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남는 경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KB손해보험은 21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를 가졌다.
경기 이전, KB손해보험은 6승 15패(승점 18)로 6위, 삼성화재는 5승 17패(승점 17)로 7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더불어 양 팀 모두 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 승패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기에 중요한 경기였다.
1세트부터 치열하게 진행됐다. 세트 중반까지 누구 하나 치고 나가지 못하다 KB손해보험의 블로킹이 살아났다. 그 중심엔 김홍정이 있었다. 16-15에서 김홍정은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이크바이리)의 백어택 공격을 가로막으며 점수 간격을 넓혔다.
두 점 차로 벌리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18-16에서 다시 이크바이리 오픈 공격을 잡아내며 19-16으로 도망갔다. 1세트에만 이크바이리 공격만 3개를 가로막은 김홍정을 앞세워 세트를 따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김홍정은 블로킹 3개에 그쳤지만, 다른 선수들이 블로킹 득점을 쌓는데 도와줬다. 2세트에 비예나가 블로킹 3개를 기록한 가운데 두 개가 김홍정의 블로킹 어시스트가 있었다. 3세트에도 황경민의 블로킹 득점에서, 4세트에 다시 한번 비예나 블로킹에 도움을 주며 5번의 어시스트를 만들었다.
특히 대부분 블로킹과 블로킹 어시스트가 이크바이리 공격이라는 것이 주효했다.
김홍정은 “이전 경기할 때도 느꼈는데, 이크바이리 점프가 높아서 같이 점프하게 되면 블로킹이 잘 안될 확률이 높다는 걸 알았다. 영상 전에 코스랑 블로킹 타이밍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연구를 많이 했다. 첫 번째로 서브도 잘 들어갔지만, 옆에서 블로킹 자리를 잘 잡아준 덕분에 잡아낼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블로킹과 더불어 속공 5점(성공률 71.43%)을 올리며 중앙에서 큰 힘을 보태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KB손해보험은 세트스코어 3-1(25-23, 25-20, 23-25, 25-23)으로 이기며 연패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승리 속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김홍정은 “3세트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긴장감이 많이 풀렸고 결국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4세트까지 중반까지 분위기가 이어졌는데, 잘 이겨내서 승리할 수 있었다. 기분 좋은 승리였다”라고 아쉬움이 섞인 소감을 전했다.
김홍정은 지난 2021-2022시즌부터 KB손해보험의 주장직을 맡게 됐다.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무대까지 밟으며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본인의 두 번째 주장 시즌을 치르고 있는 2022-2023시즌 여정은 힘들었다.
상위권에 자리했던 지난 성적과 다르게 아직 하위권에 머물고 있고, 시즌 초반에는 8연패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주장으로 책임감과 함께 부담감도 많이 느꼈다.
부상 투혼도 있었다. 무릎에 물이 차면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 그럼에도 주장은 팀을, 동료들을 먼저 생각했다.
김홍정은 “성적이 안 나오면 운동할 때 무거운 분위기가 나오는 건 사실이다. 분위기가 잘 나오게 내가 먼저 소리도 많이 지르고 더 밝은 얼굴로 선수들이랑 지내려고 농담도 많이 했다. 내가 후배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내가 먼저 보여줘야 한다. 후배들도 잘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마웠다”라고 털어놨다.
“경기를 계속 지면 팬분들도 실망하지만, 선수들도 모든 걸 다 못 보여드리고 끝난다는 아쉬움 때문에 힘들었다. 경기를 지고 나면 후회가 많이 남는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때도 ‘후회 남는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금도 그렇다. 이젠 후회하지 않도록 하겠다.” 김홍정은 다시 주먹을 쥐며 의지를 다졌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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