 2위까지 올려놨다. 선두 현대건설과도 승점 단 3점 차이다.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였다.
하지만 구단은 권순찬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고 이 상황을 전해 들은 베테랑 선수들도 뿔이 났다. 갑작스러운 권순찬 감독 경질에 흥국생명 베테랑 선수들도 경기 출전에 대한 보이콧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 역시 시즌 도중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감독을 경질시킨 구단의 행동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_더스파이크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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