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드디어 현대캐피탈을 넘어섰다.
대한항공이 1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3-1(25-19, 25-13, 22-25, 25-19)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상대전 첫 승이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66.67%의 공격 성공률로 서브 득점 3개‧블로킹 1개 포함 34점을 퍼부었고, 정지석은 5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철벽을 세웠다. 료헤이 이가(등록명 료헤이)의 안정적인 리시브와 수비도 돋보였다.
승장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전에 말씀드렸듯 무얼 해야 하는지는 선수들이 다 알고 있었다. 다만 전술 수행 능력이 얼마나 발휘되냐의 문제였다.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 100%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우리가 이긴 세트들에서 서브가 잘 들어갔고, 그것이 승리의 포인트였다고 생각한다. 요스바니와 정지석이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었다. 어떤 것들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상대전 첫 승도 거뒀다. 플레이오프 준비 잘하겠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좀 달랐냐는 질문에 “별다른 마음가짐은 없었다. 코트 안에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내가 특별히 준비한 건 없다”며 특유의 덤덤한 답변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순위 싸움도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도 순위표에는 변한 것이 없다. 그냥 다음 경기 준비를 잘하면서 싸워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를 준비했다.
현대캐피탈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공격과 서브에서 부진했고, 수비 집중력과 블로킹에서도 대한항공에 밀리면서 정규리그 우승 확정에 실패했다. 아쉬움이 깊은 날이었다.
패장 필립 블랑 감독은 “우리가 평소에 만들었던 블로킹 숫자가 나오지 않았다. 허수봉을 제외하면 서브도 좋지 않았다.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지 알아봐야겠다. 3세트에 리듬을 잘 찾았지만, 4세트에는 다시 너무 쉽게 점수를 내줬다. 대한항공에 축하를 전한다. KB손해보험이 좋아하지 않을 듯하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블랑 감독은 조금 더 강한 발언으로 경기 내용을 비판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다른 모습을 보였다기보다는, 우리가 정말 못했다(We really played bad). 패배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이번 패배를 통해 무얼 배웠는지 돌아가서 선수들에게 물어보겠다. 불안감을 빨리 떨쳐내야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상대가 잘한 것보다는 우리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었음을 강조했다.
블랑 감독은 “오늘 같은 경기력으로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누굴 만나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레오가 좀 처지는 모습이었는데, 여느 때와 같은 경기력을 금방 회복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반격 과정에서 기회가 많았는데, 득점이 많이 나오지 못해서 아쉽다”며 끝까지 아쉬움을 토로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사진_천안/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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