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혈전 끝에 KB손해보험을 꺾었다. 2연승으로 4라운드를 마무리하며 5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전력이 2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2(26-24, 25-16, 23-25, 24-26, 15-12)로 꺾었다.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32점, 서재덕이 20점을 올리며 불을 뿜었다. 신영석은 서브 4득점과 블로킹 3득점을 기록하며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KB손해보험은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32점을 올렸지만 불안한 리시브를 해결하지 못했다. 한국전력에 서브 득점 12개를 헌납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신영석의 슈퍼 서브
1세트 초반 흐름은 KB손해보험이 먼저 잡았다. 타이스와 하승우의 호흡이 흔들리는 사이 황경민의 퀵오픈과 박진우의 블로킹으로 4-1을 만들었다. 황경민이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한성정의 재치 있는 페인트 공격과 임성진의 서브 범실로 다시 8-5로 달아났다. 한국전력은 신영석의 속공으로 추격했지만 KB손해보험은 비예나의 퀵오픈과 함께 10점에 선착했다.
한국전력은 신영석의 서브를 앞세워 동점을 만들었다. 9-11에서 서브 라인에 선 신영석은 서브 득점을 올린 데 이어 또 한 번 강력한 서브로 비예나의 공격 범실을 유도했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은 한성정과 박진우의 연속 블로킹으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양 팀은 쫓고 쫓기기를 반복했다. KB손해보험이 달아나면 한국전력이 바로 추격했다. 양 팀의 원 포인트 서버 배상진과 구교혁도 나란히 서브 범실로 물러나며 1~2점 차를 오가는 흐름에는 좀처럼 균열이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16-17에서 다시 한 번 동점을 만들었다. 임성진과 신영석이 수비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서재덕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점점 경기력을 끌어올리던 한국전력은 19-19에서 신영석이 또 한 번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마침내 20-19 역전에 성공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20-20에서 비예나가 서브 범실로 물러났고, 이후 곧바로 타이스에게 중앙 백어택으로 실점하며 20-22로 뒤처졌다. 타이스에게 실점하며 세트 포인트에 먼저 몰린 KB손해보험이 힘을 냈다. 비예나의 퀵오픈과 황택의의 서브 득점으로 듀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24-25에서 김홍정의 네트터치 범실이 나오며 1세트는 한국전력의 26-24 승리로 끝났다.
1세트를 승리한 한국전력은 서재덕과 타이스를 앞세워 2세트에도 기세를 올렸다. 서재덕은 디그가 득점으로 연결되는 행운의 득점을 올린 데 이어 날렵한 퀵오픈까지 터뜨렸고, 타이스는 2연속 서브 득점에 중앙 백어택까지 묶어 연속 3득점을 기록하며 6-2를 만들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한성정의 오픈 공격이 조근호에게 가로막혔고 황경민의 백어택은 범실이 되면서 4-9까지 뒤처졌다. 한국전력은 10-5에서 모든 선수들이 수비와 연결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선보이며 비예나의 공격 범실을 유도하기도 했다.
서재덕의 서브 득점과 조근호의 블로킹까지 터진 한국전력이 14-6까지 앞서나가자, 후인정 감독은 황택의와 한성정을 빼고 신승훈과 배상진을 투입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비예나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한국전력이 16-8로 여유롭게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만들었다. 까다로운 비예나의 서브 차례도 서재덕을 앞세워 한 번에 끊은 한국전력은 조근호의 속공으로 20-13을 만들며 2세트 승기를 굳혔다.
KB손해보험은 세트 후반에도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박진우는 서브 범실을 저질렀고, 홍상혁의 퀵오픈은 신영석의 블로킹에 걸렸다. 점수 차는 어느새 14-22까지 벌어졌다. 반면 한국전력은 타이스가 22-15에서 어렵게 올라온 공을 개인 능력으로 처리하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전력의 사기가 얼마나 올라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타이스는 2세트의 마지막 점수도 자신의 서브 득점으로 만들었다. 25-16, 한국전력이 2세트도 승리를 거뒀다.
