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클럽 배구 활성화와 동시에 배구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지난 29일부터 9월 3일까지 홍천에서는 2023 홍천 전국유소년클럽배구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올해는 총 95개 팀이 참가했다. 역대 최다 규모다. 중학교 남자부와 여자부 각 18개 팀, 초등학교 중학년 남녀 혼성으로 구성된 23개 팀이 출격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남자부, 여자부도 각 18개 팀이 출전했다.
지난 30일 중학교 남자부, 여자부에서는 각각 공주 경천중, 순천 페퍼저축은행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천안 현대캐피탈과 부산 현대캐피탈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1일에 열린 초등학교 중학년 결승전에서는 대구 수성초가 서울 이츠발리를 2-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일에는 초등학교 고학년 팀들의 각축이 펼쳐졌다.
이 대회에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유소년 배구교실 운영팀 뿐만 아니라 프로배구팀에서 운영하는 클럽팀, 경기 PVC와 이츠발리, 순창군 유소년배구단 등 외부 클럽팀도 출격했다. KOVO 운영팀이 아닌 학교팀도 나왔다.
코트 위에 오른 초등학교 고학년 선수들은 진심으로 배구를 즐겼다. 수비 하나에 몸을 날리기도 했고, 경기에 패했을 때는 아쉬움의 눈물도 쏟아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본 상대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음 대회에서 또 보자”는 인사와 함께 승자와 패자는 함께 코트를 떠났다. 득점 세리머니에도 진심이었다.
광주 송정초의 주장 박아현은 “TV에서 프로배구 선수들이 배구하는 모습이 멋있어서 배구를 시작하게 됐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기도 했다. 합기도, 태권도는 했는데 단체 종목은 처음이다”면서 “대회가 재밌다. 상대팀과의 경기도 재밌고, 다른 팀 친구들과 친해지는 기회도 있는 것 같다”며 차분하게 말했다.
이어 “배구를 하면 체력도 좋아지지고 건강해지는 것 같다. 키도 잘 큰다. 예전에는 1년 평균 8cm 컸는데 최근에는 10cm 가량 크고 있다”면서 “난 이소영 선수를 좋아한다. 키가 크지 않지만 자신만의 장점으로 플레이를 하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한다”며 프로배구 정관장 소속의 이소영을 언급했다.
끝으로 “배구선수가 될 수만 있다면 할 생각도 있다. 부모님이 허락해주신다면 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광주 송정초의 정희정 코치도 활짝 웃었다. 실업팀 선수까지 뛰었던 정 코치는 결혼과 출산 이후 다시 배구공을 잡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도 설렜다. 이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정 코치도 선수들의 성장에 보람을 느낀다.
정 코치는 “KOVO 유소년 배구교실로 학교 체육 시간에 수업을 하고, 방과 후에는 클럽팀 수업이 있다. 최근 광주에는 페퍼저축은행팀이 창단되면서 배구 인기가 많다”며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엘리트 팀들도 있다. 그 팀으로부터 연락을 받기도 한다”고 밝혔다.
KOVO의 운영팀에서도 매해 평균적으로 25명 이상 엘리트 선수로 배출하고 있다. 이날 홍천종합체육관에서 만난 의정부 KB손해보험 김보호 감독도 “올해만 4명의 선수가 엘리트 팀으로 가게 됐다”고 했다. 재미를 위해 배구를 하는 학생들이 클럽팀에 지원한다. 김 감독도 고민은 있다. 그는 “물론 배구에 대한 흥미를 느끼는 것이 첫 번째이지만, 놀이나 게임이 아닌 기본기 훈련 등도 어느 정도 가르치려고 하는데 그 균형을 잡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아이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KB손해보험 유소년 클럽팀은 자연스럽게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 팬이 되고 있다. KB손해보험이 패할 때도 함께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이다. KB손해보험 유소년 클럽팀의 김련우도 “KB손해보험 응원도 자주 간다”면서 “김연경 선수와 같은 배구선수가 되고 싶다”며 힘줘 말했다.
한국 프로배구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제도 도입과 동시에 유소년 배구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구 저변 확대 및 미래 배구 자원 육성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_KOVO, 홍천/이보미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