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돌파할 수 있을 거다.”
봄 배구를 향한 혼전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3위 자리를 놓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은 12일 우리카드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24-26, 21-25, 25-21, 25-22, 15-8)로 리버스스윕 승을 챙기며 소중한 승점 2점을 가져왔다.
이제 이들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승점 41점으로 같지만, 우리카드는 14승, 한국전력은 13승으로 우리카드가 3위 자리를 유지한다. 승점 한 점이 정말 귀중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 한국전력은 값진 승점 2점을 따냈다.
리버스스윕이 가능했던 이유를 신영석이 직접 밝혔다. 그는 “전 경기 패배해서 분위기가 좀 다운됐다. 1, 2세트를 지고 나서 3세트 때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장이 코트에 없으니까 내가 끌고 가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거기서 정신을 차렸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에게도 실망했다. 이렇게 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먼저 뛰면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며 승리할 수 있던 계기를 전했다.
치열한 봄 배구 싸움에 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신영석은 “한국전력으로 이적할 때부터 봄 배구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당시 승점 1점이 부족해서 못 올라간 게 생생하다. 이런 아픔을 알기에 승점 1점이 너무 소중하다. 아직 8경기가 남았다.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의 한국전력을 보면 9연패를 했던 팀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만큼 최근 기세가 매섭다.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
신영석은 “너무 답답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무서웠다. 지는 게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 9연패는 처음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다. 나마저 놓아버리면 10연패가 아니라 20연패까지도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당시의 악몽을 떠올렸다.
비 온 뒤 맑아지는 것처럼 한국전력도 위기를 이겨냈다. 그는 “어느 순간, 어떤 계기인지는 모르겠는데 연패를 끊었다. 그때 당시도 우리카드와의 5세트 극적인 승리였다. 이 승리가 연승에 대한 발판이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나도 모르겠다. 연패 기간에도 준비를 잘했는데 안 됐다. 다들 힘들었을 거다. 이 위기를 이겨냈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돌파할 수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캐피탈에 있을 때는 항상 우승권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많이 배운다.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잘 되는 팀은 뭘 해도 잘 된다. 많이 부족하지만, 한국전력으로 이적하면서 철우 형이랑 중심을 잘 잡아 버터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수줍게 말했다.
혼전의 남자부. 당사자는 어떨까. “잠도 잘 못 잔다. 보는 사람은 재밌겠지만, 나는 피가 마른다. 1, 2점으로 갈린다. 배구 흥행으로써는 재밌게 흘러간다. 여자배구도 마찬가지다. 현재 누가 우승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 흥행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부분을 찾았다.
이어 “현재는 남자배구가 여자배구에 밀리지만, 더 성장한다면 같이 시너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자배구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한 후 “여자배구는 올림픽을 나갔다. 난 못 나갔는데…”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신영석은 이날 블로킹 6개를 추가하며 블로킹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에 대해 “사실 지금은 기록을 생각할 여력이 없다. 블로킹 하나를 잡더라도 그 하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은 어떻게든 팀에 공헌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힘줘 말했다.
아직 봄 배구가 확정되지 않았다. 남은 경기 어떻게 뒤바뀔지 모른다. 그렇기에 더 단단하게 준비해야 한다. 베테랑이 봤을 때 팀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어디일까.
그는 “수치적으로 얘기하면 우리 팀이 리시브 최하위다. 강서브에서 연속 범실을 하고, 세트에 어려움을 가진다. 팀마다 강 서버들이 있다. 다음 경기인 OK금융그룹과 붙으면 레오, 송명근과 같이 강서버들의 차례 때 한 번에 끊어야 한다. 사이드 아웃을 잘 돌린다면 서브, 블로킹, 공격적인 면에서 밀리지 않을 거다. 강서브에서 대비를 해야 한다”며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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