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빛나는 선수 아냐"... 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 만든 황경민의 묵묵한 헌신

의정부/김예진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2 20: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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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민은 코트 위에서 언제나 묵묵히 빛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12일 오후 경민대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결과는 풀세트 접전 끝에 아슬아슬했던 KB손해보험의 승리. 이를 통해 KB손해보험은 6연승을 달성하며 구단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수립했다.

KB손해보험의 든든한 살림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황경민에게도 오랜만에 맛본 즐거운 연승이었다. 경기 후 만난 황경민은 “개인적으로도 이렇게 6연승까지 거둔 것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아마 우리카드에서 뛰던 시절이 마지막이었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이어 황경민은 “6연승을 거두며 동기부여도 많이 됐고 팀 전체적으로도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며 이날의 경기를 돌아봤다.

 

 

황경민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경기에서는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에게 숨은 MVP로 선정될 정도였다. 이날 KB손해보험이 거둔 승리 역시 황경민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황경민은 팀 내에서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 다음으로 가장 많은 득점인 19득점을 올렸다. 이 중에는 4개의 블로킹 역시 포함돼 있다. 공격 성공률 역시 48.39%로 준수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황경민이 생각하는 자신의 역할은 MVP와는 거리가 멀다. 황경민은 “내가 생각하기에 팀 내에서 내 역할은 빛나는 역할보다는 돕는 역할이다. 공을 많이 받아주고 작은 플레이들을 잘 해주는 등을 해야 한다. 옆에 (나)경복이 형이나 비예나가 있으니 공격에 대한 부담을 가지기보다는 수비와 연결에 집중하려 한다”며 “부담이 없으니 오히려 공격이 잘 되는 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날 경기 중 4개의 블로킹을 잡을 수 있던 비결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황경민은 “우선 몸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잘 잡았다기보다는 블로킹을 뜰 때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막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많이 잡혔던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번 시즌 KB손해보험은 여러 사령탑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황경민을 신뢰한다는 점이다. 전반기 KB손해보험의 감독대행을 맡았던 마틴 블랑코 수석코치는 물론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아폰소 감독도 마찬가지다. 황경민은 세 명의 감독을 만나야 했던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처음 감독님이 떠나실 때에는 선수들도 많이 힘들어했다. 선수들과 감독님의 사이가 너무 좋았는데 팀을 떠나게 되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전한 황경민은 이어 “그래도 시즌은 시작해야 하고 경기는 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경기와 훈련에 더 집중하고 함께 뭉쳐서 하면 잘 이겨낼 수 있겠다고 얘기했다”고 혼란스러웠던 시간을 이겨낼 수 있던 이유를 들려줬다.

마침내 감독대행 체제가 끝나고 새로운 감독을 맞이하게 된 KB손해보험이다. 황경민은 아폰소 감독의 합류를 두고 “감독님이 오면서 조금 더 팀이 안정을 찾아갔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황경민에게 아폰소 감독의 배구에 대해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황경민은 “감독님이 일본에서 오래 계셨다고 들었다. 실제로 경기 전에 하시는 말씀이나 지시하는 작전을 보면 세밀한 배구를 추구하시는 것 같다. 선수 입장에서는 작전도 많고 기억해야 할 것도 많긴 하지만 한국 배구와 잘 맞는 감독님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어느덧 경민대체육관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에도 익숙해지고 있다. 황경민은 “경민대학교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좋은 기운을 주는지에 대한 질문을 거의 항상 받고 있는데 늘 어느 정도는 그런 것 같다고 답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황경민은 “우리 팀은 다른 팀에 비해 원정보다 홈에서 더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팬분들이 많이 찾아와서 응원주시고 힘을 주시기 때문에 더 잘하게 되는 것”이라며 팬들을 향해 공을 돌렸다.

실제로 황경민은 이날 역시 경기 중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황경민은 이를 두고도 “의식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팬분들이 열정적으로 응원을 해주시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흥이 나서 그런 동작이 나온다”며 웃음을 지었다.

 

 

KB손해보험이 빛나기 위해서는 황경민이 보여주는 묵묵한 활약이 필수적이다. 항상 자신은 빛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황경민이다. 하지만 황경민의 모든 노력은 언제 어디서나 황경민 자신과 KB손해보험을 든든히 비추고 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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