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 출발은 다소 버거웠다. 그러나 역시 토종 에이스로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했다.
대한항공 정지석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홈 경기에서 소속팀의 3-2 승리를 이끈 주역이 됐다. 그는 이날 40점을 올린 요스바니(쿠바)와 함께 쌍포 노릇을 톡톡히 했다.
24점을 올렸고 상대 공격도 4차례 가로막았고 서브 에이스도 3개를 성공했다. 후위 공격으로 2점을 더냈다면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할 수 있었다. 요스바니 역시 블로킹 하나가 모자라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지 못했는데 대한항공은 트리플 크라운 달성 선수를 두 명 배출할 수도 있었던 경기를 치른 셈이다.
정지석은 1세트에서 3점에 그쳤고 두차례 범실이 나왔다. 공격성공률도 27.27%로 낮았다. 그러나 2세트부터 점수를 쌓았고 공격성공률도 조금씩 끌어올렸다. 경기 종료 후 공격성공률은 47.22%를 기록했다.
그리고 정지석은 5세트 10-8로 앞선 가운데 A속공을 시도해 점수를 올렸다. 미들블로커가 아닌 아웃사이드 히터로는 이례적인 공격 시도다.
그는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속공 상황에 대해 "상대가 이날 짧은 서브로 공략하기 때문에 감독님(토미 틸리카이넨)이 기회가 되면 시도해보라고 했었다"며 "OK저축은행 미들블로커들이 사이드로 공간을 벌리는 것을 봤고 세터인 유광우 형을 믿고 (속공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정지석은 1세트에서 다소 부진했던 플레이에 대해 "체력적으로 조금 지처있는 상태라 그런 것 같다"며 "시동이 좀 늦게 걸리고 이상하게도 슬로 스타터로 치르는 경기가 많아졌다. 이 부분이 문제라는 걸 잘알고 있다. 라커룸에서 코칭스태프에게 혼도 났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유를 잘 모르겠다. 왜 자주 이런 모습이 나오는지 설명하기가 어렵다. 데이터로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 부분이라 그렇다"고 답답해했다. 그래도 정지석이 잘 풀려야 대한항공은 경기를 좀 더 쉽게 치를 수 있다.
그는 "수비에서 좀 더 도움을 줘야한다는 걸 알고 있다. 내 스스로는 서브와 블로킹이 좀 더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는데 앞으로 남은 경기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석은 KB손해보험과 치열한 2위 경쟁과 봄배구 준비에 대해서는 "선수들끼리 그 부분에 대해선 서로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지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힘줘 말했다.
글_인천/류한준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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