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의 봄이 끝났다. OK금융그룹은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지만, 대한항공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OK금융그룹은 2일 오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2-3(25-27, 25-16, 25-21, 20-25, 13-15)으로 패했다.
이날 OK금융그룹은 송희채 대신 박성진을 선발로 기용하며 변화를 꾀했다. 공격 강화를 위해서였다. 이후 송희채와 번갈아 투입되면서 코트를 밟았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신호진은 33, 18점을 기록했고, 박성진은 14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1,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패한 OK금융그룹은 안방에서도 대한항공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그쳤다. 2014-15, 2015-16시즌 연속 챔피언 등극 이후 무려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라 V3 달성 기회를 얻었지만 화력 싸움에서 밀렸다.
경기 전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원 팀’의 힘을 강조했다. 오기노 감독은 “어제 곽명우와 얘기를 나눴다. 리시브가 안 됐을 때 레오한테 공이 올라가는 면이 있다. 그런 배구는 좋지 않다고 했다. 리시브가 안 되더라도 좋은 배분을 보여준 때가 있었기에 이를 상기시켜서 하자고 했다”면서 “승패는 나중에 따라오는 것이다. 그것보다 1점을 쌓고, 25점으로 먼저 세 세트를 가져오면 이기는 것이 배구다. 말해준 것처럼 마지막일 수도 있다. 원팀이 돼 OK 배구를 보여줬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레오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공격 루트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레오의 정규리그 36경기 평균 공격 점유율은 43.52%였다. 현대캐피탈과 준플레이오프에서는 55.88%로 공격 비중을 올리면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에서는 반대로 공격 비중을 낮췄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각각 41.22%, 30.43%의 공격 비중을 가져가는 동시에 국내 공격 자원들이 활약하면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올 시즌은 새 사령탑 오기노 감독의 V-리그 데뷔 시즌이었다. 외국인 선수 레오를 아포짓으로 기용하며 최적의 조합을 점검하기도 했다. 마침내 아웃사이드 히터 레오, 아포짓 신호진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레오도 힘으로만 하는 공격이 아닌 연타를 적절히 활용하는 기술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며 결정력을 끌어 올렸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달랐다.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에서 레오는 각각 41.38%, 44.58% 공격 비중을 가져갔지만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국내 공격수들이 좀처럼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따돌리지 못했다. 상대가 방어하기에 더 수월해진 것.
1, 2차전을 마친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공격력이 상대보다 좋았기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승리 원동력을 밝히기도 했다.
3차전에서도 레오, 신호진은 물론 송희채 대신 박성진을 선발로 투입해 공격 분산을 이뤘다. 마지막 4, 5세트 막심을 빼고 국내 선수로 나선 대한항공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5세트 1점 차 승부 끝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게 OK금융그룹의 봄이 끝났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