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짓 고민이 해결되기도 전에 석진욱 감독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다. 송명근의 경기력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OK금융그룹은 4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과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순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3연패에 빠진 OK금융그룹으로서는 승리가 절실한 경기였다.
아포짓에 투입할 선수를 확실히 정하지 못하며 고민에 빠져 있던 석진욱 감독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아포짓 기용 카드를 다시 꺼냈다. 리시브 안정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아웃사이드 히터로는 송명근과 차지환이 나섰다.
레오는 아포짓 자리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최다인 25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도 50%로 준수했다. 오히려 문제는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발생했다. 송명근과 차지환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차지환이 6점, 송명근이 4점을 올리는 데 그치며 레오의 뒤를 받치지 못했다. 레오를 아포짓으로 투입한 이유였던 리시브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차지환은 35.29%로 비교적 무난했지만, 송명근이 23.08%에 그치며 리시브 불안을 드러냈다. 결국 OK금융그룹은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4연패에 빠졌다.
송명근의 아쉬운 공격력은 공격 효율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6경기에서 송명근의 공격 효율은 15.85%에 그치고 있다. 경기 별로 살펴봐도 40%를 넘은 경기는 1월 17일 KB손해보험전이 유일하고, 1월 22일 우리카드전에서는 –4.35%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공격 효율을 기록할 정도였다.
그 외의 지표들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서브 득점은 1월 13일 한국전력전에서 1득점을 기록한 뒤 최근 5경기에서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서브 범실은 6경기에서 22개를 저질렀다. 최근 6경기 리시브 효율 역시 20.21%에 그쳤다. 1월 22일 우리카드전에서는 리시브 효율 0%를 기록하며 아포짓 적응에 실패하기도 했다.
송명근은 OK금융그룹의 핵심 자원이다. 군 전역 후 바로 선발 출전할 정도로 석 감독의 신뢰를 받았고,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게다가 현재 OK금융그룹은 아포짓 고민 해결을 위해 아웃사이드 히터가 본 포지션인 레오와 차지환이 아포짓으로 나서는 빈도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송명근이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를 확실하게 맡아줘야 차지환과 레오를 아포짓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결국 송명근은 여러모로 OK금융그룹의 위기 탈출을 위한 열쇠를 쥐게 됐다. 팀의 핵심 공격수인 송명근이 살아나야만 OK금융그룹의 경기력이 살아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송명근의 반등은 OK금융그룹의 아포짓 고민 해결에도 간접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과연 송명근은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려 석 감독의 고민을 덜어주고, OK금융그룹을 연패의 늪에서 꺼낼 수 있을까.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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