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설날에 장충체육관을 찾아준 홈 팬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사했다. 이번 시즌 OK금융그룹 상대 전승 행진도 이어갔다.
우리카드가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2(24-26, 25-22, 20-25, 25-21, 15-8)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와 나경복은 각각 23점, 22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김지한은 4세트 3연속 서브 득점으로 위기의 팀을 구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OK금융그룹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30점을 올리며 활약했고 박원빈과 진상헌도 9개의 블로킹을 합작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4세트 역전패의 후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5세트에 무너졌다.
1세트에만 블로킹 9개! 방패로 때리는 OK금융그룹
양 팀은 시작부터 블로킹 싸움을 벌였다. OK금융그룹이 박원빈의 2연속 블로킹으로 2-0을 만들자, 우리카드도 이상현과 송희채의 블로킹으로 5-4 역전을 만들며 받아쳤다. 이후에도 양 팀은 계속 블로킹을 주고받았다. 나경복의 퀵오픈은 곽명우가, 송명근의 오픈 공격은 김완종이 가로막았다.
치열하던 흐름에서 김완종의 서브가 빛났다. 12-11에서 차지환을 공략하는 목적타로 서브 득점을 올렸다. 석진욱 감독은 차지환을 빼고 박승수를 투입했지만, 김완종은 박승수의 리시브 역시 흔들며 나경복의 백어택 득점에 기여했다. 이 백어택은 나경복의 3000번째 득점이었다(역대 16호). 계속해서 끌려가던 OK금융그룹은 진상헌의 활약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진상헌은 아가메즈의 백어택과 나경복의 퀵오픈을 모두 가로막으며 18-18 동점을 이끌었다.
역전을 내줄 위기에 처한 우리카드에게 행운이 따랐다. 21-20에서 송명근의 퀵오픈을 나경복이 디그한 공이 OK금융그룹 코트 안쪽에 떨어졌다. 운까지 따라준 우리카드는 이상현의 속공으로 24-22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지만, 박승수와 레오에게 연속으로 실점하며 듀스를 허용했다. 기세가 오른 OK금융그룹은 박승수의 블로킹으로 역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진상헌이 아가메즈의 백어택을 가로막으며 1세트를 26-24로 따냈다. 블로킹으로 시작해 블로킹으로 끝난 OK금융그룹의 1세트였다.
옛 동료 송명근을 울린 송희채
우리카드는 1세트 역전패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2세트 초반에도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다. 송희채와 이상현이 연속 범실을 저지르며 2-5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1세트의 OK금융그룹이 그랬듯 우리카드도 블로킹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레오의 오픈 공격을 황승빈이 가로막으며 기세를 올렸다. 여기에 나경복의 퀵오픈까지 터지며 우리카드는 6-5 역전에 성공했다. 석진욱 감독은 레오를 빼고 차지환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차지환의 오픈 공격은 김완종의 블로킹에 막히며 우리카드가 8-6으로 초반 리드를 잡았다.
OK금융그룹은 아홉수에 걸린 듯 9-9에서 고비를 맞이했다. 레오가 포 히트 범실을 저지른 데 이어 이상현에게 백어택을 차단당하며 9-11로 뒤처졌고, 송명근이 송희채 한 명만을 앞에 두고 무리한 대각 공격을 시도하다가 공격 범실을 저지르기도 했다. 진상헌의 속공으로 간신히 아홉수를 벗어난 OK금융그룹이었지만, 여전히 경기력은 불안정했다. 송명근은 또 다시 공격 범실을 저질렀고 레오의 오픈 공격은 나경복의 블로킹에 걸렸다. 우리카드는 16-12로 앞서가며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세트 후반, OK금융그룹이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15-19에서 박승수의 영리한 공격과 레오의 과감한 백어택으로 17-19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그러나 18-20에서 송명근의 서브 범실이 뼈아팠다. 송명근은 18-21에서 백어택으로 만회를 노렸지만 송희채의 블로킹에 가로막혔다. 2세트에만 송희채가 송명근을 상대로 잡아낸 세 번째 블로킹이었다. OK금융그룹은 20-23에서 원 포인트 서버 전병선을 투입해 막판 대역전을 노렸다. 전병선은 기대에 부응했다. 연달아 좋은 서브를 구사하며 나경복의 공격 범실을 연달아 유도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아가메즈를 앞세워 동점은 허용하지 않은 채 24-22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마무리는 정성규의 몫이었다. 레오를 공략해 서브 득점을 만들며 2세트를 끝냈다.
