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김연경이 우승컵을 들고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경은 8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선발로 출격해 블로킹 7개, 서브 1개를 포함해 34점을 터뜨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흥국생명은 2018-19시즌 통합우승 이후 6년 만에 챔피언에 등극했다.
김연경은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마무리를 지었다. 동시에 16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쥐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마지막 포인트 때 눈물이 살짝 났는데 펑펑 울지는 않았다”면서 “3, 4차전이 끝나고 기자분들이 예전 얘기를 많이 써서 속상했다. 사실 1차전 들어갈 때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3, 4차전을 내줄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우리한테 큰 어려움이 왔다. 나한테도 은퇴를 앞두고 이러한 역경이 오는구나 생각하면서도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선수들과 화합하기 위해 얘기도 많이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선수단 너무 고생했다. 멋진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 기억이 가장 많이 남을 것 같다.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 4차례 챔프전에 갔다. 다 다른 팀과 했다. 사실 정규리그 두 번 우승하고 챔프전 한 번 했다. 별 하나 달았다. 별 하나 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구나 생각했다. 3차전이 끝나고도 뭐가 문제지? 항상 열심히 했던 것 같은데 왜 나한테 돌아오는 것은 이것 뿐이지 생각했다. 5차전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마지막 경기라 생각을 했고, 선수들도 홈이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드라마나 영화도 이러한 시나리오는 나오지 못할 것이다. 너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상대 정관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마지막에 고희진 감독님도 ‘연경아 니 수비가 우승 시킨 것이다’고 말하시더라.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관장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많은 부상도 있었고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 스포츠는 한 명이 승리하면, 한 명이 패한다. 정관장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마지막에 우리가 웃게 됐다.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5세트 14-12에서 이고은이 김연경에게 공을 올렸지만 불발됐다. 후위공격을 시도했지만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도수빈 선수가 수비를 잡을 때 파이프 위치 쪽이라 부딪히는 상황이었다. 내게 줄 수 없는 공이라 생각했고, 투트쿠한테 갈 줄 알았다. 14-13이 됐다. 괜찮아 괜찮아 하는데 정말 괜찮지 않았다. 투트쿠가 전위에 있어서 하나만 해달라고 했는데, 이고은 선수가 두 개 정도 주면서 결정이 났다. 잘 마무리가 됐다”면서 “그 포인트보다 3세트 메가 공격 상황에서 내가 네트터치를 했다. 그게 더 컸다. 평소 하지 않던 네트터치를 했다. 이렇게 은퇴하면 계속 악몽을 꾸겠지 생각하면서 했는데 마무리가 좋았다. 악몽을 안 꿀 것 같다”며 힘줘 말했다.
계속해서 김연경은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도 대전으로 이동하든, 인천에서 한 경기를 더 뛸 것 같다. 내일 스케쥴이 나올 것 같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많은 분들 앞에서 인터뷰 하는 것고 꿈 같고, 집에 가서 혼자 있고 며칠 지나면 실감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기억이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일단 회식을 제대로 하고 싶다. 애주가인데 이번 시즌 들어오면서 금주를 오래했다. 회식하면서 많은 재밌는 얘기들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그냥 쉬고 싶다. 친구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여행도 다닐 것 같다”며 계획을 전했다.
끝으로 “많은 분들이 정상에서 왜 은퇴하냐고 하시더라. 내가 상상했던 은퇴 모습이었다.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는 것이었다. 4년 동안 이뤄내지 못해서 안타까웠다. 별 하나 달고 은퇴를 하는 것이 내가 원했던 모습이다”고 말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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