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파이팅을 통해 힘을 얻는다면 그것은 내가 할일이다.”
OK금융그룹은 1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4라운드 남자부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8, 19-25, 25-19, 25-21)로 승리했다.
송명근은 선발 출전하지 않았지만 매 세트 중요한 순간 코트를 밟았다. 코트에 그가 들어오면 경쾌한 공격이 이어졌다. 그는 이번 경기 블로킹 2개 포함 13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 역시 57.89%로 높았다. 그의 공격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기찼다. 그러나 승리에도 송명근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밝지 않은 모습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송명근은 “전체적으로 팀 경기력이 안 좋았다. 경기 후에 ‘이런 경기력이 계속되면 힘들다’라고 말했다. 다음 경기는 잘 준비하겠다”라며 승리에도 단호했다.
그는 전역 후 곧바로 코트에 투입됐다.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그러나 다음 경기 흔들리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가 생각하는 경기력은 얼만큼 올라왔을까. 송명근은 “개인적으로는 괜찮다. 내가 들어가면 상대가 서브를 나한테 구사한다. 감독님도 그 부분을 강조하신다. 리시브를 잘 버텨준다면 팀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본인 스스로의 모습에는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팀을 위해 본인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합류한지 얼마 안 된 그이기에 아직 세터와 호흡도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송명근은 “아직 완벽한 타이밍은 아니다. 내가 준비를 더 해야 한다. 올라온 공을 확실히 해결할 수 있을 때 (곽)명우 형에게 공에 대한 주문을 하려 한다.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 내가 더 노력해서 잘 때려야 형도 나를 믿고 올려줄 수 있다”라며 본인 보다 다른 선수들 먼저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다.
석 감독은 송명근에 입대 전보다 블로킹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그는 옅게 웃음 지으며 “밖에서 경기를 보니 상대가 어디를 좋아하는지 잘 보였다. 연습 때 많은 시도를 했는데 잘 풀렸다. 그리고 전력 분석을 통해 주변에서 피드백을 많이 해줘서 조금 나아졌다. 아직은 더 좋아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송명근’을 떠올리면 강한 공격이 생각나곤 한다. 이제 그는 팀의 중심에서 살림꾼 역할을 해야 한다. 리시브에 가담하면서 공격 리듬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정말 편했다”라고 말하며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이어 송명근은 “내가 해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 이겨내야 한다. 리듬이 한 번 깨지면 다시 찾기 어렵다. 팀 시스템상 세 명이 리시브에 가담한다. 내가 버텨내야 할 부분이기에 리시브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며 힘줘 말했다.
석진욱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송명근은 주전으로 뛸 실력이다. 그러나 레오가 터지지 않아 팀이 흔들릴 때 송명근이 투입되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그 부분 때문에 그를 후에 투입했다. 차지환과 송명근이 해결해준 것이 이번 경기의 잘된 점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송명근은 단순히 공격수 한 명이 아니라 팀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팀의 중심이다. 전역 후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코트를 누비는 그에게 거는 기대 역시 커졌다.
송명근은 보는 사람까지 웃음 짓게 만드는 선수다. 코트 위 누구보다 다른 선수들을 격려하고 다독이며 파이팅을 외친다. 코트 밖까지 전해지는 그의 에너지에 모두가 힘을 내고 있다. 부용찬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만들며 코트 위 활기를 입히고자 하는 그는 “다른 선수들이 내 파이팅을 통해 힘을 얻고 웃을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할 일이다”라며 누구보다 팀원들을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전역 후 제2의 배구 인생을 만들어가는 송명근. 그의 파이팅이 코트를 넘어 팬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해보자.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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