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쑥쑥 자라라 배구 꿈나무들이여!' 제7회 KOVO컵 유소년 배구대회

권민현 / 기사승인 : 2016-02-03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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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권민현 기자] 2005년에 출범한 프로배구는 매 시즌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중간에 위기를 맞이하긴 했지만, 극복했다. TV시청률은 프로농구를 넘어선 지 오래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했다가 자칫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위기론이 싹트기 시작했다. 유소년 배구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뿌리깊은 나무’를 심기 시작한 이후, 자그마한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바로 제 7회 KOVO컵 유소년 배구대회에서다.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개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유소년 배구 육성 사업,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은 배구교실을 따로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배구부가 없는 학교를 직접 찾아가 방과 후 수업으로 편성, 용품지원 및 지도자 파견을 통해 꿈나무들을 육성하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처음 24개 초등학교로 시작해서 2013년 26개 초등학교, 올해 전국 각지에서 40여개에 달하는 초등학교에서 약 1,940여명 인원을 대상으로 방과 후 및 정규수업으로 편성되어 진행된다.

유소년 배구 육성 사업이 가지는 궁극적인 목표는 선수육성과 동시에, 새로운 팬을 창출하는 데 있다. 프로무대에서 팬은 큰 자산이다. 어린 선수들이 배구를 처음 접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가족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나중에 새로운 팬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효과도 같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 자원들을 가르쳐야 할 지도자 육성이 필수다. 현재 20명에 달하는 지도자들이 1인당 초등학교 2개씩 맡고 있다. KOVO 유소년 육성위원회 위원들은 현장에서 지도자들이 겪는 애로사항을 적극 수렴, 보완한다. 매년 3~4회씩 워크샵을 진행, 통합교육, 강의 시연, 더 좋은 교육방법이 있는지 토론하는 시간도 가진다.

교육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대한배구협회와 협업을 통해 현재 실정과 나이대에 맞는 커리큘럼을 정비 중이다. 즉, 유소년 선수들을 위한 전용 교본 개정을 앞두고 있다는 말이다. 교본이 완성되어 체계적으로 배포된다면, 일선 학교에서도 원활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지도자 스스로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이들에게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브훈련을 진행할 때, 벽에 맞춰야 할 지점을 표시해 그곳을 명중시키게끔 한다. 농구골대를 이용해 리시브 연습을 하기도 하는 등, 노하우와 재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유애자 유소년육성회 위원은 “지도자들이 전체적으로 잘해주고 있다. 실력과 인성을 함께 교육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자질이 향상됐고, 아이들 인격체가 형성됐다”며 “향후 대한배구협회와 협의를 통해 지도자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KOVO는 2016년에 51개 초등학교 2,500명 규모로 늘린다. 여기에 일부 지역만이 아닌, 비 연고 지역에도 확대될 예정이다. 서순길 유소년육성회 위원장은 “배구를 중점적으로 지도하는, 이른바 배구 사관학교 같이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이 학교들로 하여금 배구부 창단을 유도할 수 있다. 재정적 여유만 된다면, 제주도에도 확대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7번째 생일 맞은 KOVO컵 유소년 배구대회
12월 12~13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KOVO컵 유소년 배구대회 현장. 그간 진행했던 유소년 배구 육성 사업성과를 잠시나마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회가 거듭될수록 참가 팀도 늘었다. 첫 대회 때는 하루만에 모든 일정이 소화될 정도였지만, 지금은 결선 이외에 각 지역별 예선까지 치러질 정도다.

참가 팀 수도 25개팀 360여명 규모에서 현재 42개팀 65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기량도 나날이 올랐다. 김학민처럼 때렸고, 한선수처럼 세트했다. 수준이 낮을 것이라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칠 법 했다. 코트 안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대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그저 넘기기에 급급했다. 세월이 지나서 어린 선수들이 스파이크도 때리고 서브도 다양하게 구사할 정도다. 기술적으로 정말 많이 늘었다”고 언급했다.

