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는 레오·허수봉…피 튀긴 챔프 1차전, 현대캐피탈이 먼저 웃었다 [CH1]

천안/송현일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1 21: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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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접전. 먼저 웃는 쪽은 결국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인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3선승제) 1차전 안방 경기에서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25점)와 허수봉(17점)의 쌍포를 앞세워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25-20 24-26 25-22 25-23 )로 꺾었다. 특히 필립 블랑 감독이 전광인(5점)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기용해 레오와 허수봉의 리시브 부담을 덜어 준 것이 잘 통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챔프전 시리즈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아울러 73.7%의 우승 확률도 손에 넣었다. V리그 남자부 챔프전 1차전 승리 팀의 역대 우승 확률은 73.7%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지난 시즌까지 남자부 챔프전은 모두 19번 열렸다. 이 가운데 14번이 1차전 승리 팀의 우승으로 막 내렸다.

블랑 감독은 경기 전 "챔프전까지 기다리기 힘들었다. 빨리 경기를 하고 싶었다. 10일 동안 경기 없이 지내느라 힘들었다"고 했다. 기다린 이유가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흠 잡을 데 없는 경기력으로 대한항공을 격파했다.

이에 맞선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도 "마지막 시리즈다. 물러설 곳이 없다.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 들어가든 코트 안에서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필승을 외쳤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대한항공은 이날 웃지 못했다. 외국인 주포 카일 러셀(27점)과 토종 에이스 정지석(16점)이 함께 날아 올랐으나 상대보다 9개 많은 33개의 범실을 기록한 것이 아쉬웠다.

1세트 6-8에서 현대캐피탈은 레오와 허수봉의 잇따른 퀵오픈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며 서서히 시동을 걸었다. 이후 펼쳐진 접전에서 현대캐피탈은 레오를 앞세워 18-15로 달아났고, 21-17에선 전광인의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까지 나오며 승기를 잡았다. 대한항공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러셀의 블로킹~후위 공격 연속 득점으로 20-24를 만들었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가 컸다. 마지막 순간 허수봉의 서브 에이스가 폭발하면서 그대로 1세트가 종료됐다.

2세트 대한항공이 반격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초반부터 정지석의 퀵오픈 공격과 김민재의 블로킹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흐름을 주도했다. 정지석은 특히 11-8에서 2연속 서브 에이스까지 꽂아 넣었다. 곧이어 러셀의 퀵오픈 공격까지 따라오며 대한항공에 일찍이 승리의 기운이 드리웠다. 하지만 현대캐피탈도 포기하지 않았다. 허수봉과 레오가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승부를 듀스 상황까지 끌고갔다. 다 잡은 세트를 내줄 뻔한 대한항공이 러셀의 막바지 맹활약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양 팀이 첫 두 세트를 나눠 가지면서 3세트가 승리의 분수령이 됐다. 승부처답게 두 팀 모두 조금도 물러나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김규민의 속공으로 한때 15-12까지 도망갔지만 현대캐피탈의 추격도 빨랐다. 14-18로 멀어진 점수 차를 현대캐피탈이 레오의 퀵오픈 공격과 블로킹, 대한항공의 거듭된 범실과 정태준의 속공 등으로 결국 따라붙었다. 이 가운데 다급해진 대한항공은 또다시 범실을 남발하며 자멸하기 시작했다.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는 현대캐피탈이 허수봉과 정태준의 연속된 블로킹 득점으로 3세트를 매조졌다.

현대캐피탈은 4세트에서 마침내 승부를 끝냈다. 9-10에서 서브 에이스를 기록한 레오가 투지를 끌어올렸다. 레오는 팀이 15-16으로 밀리던 때 황승빈의 토스를 건네받아 또 한 번 퀵오픈 공격 동점포를 쏘며 팀 사기를 높였다. 레오의 이 같은 분전에 허수봉이 후위 공격 득점으로 응답했고, 신펑의 끝내기 블로킹까지 작렬하며 현대캐피탈 팬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천안/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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