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연패는 없다! 한국전력, 감격의 승리 [스파이크노트]

장충/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1-10 21: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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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시즌 전체를 돌아봐도 손에 꼽을 명경기가 펼쳐졌다. 명경기의 승자는 한국전력이었다. 마침내 연패를 끊고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전력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2(25-21, 22-25, 25-23, 23-25, 16-14)로 꺾고 지긋지긋한 연패에서 벗어났다. 주인공은 단연 임성진이었다. 서브 득점 4개 포함 16점을 올리며 시즌 최고의 경기를 치렀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 역시 25점을 올리며 제 몫을 다했다. 우리카드는 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가 40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지만 5세트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밀리며 연패에 빠졌다.

한국전력에게 천금 같았던 두 번의 연속 득점
두 팀은 시작부터 접전을 펼쳤다. 서로에게 까다로운 로테이션도 한 번에 돌리면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할 때까지 양 팀 모두 연속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첫 연속 득점은 한국전력이 먼저 올렸다. 7-8에서 타이스의 득점에 이어 아가메즈의 네트터치 범실이 나오며 9-8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전력의 첫 연속 득점 이후, 또 다시 양 팀이 연속 득점 없는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아가메즈와 타이스는 모두 서브 범실로 물러나며 연속 득점의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치열한 경기 흐름에서 한국전력이 또 다시 먼저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15-14에서 아가메즈의 오픈 공격을 조근호가 블로킹으로 가로막았다. 기세가 오른 한국전력은 하승우까지 블로킹 득점을 올리며 19-16으로 앞서갔다.

양 팀의 원 포인트 서버 정성규와 구교혁이 모두 연속 서브에 실패하며 접어든 세트 후반, 아가메즈의 서브를 타이스가 오픈 공격으로 한 번에 끊으며 한국전력이 20점에 선착했다. 우리카드는 한태준의 서브와 디그를 앞세워 20-21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신영석이 날카로운 속공으로 동점을 저지했다. 아가메즈의 공격 범실과 함께 한국전력은 24-21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고, 서재덕이 과감한 오픈 공격으로 마침표를 찍으며 25-21로 1세트를 획득했다.
 

나경복도 살리고, 세트도 끝내고! 박준혁의 맹활약
2세트도 1세트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초반이 전개됐다. 접전 속에서 임성진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임성진은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 범실에 이어 이상현의 서브를 오버 핸드 리시브로 받으려다 놓치며 4-5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5-6에서는 아가메즈의 기습적인 2단 공격을 날렵한 디그로 받으며 타이스의 득점을 이끌었다. 한국전력은 서재덕의 다이렉트 득점으로 8-7을 만들며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그러나 우리카드가 빠르게 경기 흐름을 바꿨다. 서재덕의 퀵오픈을 송희채가 가로막으며 9-8 역전을 만들었다. 이후 블로킹에 부담을 느낀 서재덕이 범실을 저지르며 점수는 10-8이 됐다. 우리카드는 아가메즈가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계속 리드를 지켰다. 한국전력이 타이스의 연속 득점으로 13-14까지 추격했지만, 이날 속공이 날카로웠던 박준혁이 블로커를 끌고 중앙으로 가자 블로커로부터 자유로워진 나경복이 마음껏 타점을 살리며 16-13을 만들었다.

세트 후반, 양 팀의 토끼띠 기대주들이 나란히 서브 득점을 올렸다. 먼저 김지한이 21-18에서 엔드 라인에 떨어지는 서브 득점을 올렸다. 이에 질세라 임성진도 19-22에서 엔드 라인에 걸치는 서브 득점으로 받아쳤다. 그러나 어느 쪽도 쉽게 연속 득점은 올리지 못하며 앞서 있던 우리카드가 먼저 24-21로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다. 마무리는 박준혁의 블로킹이었다. 타이스의 공격을 가로막으며 25-22를 만들었다.

'6점‧공격 성공률 100%' 임성진의 각성
3세트 초반, 한국전력이 조근호와 신영석의 속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여기에 타이스도 어려운 공들을 무리 없이 처리하며 제 역할을 다 했다.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한국전력은 나경복의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며 5-6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신영석의 속공과 임성진의 블로킹으로 다시 8-7을 만들었다. 이후 한국전력은 아가메즈의 서브 범실과 임성진의 영리한 연타 득점으로 10-8을 만들며 초반 흐름을 잡았다.

우리카드는 아가메즈와 황승빈의 활약으로 추격에 불을 붙였다. 10-12에서 아가메즈가 타이스와의 1:1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한 데 이어 황승빈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12-1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위기에서 타이스가 불을 뿜었다. 왼쪽에서의 날카로운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우리카드의 추격을 뿌리쳤다. 15-13에서 아가메즈의 공격이 범실이 되며 한국전력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먼저 도착했다.

