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의 부재에도 값진 승리를 만든 선수들에게 김재헌 수석코치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김완종의 활약이 절대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우리카드가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2(22-25, 26-24, 25-22, 22-25, 21-19)로 꺾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신영철 감독과 이상현, 한태준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자리를 비웠지만, 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와 나경복이 각각 25점, 23점을 올리며 날아올랐다. 이상현을 대신해 경기에 나선 김완종도 13점을 올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대한항공은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44점을 터뜨리며 개인 통산 최고 득점 경기를 펼쳤지만 최후의 집중력 싸움에서 밀리며 패했다.
극적인 승리를 일군 김재헌 코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김 코치는 “연패를 끊어서 기분이 좋다. 리그 1위를 상대로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표정에서부터 보였다. 정말 고맙다”며 경기 소감을 먼저 전했다.
이날 김 코치는 신 감독 없이 혼자서 경기를 이끌어야 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베테랑 신 감독의 빈자리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김 코치는 “경기 중 감독님이 필요했던 순간이 많았다. 감독님이라면 이 순간에 어떤 판단을 하셨을까 궁금한 순간이 많았다. 다행히 감독님과 훈련 과정에서 5세트까지 가는 과정을 연습한 적이 있어서, 경기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됐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김재헌 코치가 신 감독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듯이, 이상현의 빈자리에 선발로 출전한 김완종도 맹활약을 펼치며 공백을 메웠다. 김 코치는 “원래 자신만의 강점이 분명한 선수다. 높이는 조금 떨어지지만 서브, 2단 연결, 속공에서는 장점이 확실하다. 자신의 역할을 상당히 잘 해줬다”며 김완종의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한편 아쉽게 승점 1점 획득에 그친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카드의 승리를 축하한다. 상대가 우리보다 조금 더 잘했다. 배구는 공 하나 때문에 승패가 결정되는 스포츠다. 이번 경기도 그런 경기였다”며 승자 우리카드에게 축하를 건넸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부분 역시 많은 경기였다. 특히 이준과 정한용은 2-8까지 뒤졌던 4세트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마무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틸리카이넨 감독 역시 “4세트에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바꾸고 세트 승리까지 일궈낸 것은 긍정적이었다”고 두 선수를 칭찬했다.
이어서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준과 정한용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수행할 수 있는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들이기도 하고, 좋은 기본기를 가졌다”며 이준과 정한용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44점으로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활약에도 틸리카이넨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링컨은 정말 잘했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계치까지 자신의 능력을 끌어냈다”고 링컨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경기의 결과는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에 전혀 상관이 없다. 다음 경기는 다음 경기일 뿐이다. 그것만 생각한다”는 짧은 각오와 함께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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