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스포츠다!” 순위 싸움 즐기는 석진욱 감독 [벤치명암]

안산/안도연 / 기사승인 : 2023-02-16 22:19: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스포츠는 이렇게 해야 한다. 그래야 재밌다.”

OK금융그룹이 1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25-21, 25-21, 22-25, 16-25, 15-13)로 이겼다.

OK금융그룹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맹공을 퍼부었다. 서브 11점을 터뜨리며 서브 1위다운 면모를 보였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과, 최다 서브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자원들인 차지환과 송명근이 12점씩 올리며 레오를 도왔다.

석진욱 감독의 양복 작전은 성공이었다. “양복을 계속 입어야겠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1, 2세트를 내리 따낸 OK금융그룹은 셧아웃 승리를 노렸다. 하지만 3, 4세트 한국전력의 서브에 고전하며 긴 경기를 펼쳤다. 석 감독은 “상대의 플로터 서브에서 흔들려서 연속 득점을 내줬다. 그 자리가 아쉬웠다. 3세트에 끝냈어야 한다. 위기는 항상 온다. 위기를 넘겼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있다. 4세트는 상대가 너무 잘했다. 타이스의 서브가 강하게 오면 당연히 힘들어진다”며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경기의 승패는 5세트 막바지까지도 승자를 가릴 수 없었다. 하지만 OK금융그룹의 연속 블로킹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에 대해 “블로커들에게 서브 리시브가 잘 되더라도 타이스한테 가라고 주문했다. 5세트 12점대부터 그렇게 했다. 진상헌이 워낙 베테랑이라 잘 읽고 타이밍을 잘 맞췄다”며 칭찬했다.

전역 후 팀에 합류한 이민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석 감독은 “군대 다녀와서 이정도면 잘하는 거다. 이민규한텐 큰 주문은 안 한다. 본인이 짧고 높음을 알고 있다. 큰 주문보다는 우선 경기를 해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타이스의 서브도 좋았지만, 레오도 빛나는 경기력을 보였다. “서브가 너무 좋았다. 서브 토스를 자신 있게 올렸다. 마음에 드는 토스를 찾았고, 자신감을 가졌다. 연습 때도 너무 많이 때리면 그만하라고 할 정도다. 서브에는 확실히 자신감이 있다”며 박수를 보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승리했지만, 순위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중위권에 있는 한국전력, 우리카드, OK금융그룹의 승점 싸움이 치열하다. 하지만 석 감독은 이를 즐기고 있었다.

“스포츠는 이렇게 해야 한다. 그래야 재밌다. 타이트하게 해야 선수들도 긴장감 속에서 몸 관리를 하고 준비를 한다. 이것도 즐겨야 한다. 즐기지 못한다면 부담감 속에서 괴로울 거다. 모든 선수들이 힘들겠지만, 상황을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며 짜릿함을 드러냈다.

한편 한국전력은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블로킹 3점, 서브 6점을 포함한 38점을 올리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타이스의 맹활약이 있었지만, 국내 자원들의 활약이 아쉬웠다. 임성진이 12점, 서재덕이 10점에 그쳤다.

경기 후 만난 권영민 감독은 “1세트를 봤을 땐 3-0으로 져도 할 말이 없었다. OK금융그룹이 기술적인 부분이나 정신적인 부분에서 앞섰다. 그래도 (김)광국이와 (박)철우가 들어가서 잘 해줬다. 5세트까지 갔는데 아쉽다.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이 들어가서 잘해주는 걸 보면 팀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돌아오는 일요일에 경기가 있어서 걱정이다. 준비 잘해서 다시 해보겠다”며 걱정도 드러냈다.

한국전력은 이날 졌지만 3위로 올라섰다. 승점 1점 획득으로 총 42점이 됐다. 권 감독은 “인터뷰실에 오면서 우리가 3위라는 걸 들었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다. 그래도 이날 승점 1점을 가져온 건 잘했다. 스타팅으로 간 선수들이 버텨주길 바란다. (서)재덕이와 (하)승우가 체력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이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 레오에게 11개의 서브 득점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서브가 아니고, 공격이다. 공이 회전이 돼서 와야 하는데 무회전이라 받기도 까다롭다. 서브가 아니라 공격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이)지석이나 (임)성진이나 몸에 맞고 나가는 것도 공이 높은 타점에서 빠르게 와서 그랬다”며 놀라워했다.

사진_안산/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