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 좀비’ 현대건설의 주장 황민경의 의지는 꺾일 줄 모른다

수원/안도연 / 기사승인 : 2023-02-03 00: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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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 좀비’의 모습으로 죽을 듯 말 듯 계속 버텨낼 거다.”

현대건설은 5라운드가 시작되는 시점까지 단 한 순간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막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포였던 외국인 선수의 공백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는 2021-2022시즌 현대건설의 유니폼을 입으며 이번 시즌에도 함께 했다. 파워있는 한 방으로 상대 코트를 공격했다. 지난 시즌 절대 1강으로 승승장구하던 현대건설은 코로나19의 악재로 리그가 조기 종료되며 정규리그 1위 타이틀을 가져오지 못했다.

2022-2023시즌 역시 5라운드가 시작된 현시점을 기준으로 단 한 번도 선두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

하지만 작년 12월 22일 허리 부상으로 결정한 야스민이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 자리를 토종 아포짓 황연주가 메꾸며 빈틈없는 모습을 보이는 듯싶었으나, 조금씩 그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틈은 4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에서 나타났다. GS칼텍스와 도로공사에 연달아 패하며 연패에 빠졌다. 그리고 이날 5라운드 첫 경기인 GS칼텍스와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6-24, 25-22, 25-21)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다시금 위력을 보였다.

2008-2009시즌 1라운드 2순위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황민경은 어느덧 리그 경력 19년 차에 달한다. 선두 팀의 주장까지 맡으며 책임감이 더해진다.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인 황민경은 이날 블로킹 2점을 포함한 10점을 올렸다. 아웃사이드 히터 짝으로 나온 후배 정지윤이 아직까지 리시브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화려한 공격보단 눈에 띄지 않는 수비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팀의 주장인 황민경은 남다른 의지를 보였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어느 선수가 언제 오던 그건 그때의 문제다.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거다”라며 힘줘 말했다.

이어 “오히려 외국인 선수가 없을 때 상대가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물고 늘어지자고 말한다. 공격력으로 앞설 수 없다 보니 다른 부분에서 하자고 했다. 상대 팀이 치가 떨릴 만큼, (김)해란 언니가 말하는 것처럼 정말 ‘형광 좀비’의 모습으로 죽을 듯 말 듯 계속 버텨낼 거다”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대건설이 지금까지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팀의 중심을 잡는 주장의 사전에 포기란 없기 때문이다. 순탄치만은 않은 시즌이지만, 오히려 팀은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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