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보여준 1순위의 이유, 신호진은 마침내 ‘챔피언의 마인드’를 갖췄을까

안산/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2-23 00: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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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불안해하고 위축되던 신호진의 모습은 이날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침내 1라운드 1순위의 가치를 증명할 준비를 마친 듯 보였다.

신호진은 지난 22년 10월 19일 2022-2023 V-리그 남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OK금융그룹의 지명을 받았다. 인하대학교의 에이스이자 대학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수였던 신호진의 1순위 지명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신호진은 시즌 내내 성장통을 겪었다. 프로의 높은 블로킹과 촘촘한 수비에 고전하며 자신의 공격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득점을 낼 때마다 코트를 활보하며 포효하던 패기도 조금씩 사그라졌다.

시즌 중반에는 신인에게는 흔치 않은 주전의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다. 팀의 주전 아포짓 조재성이 병역 비리에 연루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신호진은 그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자신감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여기에 허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나 석진욱 감독은 신호진이 깨어나길 차분히 기다려줬다. 석 감독은 4일 KB손해보험전을 앞두고 인터뷰실에서 “신호진이 엔트리에 복귀했다. 다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신호진에게 ‘챔피언의 마인드’라는 책을 선물했다. 이 책을 보면서 멘탈을 잡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석 감독의 말대로 신호진은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다. 조금씩 경기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활약은 보이지 못했다.
 

22일 치러진 OK금융그룹과 대한항공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 신호진은 마침내 석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날아올랐다. 팀은 세트스코어 0-3(17-25, 15-25, 25-27)으로 패했지만, 신호진의 활약은 눈부셨다. 1, 2세트는 교체로, 3세트는 선발로 나서며 10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무려 81.82%였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공격에 집중시키기 위해 리시브에도 가담했고, 리시브 효율도 50%로 높았다.

이날 신호진의 긍정적인 면모는 기록지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신호진은 다시 예전의 패기와 활력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점수를 올릴 때마다 코트를 마음껏 누비며 활짝 웃어보였다. 석 감독에게 달려가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고, 팀 동료들과도 적극적으로 교감했다. 실제로 신호진이 선발로 나선 3세트는 OK금융그룹이 이날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세트였다. 신호진의 경기력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팀의 활력소가 됐던 것이다.

석 감독은 “그 책('챔피언의 마인드')이 신호진에게 필요해보여서 선물했다. 읽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웃음을 지은 바 있다. 실제로 신호진이 그 책을 읽었을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날 신호진이 보여준 경기력과 에너지는 그가 마침내 ‘챔피언의 마인드’를 갖춘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과연 신호진의 날갯짓은 6라운드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 어쩌면 신호진의 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사진_안산/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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