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긍정적인 부분이 부정적인 부분보다 많았다는 점에 특히 주목했다.
대한항공이 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1(25-20, 25-18, 23-25, 25-18)로 제압했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는 경기 최다인 24점을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4세트의 3연속 서브 득점이 백미였다. 여기에 미들블로커 듀오 김규민과 조재영이 21점을 합작하며 힘을 보탰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의 일전을 앞두고 쾌조의 흐름을 이어갔다.
승리를 거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적인 서브가 잘 통하기도 했고, 아니기도 했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부정적인 부분보다 많았던 것 같다. 늘 말하는 내용이지만, 남은 경기들을 모두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하자고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이야기했고, 선수들도 그렇게 경기를 치렀다. 다들 잘 해줬다”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날 원 포인트 서버로 코트를 밟은 이수황은 8개의 서브를 구사하며 연속 서브라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수황에 대해 “이수황은 최근에 우리 팀에게 좋은 무기가 되어 주고 있었고, 이번 경기에서도 분위기를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이번 경기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며 이수황을 칭찬했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분위기를 바꿔야 할 때마다 적극적인 선수 교체를 감행한 반면, 틸리카이넨 감독은 3세트를 내줄 때도, 4세트 초중반에 역전을 허용할 때도 큰 변화 없이 선발 선수들을 믿었다. 이에 대해 틸리카이넨 감독은 “모든 지도자들은 다 경기를 이기려고 하고, 그러기 위해 각자의 생각을 실행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권 감독과 내가 생각이 달랐을 뿐이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날 한국전력의 가장 큰 패인은 공격력의 부재였다. 공격 득점에서 32-52로 대한항공에 크게 밀렸다. 권 감독은 “리시브가 안 되면서 높은 공격이 강제됐고, 디그와 반격을 많이 허용하게 됐다. 반면 우리의 서브 공략은 좀 밋밋했다. 거기서 차이가 벌어졌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1세트 도중 코트를 빠져나간 신영석에 대해서는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다. 경기 전에도 투입 여부를 계속 고민하고 있었고, 본인이 뛰겠다고 해서 투입은 했는데 결국 내 욕심이었던 것 같다. 1세트 도중 넘어진 상황 때문에 바꾼 거라기보다는 전체적인 몸놀림이 아쉬워서 바꿨다”고 상태와 교체 이유를 밝혔다.
이날 권 감독은 평소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3세트부터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선 박철우를 포함해 이태호와 강우석까지 코트에 나섰다. 권 감독은 “박찬웅과 조근호의 움직임도 둔해보여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박철우를 투입했다. 블로킹 리딩이나 속공 모두 나쁘지 않았다. 이태호, 강우석도 기죽지 않고 잘 해줬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연습을 꾸준히 해온 선수들이다”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국전력의 다음 경기는 순위 경쟁팀인 우리카드와의 맞대결이다. 권 감독은 “중요한 경기긴 하지만, 진다고 해서 탈락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번 경기를 이겼다면 부담을 더 덜고 나설 수 있었다. 신경이 좀 쓰이는 경기가 됐다”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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