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걸린 최종전의 승자는 현대캐피탈이었다. 결국 돌고 돌아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가장 높은 곳에서 맞닥뜨리게 됐다.
현대캐피탈이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1(25-19, 25-19, 23-25, 25-21)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높이의 힘이 대단했다. 블로킹에서 12-4로 한국전력을 압도했다. 오레올 카메호(등록명 오레올)는 이번 시리즈 중 가장 좋은 경기력을 펼치며 26점을 터뜨렸고, 허수봉도 15점을 보탰다. 반면 한국전력은 중앙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팀의 기둥인 신영석과 2차전의 히어로 조근호가 경기 초중반 빈공에 시달렸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와 서재덕이 34점을 합작하며 분전했지만 승리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주요 기록]
현대캐피탈 김명관: 13-11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4연속 서브
현대캐피탈 오레올: 8점, 공격 성공률 80%
플레이오프 내내 명승부를 펼친 두 팀의 1세트답게 초반부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이 허수봉의 서브 득점과 오레올의 백어택으로 먼저 앞서나갔지만, 한국전력도 현대캐피탈이 연속 범실로 흔들리는 사이 타이스의 재치 있는 쳐내기 득점으로 곧바로 따라 붙었다. 이후 양 팀은 잦은 서브 범실과 끈질긴 수비를 주고받으며 시소게임을 벌였다.
팽팽하던 흐름에서 김명관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날카로운 서브로 한국전력의 리시브를 연달아 흔들더니 급기야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팀에 16-11 리드를 안겼다. 한국전력도 서재덕과 타이스를 앞세워 계속 추격했지만, 오레올의 공격이 매서웠다. 날카로운 직선 공략으로 한국전력의 블로킹을 무력화시켰다. 여기에 21-18에서 최민호의 블로킹 득점까지 터지며 승기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구교혁의 서브 범실과 함께 25-19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경기 결과 – 현대캐피탈 25 : 19 한국전력 – 중앙에서 압도하는 현대캐피탈
[주요 기록]
블로킹: 현대캐피탈 6개 – 한국전력 0개
한국전력 신영석-조근호: 도합 2점
1세트에 맹활약을 펼친 김명관과 오레올은 2세트에도 쉬지 않고 기세를 올렸다. 오레올은 타이스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은 데 이어 서브 득점과 재치 있는 쳐내기까지 선보이며 세트 초반을 지배했다. 김명관은 14-13에서 신영석과의 1대1 승부에서 완승을 거두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이후 현대캐피탈이 오레올과 최민호의 연속 블로킹으로 17-13까지 앞서자, 권영민 감독은 하승우를 빼고 김광국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김광국은 투입 후 코트에 빠르게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서재덕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흔들리던 한국전력을 지탱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역전을 위해 필요한 연속 득점을 올리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캐피탈이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빠르게 한국전력의 흐름을 끊은 반면 한국전력은 중앙에서 득점이 터지지 않으며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이 주도권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며 25-19로 2세트 역시 따냈다.
[주요 기록]
한국전력 박철우: MB로 선발 출전, 2점, 공격 성공률 100%
한국전력 타이스: 18-18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5연속 서브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권 감독은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철우를 선발 미들블로커로 기용하며 중앙에서의 활로 찾기에 나섰다. 박철우는 준수한 리딩과 속공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앞선 두 세트도 그랬듯 두 팀은 세트 중반까지 계속해서 1점 차 접전을 벌였다. 이번에도 어떤 팀이 먼저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균형을 무너뜨리느냐의 싸움이었다. 그 주인공은 이번에도 현대캐피탈이었다. 15-15에서 최민호의 속공과 이시우의 서브 득점으로 기세를 올린 현대캐피탈은 17-16에서 하승우의 서브 범실 이후 이준협이 날카로운 서브로 문성민의 다이렉트 득점에 기여하며 한국전력을 조금씩 따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전 세트들과는 달리 한국전력이 후반에도 힘을 냈다. 오레올의 범실이 나온 뒤 박철우가 날카로운 백A 속공으로 19-19 동점을 만들었고, 타이스의 서브 득점까지 폭발하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후 수비가 흔들린 상황에서 서재덕이 엄청난 결정력을 발휘하며 득점을 올리자 원정 팬들의 환호성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 커졌다. 이후 현대캐피탈이 다시 무섭게 한국전력을 추격하며 3세트는 이번 경기 최고의 혈전으로 이어졌고, 결국 24-23에서 타이스가 파이프를 성공시키며 한국전력의 25-23 승리로 끝났다.
4세트 경기 결과 – 현대캐피탈 25 : 21 한국전력 – 인천으로 향하는 스카이워커스!
[주요 기록]
한국전력 신영석: 5점, 공격 성공률 100%
현대캐피탈 홍동선: 3점, 공격 성공률 100%
4세트 시작과 동시에 이날 다소 잠잠하던 신영석이 깨어났다. 2연속 속공 득점에 이어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여기에 타이스까지 투지를 불태우며 한국전력은 5-2로 기분 좋게 4세트를 출발했다. 현대캐피탈은 점수 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추격에 나섰다. 오레올의 연속 서브로 7-7 동점을 만들며 빠르게 분위기를 다잡았다. 4세트도 여전히 양 팀의 중반 줄다리기는 팽팽했다. 점수 차가 좀처럼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중반 이후 양 팀의 슈퍼 플레이가 쏟아졌다. 임성진은 날카로운 서브로 득점을 터뜨렸고, 신영석은 호쾌한 속공을 선보였다. 질세라 현대캐피탈도 홍동선의 자유자재로 코스를 조절하는 공격으로 반격했다. 후반부 흐름을 지배한 것은 홍동선의 서브였다. 연달아 강서브를 터뜨리며 한국전력의 리시버들을 괴롭혔고, 급기야 서브 득점까지 기록하며 4세트 후반을 지배했다. 22-19에서 타이스의 서브가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으로 판독되며 승기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서재덕의 서브 범실로 25-21 승리를 따내며 인천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진_천안/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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