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HE RIVAL' 믿고 쓰는 쿠바산 폭격기

권민현 / 기사승인 : 2016-01-12 1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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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권민현 기자] 지난 시즌, ‘시몬스터’ 열풍이 일어났다.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강타를 때렸다. 서브도 대포알처럼 강력했다. 거대한 성벽처럼 막아선 탓에 상대 공격수들은 그 앞에서 제대로 된 공격을 해보지 못했다. 시몬(29) 활약에 힘입어 OK저축은행은 창단 2년만에 첫 우승을 일궈냈다. V-리그 2년째인 올해, 같은 쿠바출신 오레올 까메호(30, 현대캐피탈)가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개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챔피언’ 시몬 ‘내가 최고’
V-리그 데뷔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43점, 후위공격 13개, 서브득점 6개, 블로킹 3개)하며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그해 OK저축은행이 정규리그 2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전력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우승을 차지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무리한 탓일까? 무릎에 탈이 났다. 지난 7월 무릎건염 수술을 받았고, 6개월여에 달하는 재활기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개막 하루 전에 복귀를 선언,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기대와 우려 속에 시몬은 개막전 삼성화재를 상대로 30점, 65.9%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정말 재활중인 선수가 맞나 싶었다. 이후, 11월 3일 우리카드, 8일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 위용을 뽐냈다. 1라운드 MVP를 수상한 것은 보너스다. 김세진 감독과 동료들은 시몬이 보여준 경기 내외적인 모습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시몬은 빠른 공격보다 높이를 적극 이용한다. 속공, 후위공격 비중이 68.7%를 차지한다. 세트당 0.74개를 기록하며 블로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박원빈이 블로킹부문에서 2위를 달릴 수 있는 것도 시몬 영향이 절대적이다. 팀 내에서 시몬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도전자’ 오레올 ‘스피드 배구를 구현하다’
3년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오레올은 지난 2년간 러시아 리그 로코모티브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했다.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이 부임하면서 스피드 배구로 컬러를 바꿨다. 세터 출신으로서 리시브 능력도 함께 보유한 오레올은 이를 완성시킬 적임자였다. 최 감독은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한 외국인 선수가 필요했다. 오레올은 이에 적합한 선수다”라고 밝혔다. 덕분에 팀 전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었다. 문성민을 라이트로 돌려 공격력이 강화됐다.

10월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V-리그 복귀전을 가졌다. 주전세터 노재욱과 좋은 콤비네이션을 과시, 37점, 63.5%로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자축했다. 최 감독은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영입한 것이었지만, 그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레올의 장점은 다양한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 블로커보다 빠르게 점프한 이후, 정점에서 스파이크를 때린다. 빠른 공격을 선호하는 탓에 오픈공격보다 퀵오픈에 비중을 두고 공격을 시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세트가 안 좋게 이뤄져도 상대 블로킹 라인을 보며 쳐내기를 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어 전체 공격성공률도 61.5%로 높은 편이다. 현재까지 그는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리시브 성공률도 52.6%를 기록하며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기도 한다. 경기 외적으로 팀원들과 융화도 잘 되는 편이다.



맞대결? 현재까진 무승부
같은 쿠바 출신이지만, 오레올과 시몬은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맞대결이 재미있을 터. 둘이 가진 첫 만남은 10월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있었다.

초반부터 불꽃 튀었다. 오레올은 빠른 공격 위주 강타를, 시몬은 중앙에서 속공 비중을 더 높였다.

1차전 승자는 OK저축은행이 1세트 열세를 딛고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뒀다. 최종기록은 오레올이 21점, 공격성공률 66.7%를 올렸고, 블로킹도 3개를 기록했다. 시몬은 27점, 공격성공률 54.3%를 기록했다. 아이러니한 부분은 블로킹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것. 대신, 서브득점 2개를 기록하며 상대 리시브라인을 흔들었다.

11월 2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있었던 두 번째 만남은 정반대였다.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조력자를 자처한 오레올이 타이밍 빠른 공격으로 상대 블로커를 따돌렸다. OK저축은행 블로커들은 오레올을 단 한번도 막아내지 못했다. 시몬은 주공격수로서 속공보다 후위공격에 비중을 더 둔 모습이었다.

결과는 현대캐피탈이 세트스코어 3-0으로 설욕에 성공했다. 오레올은 17점, 공격성공률 61.5%를 기록한 반면, 시몬은 26점, 59.5% 공격성공률을 이뤘다. 개인성적에선 시몬이 앞섰지만, 팀 승리를 등에 업은 오레올이 더 활짝 웃었다.

앞으로 두 팀 맞대결은 4번이다. 오레올과 시몬이 보여줄 맞대결,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사진 :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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