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잃은 석진욱 감독 “선수들의 불안, 해결이 안 된다” [벤치명암]

의정부/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2-04 16: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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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으로서 할 말이 없는 경기였습니다. 팬 여러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인터뷰실을 찾은 석진욱 감독은 어두운 표정으로 팬들에게 미안함을 먼저 전했다. OK금융그룹이 4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KB금융그룹에 세트스코어 0-3(23-25, 21-25, 22-25)으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에서 다시 아포짓으로 자리를 옮긴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는 25점‧공격 성공률 50%로 제몫을 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의 득점 지원이 부실했다. 석 감독은 “선수들의 불안함이 해결이 안 된다. 길어지는 연패의 영향이 있다. 한국전력이 9연패를 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다. 특히 20점 이후에는 불안함이 더 커진다”며 경기력 저하의 원인을 분석했다.

석 감독은 계속해서 다소 강한 어조로 아쉬움을 표했다. “우리 팀의 강점이 없어졌다”고 입을 뗀 석 감독은 “레오 혼자만 좋은 서브를 구사하다보니 연속 득점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서브에서 중심을 못 찾고 있다”고 선수들의 서브 불안을 지적했다.

“훈련은 하던 대로 하고 있다. 심리적인 문제가 크다. 선수들의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는다. 그게 잘 발휘가 안 되고 있을 뿐이다. 서브 훈련을 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오히려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어서 답답하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 석 감독은 선수들의 동선이 겹친 몇몇 장면에 대해서도 “팀 컨디션이 좋지 않다보니 그런 장면들도 나왔다. 연습 때는 나오지 않던 실수들이다. 감독으로서 많은 책임을 느낀다. 팬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며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한편 KB손해보험은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와 한성정이 각각 20점, 13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정민수는 든든하게 팀의 후방을 지켰고, 황경민은 연속 서브로 OK금융그룹의 리시브를 흔들었다. 승장 후인정 감독은 “경기 전부터 리시브 라인이 버텨준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너무 잘 해줬다. 아웃사이드 히터 두 선수가 특히 잘해줬다. 덕분에 비예나도 부담을 덜 수 있는 경기였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후 감독은 최근 “황택의가 원하는 템포와 한성정, 황경민이 원하는 템포가 조금 다르다. 맞춰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황택의와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호흡은 완벽에 가까웠다. 후 감독은 이에 대해 “경기를 계속 치러가면서 세터와 공격수들은 계속해서 맞아가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수들의 컨디션도, 황택의의 토스도 좋아서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후 감독은 이날 맹활약을 펼친 한성정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 감독은 “한성정이 시즌 초중반에는 자신감이 좀 떨어져 있었다. 그렇다보니 제 경기력도 나오지 않았다. 힘들겠지만 연습량을 조금 늘렸는데, 오히려 그게 한성정의 자신감을 살려준 것 같다. 최근 경기들에서는 모든 부분에서 경기력이 향상됐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며 한성정을 치켜세웠다.

KB손해보험의 다음 경기는 9일 한국전력과의 홈경기다. 후 감독은 “최근 경기 양상을 보면 OK금융그룹이나 우리카드는 경기력이 좀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반면 우리 팀과 삼성화재, 한국전력은 치고 올라가고 있다. 충분히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한국전력전이 중요하다는 걸 선수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승점 3점을 얻는다면 봄배구 희망이 충분하다”며 다음 경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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