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현 감독의 ‘4R 반등론’은 틀리지 않았다 [스파이크노트]

장충/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1-20 21: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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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라운드부터 반등을 노릴 것이라는 차상현 감독의 이야기는 틀리지 않았다. ‘거함’ 현대건설을 침몰시키며 최고의 반등 계기를 만들었다.

GS칼텍스가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25-22, 19-25, 19-25, 25-23, 15-12)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모마 레티치아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4세트 도중 부상으로 교체됐음에도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쳐 승리를 따냈다. 강소휘는 25점을 올리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현대건설은 정지윤, 황민경, 양효진, 황연주가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5세트 초반 흐름을 내준 뒤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2023년 첫 패배를 당했다.
 

최은지로 시작해 모마로 끝나다
1세트가 시작하자마자 최은지가 GS칼텍스를 이끌었다. 1-0에서 혼자 4연속 득점을 올리며 순식간에 5-0을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오픈 공격으로 어렵게 첫 득점을 올렸지만, 3-6에서 고예림이 2연속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어려운 세트 초반을 보냈다. 여기에 모마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GS칼텍스는 완벽하게 초반 흐름을 장악했다.

흔들리던 현대건설은 조금씩 추격에 나섰다. 이다현의 서브 득점과 황민경의 과감한 오픈 공격으로 8-12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첫 서브 차례 때 곤욕을 치렀던 강소휘의 서브도 양효진의 오픈 공격으로 한 번에 끊은 현대건설은 문명화의 속공을 양효진이 가로막으며 12-15 3점 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강성형 감독은 김다인과 황연주를 빼고 이나연과 정지윤을 투입하며 새로운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나연과 정지윤은 투입되자마자 좋은 퀵오픈 호흡을 보이며 기세를 올렸다. 여기에 정지윤 투입으로 높아진 상대 전위를 의식한 강소휘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현대건설은 16-18로 GS칼텍스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20-18로 GS칼텍스가 앞선 상황, 모마가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1세트의 향방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치열한 승부의 결말은 모마가 결정했다. 연속 득점으로 팽팽하던 흐름을 무너뜨리며 24-21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모마는 마지막 득점까지 직접 해결하면서 25-22 승리를 견인했다.

1세트의 ‘거울 모드’
1세트를 내준 강 감독은 정지윤을 2세트 선발로 기용하며 변화를 줬다. 정지윤은 1-0에서 재치 있는 2단 처리를 구사한 데 이어 2-2에서는 4연속 득점까지 올리며 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다인의 블로킹 득점까지 터진 현대건설이 8-4로 앞서가며 2세트는 1세트와 정반대의 초반 흐름이 전개됐다.

1세트의 현대건설이 그랬듯 GS칼텍스도 세트 중반 반격에 나섰다. 강소휘의 연속 득점과 안혜진의 서브 득점으로 9-11까지 추격하며 호시탐탐 역전을 노렸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황연주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다시 14-10으로 달아났다. 14-11에서는 이다현의 빗맞은 속공이 득점이 되는 행운도 따랐다. GS칼텍스는 모마와 최은지의 연속 범실로 12-17까지 뒤처졌고, 모마의 백어택까지 황민경의 블로킹에 걸리며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세트 후반, 또 한 번 1세트와 비슷한 장면이 팀만 바뀌어 반복됐다. 차상현 감독이 최은지 대신 유서연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한 것. 그러나 현대건설은 흔들리지 않고 리드를 유지했다. 20-16에서 황연주가 몸을 던져 수비한 공이 황민경의 득점으로 연결되는 과정은 현대건설의 집중력과 강인함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22-17에서는 황연주 대신 투입된 나현수까지 날카로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문명화의 서브 범실로 현대건설의 24-18 세트 포인트가 만들어졌고, 이다현이 마침표를 찍었다. 25-19, 현대건설이 반격에 성공했다.


GS칼텍스의 적은 GS칼텍스의 범실이었다
팽팽하던 3세트 초반은 4-3으로 앞서던 현대건설이 보여준 두 번의 재치 있는 플레이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강소휘의 쳐내기 시도를 간파한 현대건설 블로커들이 손을 빼면서 범실로 만들었고, 곧바로 황연주의 노련한 연타 공격까지 나왔다. 여기에 양효진의 서브 득점까지 터진 현대건설은 7-3으로 앞서가며 산뜻한 3세트 출발을 알렸다.

