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인 것 같은데요? 지켜볼게요” 모마와 유서연의 ‘유쾌한 의심’

장충/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2-06 07: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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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엔 뻥(?)인 것 같아요.” “모마랑 같은 생각입니다. 지켜볼게요.”


모마와 유서연은 차상현 감독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오랜만의 승리와 함께 올라와 있는 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유쾌한 의심’이었다.

중위권 순위 경쟁이 한창인 여자부, GS칼텍스는 중요한 시기에 3연패에 빠져 있었다. 4라운드에 페퍼저축은행에게 시즌 2승을 헌납한 뒤 좀처럼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가 먼저 승점 40점 고지를 밟으며 치고 나가는 상황,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했다.

차상현 감독과 GS칼텍스 선수들의 간절함은 마침내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13, 25-22, 25-16)으로 꺾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모마 레티치아 바소코(등록명 모마)는 경기 최다인 23점을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유서연은 10점으로 뒤를 받쳤고, 리시브 효율 66.67%를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모마는 GS칼텍스가 4라운드에 페퍼저축은행에 패했을 때 코트에 없었다. 그 전 경기였던 20일 현대건설전에서 무릎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 “무릎은 괜찮아졌다”고 밝힌 모마는 “4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에 함께 하지 못해서 속상했고 미안했다. 다행히 부상 부위를 잘 관리해서 복귀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잘 관리하겠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한편 유서연은 이날 안혜진으로부터 연속으로 토스를 받는 경우가 잦았다. 유서연의 공격이 유효 블로킹에 걸리거나 디그되도 안혜진은 계속해서 유서연을 믿고 공을 올렸다. 유서연은 “(안)혜진이가 나한테 빠르게 토스를 주려고 노력은 하지만 상대가 그걸 읽고 투 블록이 따라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그냥 계속 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혜진이는 또 나를 믿고 계속 줬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며 안혜진과의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차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어지럼증을 호소한 바 있다. 모마와 유서연도 차 감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있었다. 모마는 “감독님의 눈만 봐도 알 수 있다. 눈이 충혈돼 있다. 감독님이 스트레스를 최대한 숨기려고 하시지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 감정들이 전염되기도 한다”고 말했고, 유서연 역시 “한 팀을 이끌어야 하는 감독이라는 자리가 많이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힘든 것처럼 감독님도 힘드실 거다”라며 차 감독의 어려움을 이해했다.

차 감독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니 최근에 경기력 관련해서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를 좀 많이 했던 것 같다.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고, 미안한 마음도 표현했다. 앞으로는 되도록 다독이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모마와 유서연은 차 감독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마는 차 감독이 태도의 변화를 약속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듣자마자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내 생각엔 뻥(?)인 것 같다(웃음). 잘못하면 분명 또 뭐라고 하실 것”이라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유서연 역시 “그런 선언하신지 얼마 안 됐다. 나도 모마랑 같은 생각이다. 한 번 지켜보겠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인터뷰를 마치며 모마와 유서연은 입을 모아 남은 경기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마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다. 더 열심히 하면 충분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유서연 역시 “지금의 치열한 중위권 경쟁이 여자배구 흥행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더 따라붙으면 더 재밌어질 것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과연 차 감독은 선수들을 되도록 다독이겠다는 다짐을 지킬 수 있을까. 또 GS칼텍스는 남은 시즌을 잘 치러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까. GS칼텍스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해졌다.

사진_장충/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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