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예나가 케이타 이상으로 해줬다. 케이타가 생각 안 날 정도였다.”
KB손해보험이 9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0, 23-25, 25-23, 15-11)로 이겼다. 연승을 이어가며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갔다.
KB손해보험은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맹폭했다. 블로킹 4개, 서브 4개를 포함한 49점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 됐다. 또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함과 동시에 개인 최다 득점까지 갱신했다.
후인정 감독은 “이겨서 너무 기쁘다”라며 웃었다. 이어 “초반에 쉽지 않은 경기를 했는데 마지막까지 버텨줘서 고맙다. 승리를 하면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더 붙었을 거다.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해 봄 배구에 가도록 하겠다”며 기분 좋은 총평을 전했다.
이날 비예나는 그야말로 폭격기였다. 49점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까지 달성했다. 후 감독은 “케이타 이상으로 해줬다. 케이타가 생각 안 날 정도였다. 공을 많이 때려주고 좋은 공격력을 보였던 것뿐 아니라 코트 안에서 선수들을 이끌며 분위기를 만들었다. 잘해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극찬을 보냈다.
이어 황택의에 대한 칭찬도 이어갔다. “경기 운영이 좋았다. 좋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3세트까지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득점력이 나오지 않았다. 비예나의 외로운 싸움이 이어졌다. 한성정은 2세트까지 단 1점에 묶이며 고전했다.
이에 대해 “비예나는 제 몫을 해줬는데 한성정과 황경민이 안 뚫려서 어려웠다. 어느 팀이던 공격수 혼자경기하기는 어렵다. 다른 선수들도 본인의 몫을 해줘야 한다. 그래도 후반 4, 5세트에 한성정이 살아났다. 본인들이 해야할 걸 해준다면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아웃사이드 히터쪽에서 풀리지 않자 수장은 한성정과 정동근을 교체했지만, 정동근 역시 좋지 않았다. 무득점에 그쳤고, 리시브도 불안했다. “한성정이 리시브에서 흔들리면서 공격까지 불안했다. 그 자리를 정동근으로 대체 하려 했는데 역시 리시브가 흔들렸다. 앞으로 그 자리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힘줘 말했다.
이날과 같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KB손해보험의 봄 배구는 더이상 희망이 아닌 현실이 된다. 봄 배구에 간다면 꼭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후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의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 리시브를 얼마만큼 받쳐주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황택의라는 좋은 세터가 있다. 리시브에서 버틴다면 공 배분이 나아지고, 공격수가 살아난다. 그렇기에 리시브에서 정확히 버티는 게 관건이 될 거다”고 밝혔다.
또한 비예나의 점유율이 49.6%로 치솟으면서 후반기 체력 걱정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후인정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솔직히 크게 걱정 안 한다. 워낙 본인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 휴식을 줘도 개인적인 운동을 따로 한다. 체력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 안 한다”고 말하며 믿음을 보냈다.
한편 한국전력은 임성진이 블로킹 3개와 서브 3개를 포함한 23점으로 맹활약했지만,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20점을 올렸지만, 10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권영민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느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보였다. 타이스나 (하)승우가 어려웠다. 다행인 건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1점을 땄다”며 긍정적인 부분을 찾았다.
타이스는 평소보다 지친 기색이 보였다. 득점뿐 아니라 코트에서 표정도 어두웠다. 이에 대해 “타이스가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다. 승우도 힘들어서 토스가 낮았다. 그렇지만 에이스라면 나쁜 공도 처리를 해야 하는데 아쉽다. 이날은 둘 다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서로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어 김광국 교체에 있어 “공이 여유있게 올라가도록 바꿔줬다”고 밝혔다.
빛바랜 분전이지만 임성진은 23점으로 개인 최다 득점을 갱신했다. 권 감독은 “(임)성진이는 완전히 자신감이 붙었다. 실력에 비해 마음이 약해서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며 칭찬했다.
비록 한국전력의 연승은 멈췄지만, 그동안 승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좋은 자리로 올랐다. 남은 경기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묻자 “이 멤버로 끝까지 해야 한다. 잠깐씩 교체를 할 수는 있지만, 최상의 멤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줘야 한다. 걱정되는 부분은 일요일에 바로 우리카드 경기다. 체력적인 부분이 걱정이지만 핑계다. 이기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의지를 다졌다.
사진_의정부/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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