GS칼텍스는 유서연을 앞세워 따라붙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8-10에서는 안혜진의 더블 컨택 범실이, 10-11에서는 유서연의 서브 범실과 모마의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추격 흐름을 잃었다. 기세가 오른 현대건설은 수준 높은 플레이를 연속으로 구사하기도 했다. 양효진은 마치 아웃사이드 히터처럼 리시브를 받고 바로 공격 득점을 올렸고, 정지윤은 과감한 오픈 공격을 두 번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점수 차는 16-11까지 벌어졌다.

GS칼텍스는 여전히 범실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12-16에서 모마와 강소휘가 연달아 서브 범실을 저질렀다. 반면 현대건설은 19-14에서 오세연의 빗맞은 속공에 모든 선수들이 약속한 듯 같은 타이밍에 몸을 숙이며 디그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건설의 수비 집중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21-15에서는 다이렉트 공격을 실패한 양효진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결자해지’를 하기도 했다. 정지윤의 퀵오픈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현대건설은 2세트에 이어 또 한 번 이다현이 속공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점수는 25-19였다.

막판 대위기 극복한 GS칼텍스, 경기는 5세트로!
위기에 몰린 GS칼텍스는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나갔다. 유서연의 서브 차례에 대거 5득점에 성공하며 6-1로 앞서갔다. 다만 이 과정에서 모마가 다리를 절뚝이는 장면이 나왔고, 차 감독은 우선 모마를 빼고 문지윤을 투입했다. 현대건설은 모마가 없는 사이 조금씩 점수 차를 좁혔다. 정지윤의 날카로운 공격과 행운의 서브 득점으로 6-8까지 추격했다.

조금씩 GS칼텍스를 압박하던 현대건설은 어느덧 GS칼텍스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황민경의 오픈 공격과 정지윤의 서브 득점으로 10-11을 만들며 동점까지 노렸다. 그러나 GS칼텍스는 유서연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13-10으로 달아나며 동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지윤의 퀵오픈과 정지윤을 공략한 유서연의 서브 득점으로 16-11까지 리드를 벌렸다. 

 

GS칼텍스는 계속해서 점수 차를 벌리며 5세트를 강하게 원했다. 또 다시 터진 유서연의 서브 득점에 문지윤의 블로킹까지 곁들여 19-11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포기하지 않았다. 황연주의 노련한 네트 앞 싸움과 정지윤의 서브 득점, 나현수의 오픈 공격으로 17-22까지 추격했다. 여기에 이다현의 연속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현대건설의 막바지 추격은 더욱 뜨거워졌다. 19-23에서 황민경의 연속 득점과 유서연의 공격 범실이 나왔고, 황민경의 노련한 공격이 재차 더해지며 급기야 점수는 23-23 동점이 됐다. 그러나 GS칼텍스는 유서연의 오픈 공격과 문지윤의 퀵오픈으로 급한 불을 끄며 25-23 승리를 챙겼다. 경기는 5세트를 향했다.

모마가 없어도 GS칼텍스는 강하다
GS칼텍스는 모마가 없는 채로 5세트에 돌입했다. 모마의 자리에는 문지윤이 나섰다. 문지윤은 정지윤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팀의 첫 득점을 책임졌다. GS칼텍스는 한수지의 속공과 블로킹에 이어 유서연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4-1로 흐름을 잡았다.

GS칼텍스는 더욱 거세게 현대건설을 몰아붙였다. 정지윤의 공격 범실에 이어 강소휘의 퀵오픈까지 터지며 7-2로 앞서갔고, 여기에 한수지의 서브 득점까지 나오면서 GS칼텍스의 기분 좋은 코트 체인지가 진행됐고, 홈 팬들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현대건설은 뒤늦게나마 추격을 시도했다. 정지윤과 황민경의 득점으로 5-8을 만들었다. 그러나 GS칼텍스는 고예림의 서브 범실과 강소휘의 오픈 공격으로 10점에 선착했다. 그럼에도 현대건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황연주와 황민경의 연속 득점으로 9-11까지 점수 차를 좁히며 항전했다. 승기를 굳히기 위해 유서연이 나섰다. 2연속으로 직선 코스를 공략하며 13-9를 만들었고, 13-10에서 황민경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GS칼텍스가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11-14에서 이다현의 블로킹으로 마지막까지 저항했지만, 결국 유서연이 퀵오픈으로 경기를 끝냈다. 15-12, GS칼텍스가 연승을 이어갔다.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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