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기와 이날 경기 모두 내가 생각했던 화력은 기대만큼 나왔다.”
현대캐피탈이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2, 25-22, 17-25, 25-18)로 이겼다. 백투백 매치에서 연이은 승리를 가져오며 1위 대한항공을 매섭게 추격했다.
현대캐피탈은 무려 네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허수봉,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 최민호, 전광인이 각각 20점, 19점, 11점, 10점으로 그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만난 최태웅 감독은 “사실 백투백 경기라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선수들이 몸 관리하고 경기 준비를 잘 했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6일 전 두 팀의 4라운드 맞대결에선 5라운드 맞대결 시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홍동선을 아포짓으로, 허수봉을 미들블로커로 기용하며 같은 라인업을 꾸렸다. 이에 대해 “현재 공격적인 측면, 특히 서브에서 좋은 라인업이다. 중간에 허수봉이 아포짓 후위공격을 한다. 지난 경기와 이날 경기 모두 내가 생각했던 화력은 기대만큼 나왔다”고 굳게 말했다.
시즌 초반에는 허수봉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장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본인도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더 잘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였고, 욕심이 들어가면서 몸이 경직된 거 같다. 이날은 즐기면서 하는 배구를 보였다”며 칭찬을 보냈다.
이날 아찔한 상황도 나왔다. 3세트 오레올이 서브 후 착지 과정에서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이미 무릎 부상이 있었기에 이는 더욱 걱정을 불렀다. 최 감독은 오레올의 몸 상태에 대해 “병원까지 갈 정도는 아니다. 얘기했을 때는 치료를 중점적으로 하자고 했다. 무릎 상태가 계속 관리를 하면서 해야 하기 때문에 큰 부상은 아니다”고 상태를 전했다. 이어 “아무래도 착지 과정에서 부담스러워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현승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최 감독은 “속공이 안 맞기도 했지만, (이)현승이의 토스 스피드는 정확히 나왔다. 리듬이 좋았다. 아쉬운 부분들이 리그 후반에는 보완이 될 거다”며 더없는 기대감을 보였다.
이날 경기 역시 손가락 부상을 당했던 박상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재 훈련은 다 소화하고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시스템을 지켜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려는 준비 과정이다. 박상하의 출전 준비는 언제든지 되어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민규가 복귀한 OK금융그룹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 송명근, 차지환이 나란히 26점, 11점, 10점을 올렸지만, 패배를 막긴 어려웠다. 3세트 레오가 살아나며 세트를 가져왔지만, 이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석진욱 감독은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1, 2세트가 아쉽다. 너무 쉽게 세트를 내준 것 같다. 이민규가 들어가서 분위기 변화가 됐다. 경기 복귀 전, 같이 훈련하다가 다시 무릎이 안 좋아서 재활도 했다.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 이날 경기를 통해 이민규가 이정도는 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연습 때보다 나았다. 다음 경기부터는 좋은 모습이 나올 거다. 레오랑도 안 맞춰본 상태였다. 다음 경기 준비 잘해보도록 하겠다”며 패했지만, 앞으로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2세트부터는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OK금융그룹. 석 감독은 “더 올라오고 있다. 잘 쉬었고, 준비하고 있다. 이민규 세터의 토스가 빠르기에 타점이 더 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지환, 송명근도 각각 11점, 10점을 올렸다. 나쁘지 않은 활약이지만, 승리로 이어지진 못했다. 패배 요인에 대해 “리시브다. 전광인과 오레올이 리시브에서 받쳐줘야 한다. 서브의 차이도 있다. 차지환과 송명근이 공격력이 좋아서 리시브 안정화가 필요하긴 하다”고 밝혔다.
OK금융그룹의 베테랑 미들블로커 진상헌이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이며 이날도 박원빈과 교체됐다. 이에 대해 “아무래도 나이인 거 같다(웃음). 그 나이에 더 발전되고, 잘하는 게 어렵다. 작년엔 아파서 빠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블로킹에서 확실히 예전만큼 효과를 못 보고 있다”고 말하며 이어 “연습할 때 보면 점프는 잘 뛴다. 경기하면서 타이밍이 안 맞는 거 같다”며 상태를 전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서 석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를 정했을까. “박승수가 들어가서 리시브 안정화를 해줬으면 하는데 아직 어리고, 리시브에서 만족도를 못 느낀다. 아쉽다. 박승수에게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안 나오다 보니 공격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가진 자원에서 최대한 준비하고 있다. 신호진이 복귀하면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게 최선이다”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_천안/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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