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없다면, 경기장에 나오지도 않을 거다” 패기 넘치는 틸리카이넨 감독 [벤치명암]

안산/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2-22 21: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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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승점 3점을 챙기며 다시 1위로 올라선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차분하지만 당당하게 남은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1위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대한항공이 2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0(25-17, 25-15, 27-25)으로 꺾었다. 전날 현대캐피탈이 승리를 거두며 1위를 잠시 내줬던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다시 1위 자리에 복귀했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이 경기 최다인 20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고, 정지석과 곽승석도 20점을 합작하며 지원 사격했다. OK금융그룹에 단 하나의 서브 득점도 내주지 않은 리시브도 승리의 주된 요인이었다(팀 리시브 효율 65.12%).

승장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행동으로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상대의 서브를 걱정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 버텼다. 서브 득점을 하나도 내주지 않은 점을 칭찬하고 싶다. OK금융그룹이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했는데,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상대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응했다. 우리 선수들이 반격 과정에서 준비를 잘 해줬고, 잘 싸워줬기 때문에 점수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이어서 틸리카이넨 감독은 흥미로운 경기의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사실 이번 경기의 숨은 MVP는 엔트리에도 들지 않은 박지훈이다. 경기장으로 출발하기 전에 커피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박지훈이 자기 커피를 링컨에게 줬다. 그게 끝이 아니다. 링컨이 이날 실수로 컵대회 때 입던 유니폼을 입고 와서 경기에 못 나올 뻔 했는데, 박지훈이 자기 차를 끌고 숙소로 가서 링컨의 유니폼을 가져왔다. MVP다. 이게 팀워크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순탄치 않았던 5라운드를 “힘든 상황을 지금 겪어서 다행이다. 챔피언결정전처럼 중요한 상황에 고생하는 것보다 낫다”며 긍정적으로 돌아본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에게는 지금부터 모든 경기가 챔피언결정전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매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임할 것이다. 그만큼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남은 시즌을 잘 치를 자신이 있다. 확실하게 말해주겠다. 내가 자신이 없다면 난 경기장에 나오지도 않을 거다”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밝혔다.
 

한편 OK금융그룹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5위로 5라운드를 마쳤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포함해 송명근, 차지환, 전병선 등 강서버들이 경기 내내 하나의 서브 득점도 올리지 못했다. 이민규와 곽명우는 나란히 흔들리며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지 못했다.

패장 석진욱 감독은 “양복 입고도 졌다(웃음). 무의미한 서브 범실이 너무 많았던 것이 첫 번째다. 그러면서 상대의 서브는 바로 돌리지 못했다. 답답하다. 연습을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서브는 개인의 실력인데, 선수들이 연습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석 감독은 이날 2세트까지 6점‧공격 성공률 37.5%에 그쳤던 레오의 초반 부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석 감독은 “레오 쪽으로 공격이 쏠릴 상황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어느 정도는 차지환 쪽으로 공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는데, 차지환이 거기서 뚫지 못했다. 이민규는 그럼에도 여전히 상대 블로커가 레오를 쫓을 것이라고 봐서 레오 쪽이 아닌 다른 쪽으로 공을 올렸고, 거기서도 잘 풀리지 않았다”며 복합적이었던 원인을 설명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신호진의 활약은 눈에 띄었다. 10점을 올렸고, 81.82%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리시브 효율도 50%로 높았다. 석 감독은 “신호진이 리시브를 하면서도 공격까지 잘 가담했다. 나름의 성과였다”며 신호진을 칭찬했다.

사진_안산/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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