두 세트를 내리 패한 KB손해보험이 3세트 초반 힘을 냈다. 비예나가 연이어 퀵오픈을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황택의의 과감한 2단 공격 득점까지 나왔다. 반면 한국전력은 임성진이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3-6으로 뒤처졌다. 신영석이 4-7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렸지만 두 번째 서브는 범실로 돌아가며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은 KB손해보험이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1세트보다도 빠르게 KB손해보험을 뒤쫓았다. 서재덕의 서브 득점과 황택의의 서브 범실, 조근호의 블로킹으로 9-9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동점과 1점 차를 오가던 한국전력은 서재덕의 오픈 공격과 타이스의 서브 득점으로 13-12 역전에 성공했다. 타이스의 서브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 하나의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한국전력은 조근호의 속공으로 16점째를 만들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만들었다.
세트 후반, KB손해보험은 셧아웃은 허용할 수 없다는 듯 집중력을 발휘했다. 16-17에서 비예나의 퀵오픈과 타이스의 공격 범실, 한성정의 오픈 공격까지 엮어 19-17 재역전을 만들었다. 퀵오픈으로 팀의 20점째를 만든 비예나는 백어택과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23-19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한국전력은 20-23에서 임성진이 비예나의 공격을 단독으로 가로막은 데 이어 신영석이 박진우의 속공까지 가로막으며 22-23까지 추격했지만, 타이스가 결정적인 서브 범실을 저질렀다.
듀스에서 나온 한국전력의 치명적 연속 범실
4세트 초반, 양 팀이 블로킹을 주고받으며 정면승부를 펼쳤다. 황경민의 퀵오픈을 조근호가 가로막자, 서재덕의 백어택을 우상조가 차단하며 받아쳤다. 타이스와 비예나도 서로의 공격을 한 차례씩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치열하게 맞섰다. 팽팽하던 흐름에서 KB손해보험이 먼저 치고 나갔다. 박진우의 블로킹과 타이스의 공격 범실, 비예나의 연속 득점으로 10-6으로 앞서갔다.
권영민 감독은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어봤지만 서재덕의 백어택마저 공격 범실이 되자, 하승우를 빼고 김광국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김광국 투입 이후 한국전력은 다른 팀이 됐다. 타이스의 재치 있는 공 처리로 연속 실점을 끊은 한국전력은 김광국의 서브 차례에 타이스의 블로킹과 황경민, 비예나의 연속 범실로 순식간에 다시 11-11 동점을 만들었다. 김광국은 서재덕, 임성진과도 깔끔한 호흡을 선보이며 흔들리던 한국전력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를 앞세워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비예나는 15-15에서 연속 3득점을 올리며 포효했다. 여기에 한성정의 퀵오픈과 우상조의 속공까지 터진 KB손해보험은 20-16으로 20점 고지에 선착했다. 그러나 신영석과 타이스의 연속 블로킹을 앞세워 계속 이어진 한국전력의 거센 추격은 결국 또 한 번의 동점으로 이어졌다. 21-22에서 서재덕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이끌었다. 이어진 23-24에서는 임성진이 과감한 퀵오픈으로 듀스를 만든 뒤 거세게 포효했다. 그러나 24-24에서 서재덕과 타이스의 연속 범실이 나오면서 경기는 5세트를 향했다.
피 말리는 최후의 결전, 승자는 한국전력
운명의 5세트, 황경민이 1-1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한국전력도 이지석과 임성진의 연이은 디그를 타이스가 해결하며 받아쳤다. 치열한 접전 속에서 범실이 5세트 초반을 지배했다. 3-3에서 박진우의 네트터치와 한성정의 공격 범실이 연달아 나오며 5-3으로 한국전력이 앞서갔다.
흐름을 탄 한국전력은 어택 커버 집중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수차례의 어택 커버로 만들어진 기회를 서재덕이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KB손해보험은 블로킹으로 반격에 나섰다. 4-6에서 박진우와 한성정이 연속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신영석의 속공으로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고, 신영석이 곧바로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기분 좋게 반대편 코트로 향했다.
한국전력은 배상진의 서브 범실로 10점에 선착한 뒤, 하승우가 엇박자로 뜬 단독 블로킹으로 황경민의 퀵오픈을 가로막으며 11-9로 앞섰다. 여기에 임성진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한국전력은 점점 승리에 다가섰다. 황택의의 까다로운 서브도 타이스의 퀵오픈으로 돌려세운 한국전력은 타이스의 오픈 공격으로 15점에 도달했다. 15-12, 한국전력이 4라운드를 승리로 끝냈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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