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5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홈경기에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0(25-17 25-17 26-24)으로 완파했다. 빅토리아(15점)~최정민(10점)~이소영(9점) 삼각편대가 함께 날아오른 덕분이었다.
5위 IBK기업은행(14승20패·승점 43)과 2위 정관장(22승11패·60)의 맞대결. 하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 전력투구를 한 IBK기업은행과 달리 정관장은 백업 자원을 대거 기용했다. 정관장의 주전 선수 가운데 누구도 이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말 그대로 차포를 떼고 나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관장의 시선은 지금 정규리그가 아닌 플레이오프(PO)에 가 있다. 이미 PO 진출을 확정한 만큼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더욱이 정관장은 현재 외국인 공격수 반야 부키리치와 주전 미들 블로커 박은진이 나란히 왼쪽 발목 부상으로 전력 이탈해 있어 비상이 걸린 상태다. PO까지 더 이상 부상자가 없어야 한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오늘(5일)도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계획"이라며 부상 선수가 여기서 더 나오면 안 된다. 백업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주전 선수들은 체력 운동과 감각 유지를 같이 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대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정신 무장이 단단했다. 직전 페퍼저축은행전에서 6연패를 끊은 뒤 달콤한 '투박'까지 다녀와 사기가 한껏 오른 상황이었다. 그러면서도 느슨한 구석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최선을 다하는 게 선수의 본분이다. 시킨다고 하고 안 시킨다고 안 하는 건 프로 선수가 아니"라고 긴장의 고삐를 당긴 덕분이었다.
1세트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 7-4로 앞선 때 김희진~이소영의 잇따른 이동 공격과 서브 에이스에 정관장 이선우의 후위 공격 범실을 더해 확실한 우위를 점한 뒤 16-10에선 빅토리아가 후위 공격과 서브로 연속 득점을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20-17부터는 황민경~이소영~최정민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연속 5득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2세트도 거칠 것 없었다. IBK기업은행은 이소영이 4-2에서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린 것을 발판 삼아 초반 주도권을 쥐는 데 성공했다. 이어 빅토리아가 11-9에서 한 번 더 잇따른 퀵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만들었고, 16-13부터는 김희진과 육서영이 IBK기업은행의 연속 4득점에 힘을 보태며 승기를 잡았다.
IBK기업은행은 3세트 중반 닥친 고비마저 이겨 내며 마침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3세트 한때 12-17까지 끌려갔지만 14-19에서 김채연의 속공과 김하경의 블로킹을 묶어 3연속 득점을 올린 데 이어 세트 후반 황민경이 날아오르면서 기어이 24-24 동률을 이뤘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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