학부모들 관심도 높았다. 관중석 한 켠에 자리잡고 목청 높여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 환호에 같이 응해줬고, 기뻐했다.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이 하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도 재미를 느꼈다. 손에 절로 땀이 날 정도다. 아이가 좋아하니까 나까지 좋아하게 되더라”며 호응했다. 학부모 B씨는 “아이 때문에 배구를 보게 됐다. 하는 걸 보면 절로 응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 C씨는 “아이가 배구를 하다 보니 협동심이 절로 길러졌다. 팀 스포츠다 보니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이것을 하려고 아침 일찍 일어날 정도다. 전체적으로 좋다”고 일상적인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해내자, 학교에서도 관심을 가졌고,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진주 금성초 하궁준 교장은 13일 중학년부 경기 내내 벤치를 지키면서 힘을 불어넣어줄 정도였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거릴 정도다.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틀간 고학년부(초등학교 5~6학년), 중학년부(초등학교 3~4학년부)로 나뉘어 개최됐다. 예선전 거의 모든 경기가 2-1로 끝날 정도로 치열한 접전이었다. 실력자도 있었다. 고학년부에 출전한 대전 신계초 윤진용(6학년)은 176cm에 달하는 높이를 앞세워 상대 코트에 강타를 펑펑 때렸다. 진주 금호초 서지윤(6학년)은 여자선수임에도 불구, 남자선수 앞에서 스파이크를 성공시켰다. 미래의 이재영을 보는 듯 했다.

중학년부는 공격적인 모습보다 리시브, 서브 등 기본적인 부분에 충실했다.





대회이니만큼, 우승팀은 가려야 하는 법. 고학년부에선 대전신계초가 진주금호초를 세트스코어 2-0(21-10, 21-14)으로 꺾고 지난 10월에 열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이어 2개월여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대전신계초 최용민 지도자는 “2년간 해오면서 학교 지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고, 대회에 나가는 선수 뿐만 아니라 해당학교 학생들 모두 이들을 보며 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모든 것이 배구팬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학년부에선 서울목동초가 진주금성초를 2-1(21-18, 11-21, 15-10)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대회 최우수선수로는 고학년부 윤진용, 중학년부 김경민(서울목동초 4학년)이 수상했다.

위만 바라보다가 날개가 꺾일 수 있다. KOVO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 유소년 배구를 육성, 풀뿌리부터 다지려 한다. 5년이 아닌 50년을 보고 운영해야 하기에, 이들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VOICE OF KOVO 서순길 유소년육성회 위원장
대회를 모두 마쳤다. 소감?
지역별로 예선전을 치러서 본선까지 소화했다. 어린 선수들 기량이 올라가니 뿌듯하다.

경기 중에도 어린 선수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 마음을 보듬어주려고 했다. 아직 어리니까 졌다는 사실에 상처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이들에게 의도적으로 다가가 마음을 달래주려 했다.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과 어떤 교감을 나누는가?
현장에서 지도자들이 말하는 문제점에 대해 보완하려고 한다. 여기에 각 학교별 체육부장 및 교장 등에게 수시로 묻는다.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이 사업을 진행할 것인가?
비록 일반 보통학교지만, 배구를 중점적으로 지도하는 학교, 이른바 배구사관학교를 만들고 싶다. 궁극적으로 배구부 창단, 저변확대를 유도하고, 적극적으로 선수발굴에 힘쓸 것이다.



VOICE OF COACH 나혜원 지도자 /수원능실초, 수원송림초 지도
유소년 지도자로서 소감?
KOVO에서 진행하는 이 사업을 알게 될수록 자부심을 가지게 됐고, 가르치는 데 책임감도 들었다.

어린 선수들을 가르쳐보니 어떤가?
즐기면서 하다 보니 눈높이에 맞춰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잘 따라오고 있다. 지도자 역할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관심이 동반되어야 한다. 결국, 학생, 지도자, 학교가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부분을 주로 지도하는지?
배구에 대한 이해를 많이 시켜주려 한다. 개인별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게 지도하려고 한다.

앞으로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가?
일반 학생들이다 보니 흥미가 떨어지면 배구를 안 하게 된다. 먼저 흥미를 이끌어내 관심을 이끌어낸다면, 배구에 대해 좋은 쪽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사진 : 문복주, 권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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