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가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을 가진다. 5판 3선승제로 이뤄지는 챔프전을 거쳐 이번 시즌 최강자로 올라설 팀은 누가될까.
흥국생명은 정규리그를 1위로 마무리하면서 곧바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시즌 중반까지 2위 자리를 지키다가 후반에 뒷심을 발휘해 현대건설을 막판 뒤집기로 자리를 바꿨다. 2018-2019시즌 이후 일궈낸 여섯 번째 정규리그 1위다.
한편 정규리그 3위로 마친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전적 2승으로 김천에서 인천행 하이패스를 끊었다. 도로공사 역시 2018-2019시즌 이후 오랜만에 챔프전 무대에 올랐다.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는 2018-2019시즌 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고, 흥국생명이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 한국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 15세트라는 강행군을 거친 이후 챔프전에 올랐다.
흥국생명은 4년 전 영광을, 한국도로공사는 4년 전 설욕을 되갚고자 한다. 코로나19로 조기 중단된 2021-2022시즌과 2019-2020시즌을 제외한 여자부 챔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할 확률은 16번 중 9번으로, 56.2%의 확률을 지니고 있다.
흥국생명 - 세계적인 명장의 지휘, 김연경-옐레나의 화력을 기대해야 한다
흥국생명은 한국도로공사가 플레이오프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휴식 기간을 가졌다. 체력적으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를 치른다. 더불어 이번 시즌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크게 앞서고 있다. 다만 유일하게 패한 6라운드가 현재 최고의 라인업인 만큼 상대 전적에서 앞선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이 팀의 강점은 누가 뭐라 해도 ‘배구 여제’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이번 정규리그에서 득점 5위, 공격 1위, 리시브 8위 등 대부분에서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 6위로 마무리한 흥국생명이 단숨에 1위로 올라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기에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오른쪽 날개에서 화력을 더해준다. 알고도 못 막는 흥국생명의 쌍포 조합이다. 더불어 뒤에선 베테랑 김해란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이번 시즌 수비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흥국생명 코트 뒤를 지켜줬다.
여기에 시즌 도중 트레이드가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흥국생명은 2023-2024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GS칼텍스에게 이원정을 받았다. 시즌 내내 아쉬움으로 작용했던 세터 한자리에 안정감이 생겼다. 시즌 후반에는 아쉽게 부상으론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휴식을 오래 취한 만큼 챔프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화룡점정은 세계적인 명장인 마르첼로 아본단자가 지휘봉을 잡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본단자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 보여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아본단자 감독도 시즌 중반인 만큼 자신의 배구 스타일을 많이 주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기대될 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도로공사 -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내친김에 우승까지!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번 시즌 한국도로공사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보란 듯이 예상을 뒤엎고 챔프전까지 진출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 때 박정아를 아포짓,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아웃사이드 히터에 자리한 채 경기에 나섰고 효과를 봤다. 두 번의 경기에서 박정아와 캣벨이 두 자릿수 득점을 챙기며 활로를 뚫어줬고 여기에 중앙에선 배유나의 활약이 돋보였다.
삼각편대의 화력과 함께 한국도로공사에도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베테랑 임명옥이 있었다. 2차전에는 리시브 효율 58.44%, 디그 성공률 90.63%를 기록하며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김종민 감독의, 한국도로공사의 키플레이어 이윤정이 ‘미친 선수’로 활약했다. 정규리그 내내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걱정을 삼았지만,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1차전 승리 이후 김종민 감독은 “확실하게 말씀은 못 드리겠다. 그래도 첫 플레이오프 치곤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건넸다. 뒤이어 2차전 승리 이후엔 “처음 봄배구에 나선 선수치고 굉장히 잘했다. 간 큰 것 같다(웃음). 상대와의 수 싸움에서 본인이 풀어나가는 요령을 더 기른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종민 감독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즐기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한 바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_더스파이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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