흔들리는 황승빈과 아가메즈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채 시작된 3세트, 황승빈과 아가메즈의 백어택 호흡이 흔들리며 OK금융그룹이 기회를 맞이했다. 황승빈은 5-5에서 아가메즈에게 두 번의 백어택 토스를 올렸지만, 두 번 모두 아가메즈의 몸이 앞쪽으로 과하게 쏠렸다. 결국 아가메즈의 백어택은 모두 박원빈과 송명근의 블로킹에 가로막혔고, OK금융그룹은 7-5로 앞서갔다.
신영철 감독은 아가메즈를 빼고 김지한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김지한은 들어오자마자 맹활약을 펼쳤다. 과감한 백어택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송희채도 서브 득점과 결정적인 디그로 힘을 보탰다. 15-19까지 추격에 성공한 우리카드는 2세트를 끝냈던 정성규를 서버로 투입했지만 송명근이 오픈 공격으로 정성규의 서브를 단번에 끊었다. 이후 곧바로 레오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분위기는 OK금융그룹에게 다시 넘어갔다. 우리카드는 나경복의 서브 득점으로 마지막까지 추격을 시도했지만, OK금융그룹은 진상헌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3세트를 끝냈다. 점수는 25-20이었다.
김지한, 설날의 히어로
신 감독은 송희채와 김완종 대신 김지한과 박준혁을 4세트 선발로 기용하며 높이 강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우리카드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아가메즈의 백어택은 레오의 블로킹에 가로막혔고, 황승빈은 오버네트 범실까지 저지르며 급격히 흔들렸다. 반면 OK금융그룹은 박승수가 어려운 공을 재치 있게 처리한 데 이어 레오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8-3으로 여유롭게 앞서갔다.
경기가 안 풀리던 우리카드에 또 하나의 악재가 발생했다. 이상현이 블로킹 이후 착지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 듯 코트에 쓰러졌다. 신 감독은 이상현을 빼고 김완종을 투입했다. 위기에서 김지한이 팀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5-10에서 3연속 서브 득점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여기에 진상헌의 속공 범실까지 겹치며 우리카드는 단숨에 9-10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계속해서 OK금융그룹을 압박한 우리카드는 박준혁이 레오의 공격을 가로막으면서 마침내 12-12 동점을 만들었고, 곧이어 아가메즈의 오픈 공격으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16-15에서 찾아온 레오의 서브 차례도 아가메즈를 앞세워 한 번에 끊으며 또 한 번의 고비를 넘겼다. 이후 곧바로 찾아온 아가메즈의 서브 차례에 김지한의 블로킹과 아가메즈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우리카드는 19-15까지 앞서갔다. OK금융그룹은 진상헌의 속공과 김지한의 공격 범실로 18-20까지 추격했지만, 이후 나온 차지환과 박승수의 연속 서브 범실이 아쉬웠다. 20-22에서 석 감독은 전병선을 서버로 투입하며 마지막 기회를 노렸지만 아가메즈가 오픈 공격으로 전병선을 돌려세웠다. 이후 레오의 공격 범실로 우리카드의 세트 포인트가 만들어졌고, 아가메즈가 노련한 공격으로 5세트를 만들었다. 점수는 25-21이었다.
운명의 5세트, 우리카드가 먼저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지한의 블로킹과 박준혁의 서브 득점으로 4-1을 만들며 초반 기세를 올렸다. 우리카드는 4-2에서 맞이한 레오의 서브도 아가메즈의 오픈 공격으로 한 번에 끊었다. 아가메즈는 곧바로 재치 있는 페인트 득점까지 올리며 장충체육관을 뜨겁게 달궜다. 여기에 김지한의 다이렉트 득점과 아가메즈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우리카드는 8-2까지 앞서갔다.
아가메즈의 서브는 도무지 끝날 줄을 몰랐다. 또 다시 송명근의 리시브를 흔들며 김지한의 다이렉트 득점이 나왔고, 서브 득점도 또 다시 터졌다. 아가메즈의 서브는 6번째가 돼서야 서브 범실로 끝났다. 점수는 10-3까지 벌어졌다. 흥이 오른 김지한도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우리카드는 12-3으로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OK금융그룹은 진상헌의 블로킹으로 뒤늦게 반격을 시도했지만 이미 점수 차가 너무 벌어진 뒤였다. 전병선의 서브 범실과 함께 경기가 끝났다. 15-8, 우리카드가 승점 2점을 챙겼다.
사진_장충/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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