신영철 감독은 송희채를 빼고 김지한을 투입하며 공격력 강화에 나섰다. 두 토끼띠 동갑내기는 2세트에 이어 또 한 번 나란히 활약했다. 김지한이 14-17에서 날카로운 공격으로 투 블록을 뚫자, 곧바로 임성진이 날카로운 퀵오픈으로 아가메즈의 서브를 단번에 끊었다. 세트의 끝자락, 우리카드가 마지막 추격에 나섰다. 21-22에서 아가메즈의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23-23에서 세트의 향방을 정할 아가메즈의 서브 차례가 찾아왔다. 결과는 임성진의 퀵오픈 성공이었고, 이어진 세트 포인트에서 조근호의 블로킹이 터지며 3세트가 끝났다.


완전히 미쳐버린 임성진, 버티는 데 성공한 우리카드
4세트, 절실한 한국전력이 먼저 힘을 냈다. 5-5에서 신영석의 속공과 서재덕의 블로킹으로 7-5를 만들며 앞서갔다. 그러나 우리카드도 아가메즈의 연속 득점으로 곧바로 반격했고, 김지한의 블로킹과 서재덕의 공격 범실을 엮어 9-8 역전까지 도달했다. 이후 양 팀은 서로의 서브를 한 번에 돌리며 혈전을 벌였다. 우리카드는 아가메즈의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한국전력은 임성진과 타이스가 공격을 이끌었다.

먼저 격차를 벌린 쪽은 우리카드였다. 12-12에서 아가메즈가 퀵오픈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박준혁의 절묘한 서브가 임성진의 리시브를 흔들며 타이스의 공격 범실이 나왔고 우리카드는 16-13까지 앞서갔다. 아가메즈는 계속해서 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책임졌고, 여기에 김지한의 2연속 서브 득점까지 나오며 우리카드는 20-15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한국전력은 서재덕의 퀵오픈으로 간신히 김지한의 서브를 끊은 뒤 마지막 추격을 시도했다. 17-21에서 임성진이 서브 라인에 들어섰고, 신영철 감독은 작전 시간을 요청해 흐름을 끊었다. 그러나 임성진은 2연속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또 한 번 김지한에게 응수했다. 임성진의 서브는 멈추지 않았다. 우리카드의 리시브를 흔들며 조근호의 블로킹을 이끌더니, 급기야 또 하나의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21-21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나경복이 역전을 막는 득점을 올린 뒤 박준혁의 블로킹까지 터졌다. 구교혁의 서브 범실로 우리카드가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고, 한국전력이 타이스의 퀵오픈으로 끝까지 추격했지만 아가메즈가 오픈 공격으로 4세트를 끝냈다. 경기는 5세트로 향했다.


명경기의 피날레, 승자는 한국전력
운명의 5세트, 아가메즈와 신영석이 팽팽하게 맞섰다. 아가메즈는 백어택과 오픈 공격으로, 신영석은 속공으로 초반 득점을 책임졌다. 아가메즈는 공격을 홀로 책임지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4-3에서는 서브 득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4세트를 지배했던 임성진의 서브가 범실로 끝나며 우리카드는 7-5로 앞서갔다.

아가메즈의 득점으로 8-6이 됐고 양 팀은 코트를 맞바꿨다. 우리카드가 먼저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타이스의 공격을 디그한 뒤 나경복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나경복은 9-7에서도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팀의 10점 선착을 이끌었다. 한국전력은 신영석의 속공으로 추격하며 끝까지 저항했지만, 8-10에서 타이스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10-12에서는 서재덕마저 서브 범실을 저질렀다.

김지한의 서브 범실로 11-13이 된 상황, 한국전력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임성진이 서브 라인에 들어섰다. 신영철 감독은 바로 작전 시간을 부르며 흐름을 끊었지만, 임성진은 강심장이었다. 강력한 서브로 아가메즈의 공격 범실을 이끌었다. 두 번째 서브 역시 리시브를 무너뜨렸고, 하승우의 블로킹으로 이어지며 점수는 13-13 동점이 됐다. 그러나 세 번째 서브는 범실이었고, 우리카드의 14-13 매치 포인트가 됐다. 그러나 이상현도 서브 범실로 물러나며 5세트는 듀스를 향했다.

처절한 듀스 접전에서 결정적인 판정이 나왔다. 14-14에서 송인석 주심이 우리카드의 수비 과정에서 캐치볼을 지적했다. 한국전력은 역으로 15-14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고, 신영석의 블로킹이 터졌다. 지긋지긋한 연패의 끝이 맺어지는 순간이었다.

사진_장충/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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