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국배구 밝은 미래 위해 뿌리부터 다진다' 신원호 KOVO 사무총장

권민현 / 기사승인 : 2016-02-04 1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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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김종건 스포츠동아 전문기자] 한국배구연맹(KOVO) 신원호 사무총장은 12월 21일 바빴다. 이날 KOVO는 KBS N과 5년에 200억 원을 받는 블록버스터급 방송권 계약을 성사시켰다. 보안을 유지했던 비밀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라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프로배구가 실업배구의 울타리를 벗어나 독립을 외쳤던 2005시즌 첫 번째 방송권 계약과 비교한다면 12시즌 만에 13배 성장을 이룬 것이다. 2016~2017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5년간 안정적인 방송 플랫폼과 재원을 확보한 KOVO는 조만간 타이틀스폰서 계약도 마무리하려고 한다. 프로리그를 움직이게 만드는 튼튼한 바퀴 2개를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KOVO 사무실에서 신 총장으로부터 반환점을 돈 2015~2016시즌 V-리그 중간결산과 미래 V-리그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5~2016시즌도 절반을 넘겼습니다. 이번 시즌을 중간평가 하신다면?
2가지 포인트를 가지고 시즌을 보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여자부에 새로 도입된 외국인선수 제도의 안착여부였습니다. 지난 시즌보다는 수준이 떨어지는 외국인선수들이 경기를 했을 때 시청률에서 어떤 변화가 오고 팬들 반응은 어떤지, 또 경기력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궁금하게 지켜봤습니다. 두 번째는 각 구단별로 마케팅과 팬서비스 등에서 얼마나 프로화된 모습을 보여주느냐 여부였습니다.



지켜보신 결론은 어떻습니까?
경기력은 예상대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외국인선수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줄어들었고 몇몇 팀은 토털배구를 시도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시청률은 시즌 초반 떨어졌지만 회복 추세에 있고 국내 선수들 기량발전도 더디지만 변화가 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제도가 정착할 때까지는 2~3시즌은 더 필요하겠지만 전체적으로 구단의 비용부담을 줄여주고 국내선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팬 서비스도 각 구단이 서로 벤치마킹해서 좋은 것들은 빨리 따라하고 있습니다. 현대캐피탈이 먼저 시도했던 라이징 응원을 흥국생명이 따라하고 있고 에어벌룬 등 이벤트도 눈에 띕니다. 전보다 서비스와 볼거리가 늘었습니다. 경기장 시설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패밀리 룸과 커플 존 등 다양한 좌석을 도입해 관중에게 볼거리, 즐길거리 등을 주기 위해 구단이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는 연맹이 추구하는 방향과도 일치합니다.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구단이 책임감을 갖고 한다면 팬서비스는 더 좋아질 것으로 봅니다.



남자부는 내년부터 예정보다 한 시즌 빨리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우려사항은 없나요?
당초는 여자부에서 2년 정도 시행해본 뒤 2017~2018시즌부터 남자도 트라이아웃을 실시하려고 했는데 이사회에서 1년을 앞당겼습니다. 여러 부분에서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부와 달리 전 세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고 30만 달러 돈이면 충분히 좋은 선수가 온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리스크는 있지만 준비를 철저히 해서 문제를 사전에 없애려고 합니다. 트라이아웃 명분은 지나친 외국인선수 중심에서 벗어나 국내선수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습니다. 다행히 젊은 감독들이 활로를 모색하고 있고 새로운 배구를 시도해 긍정적입니다.



오늘 중계권 협상을 마무리하셨는데 200억 원을 어떻게 쓸지 궁금합니다.
KOVO는 그동안 재정 안정성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어느 정도 갖출 것으로 봅니다. 100억 원 이상 자본금이 축적될 것입니다. 이 돈은 앞으로 외부환경에 따라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에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기금으로 둘 예정입니다. 현재 KOVO는 공기업 3곳, 금융기관 7곳, 일반기업 3곳이 구단운영 주체인데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떤 일이 생길지 예상하기 힘듭니다. 예전 IMF 때도 많은 구단이 없어졌습니다. 이사회에서도 혹시 문제가 생기는 한 두 팀을 1~2년간 임시로 유지할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습니다. KOVO는 기금으로 건물을 사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해마다 리그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제외하고 생기는 수익은 앞으로 구단에 돌려줘 부담을 줄여주려고 합니다. 우선 당장 2016년 남녀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때 들어가는 비용도 일정부분은 연맹에서 부담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선수기근 현상이 걱정되는데 유소년 육성을 위한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인데요.
KOVO가 앞으로 전력할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 2015~2016올스타전 입장수입도 전부 유소년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자부심과 동기를 주고 어린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소년 지원은 3개 축이 있습니다. 문체부에서 지원하는 주최단체 지원금과 각 구단이 신인을 지명하면서 부담하는 드래프트 지원금과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실시로 각 구단이 절약한 비용 등을 이용해 ▲연고지 육성학교 지원 ▲초중학교 대회의 타이틀스폰서 지원 ▲초등학교 남녀 베스트6 선발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결정은 이사회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KOVO와 각 프로구단은 유소년을 발굴하고 저변을 넓히는데 지속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할 것이고 그 효율성도 따져볼 겁니다. 배구 꿈나무들이 V-리그의 미래입니다.



이번 시즌을 보면서 느낀 점인데 심판 숫자가 너무 적고 베테랑이 많아서 이들이 은퇴하면 앞으로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판육성도 유소년선수육성처럼 서둘러야 할 것 같은데요.
지난해 심판아카데미를 통해 프로선수 출신 송인석, 김은영 심판을 뽑았는데 심판양성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이는 심판 처우문제와 인식 차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프로야구처럼 모든 심판을 다 계약할 수는 없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계속 심판들 처우를 올리고 수준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심판 아카데미는 계속 실시해 꾸준히 새로운 젊은 심판들이 V-리그에 들어오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해마다 선심 가운데 1~2명을 주 부심으로 올리도록 해서 젊은 심판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생각입니다. 이미 그 예산은 확보해뒀습니다.



요즘 몇몇 구단은 연맹이 빨리 만들어줘야 할 규정으로 2차 드래프트와 2군 제도를 손꼽습니다.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습니다. 선수수급 불균형과 FA선수 보상제도에 대해 구단 의견을 물어보겠습니다. 내년 V-리그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워크숍 때 아젠다로 이 안건을 올릴 생각입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보호선수 규정 때문에 선수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또 기량이 있는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지 못한 채 벤치에서 앉아 있습니다. 구단 이해가 얽힌 사안이지만 팬과 선수들을 위한 전향적 방안을 찾아보겠습니다.

2군제도 실시도 지금 당장 원하는 구단과 그렇지 않은 구단이 있는데 단계적인 접근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만일 선수단이 늘어나면 구단별로 고정비가 많이 늘어나는데 우선 선수정원을 어떻게 하고 2군을 한다면 선수를 얼마나 더 늘려야 하는지 등을 따져봐야 합니다. 그래서 1차로 비주전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업리그의 번외경기에 나가도록 하고 그 비용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등을 고려해보려고 합니다. 그 다음 단계로 2군을 원하는 구단끼리 비 시즌에만 경기를 하도록 유도해 자연스럽게 2군제도와 리그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6년은 리우 올림픽의 해입니다. 남자는 본선진출에 실패했지만 여자는 희망이 있습니다. 여자 대표팀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입니다만.
2012 런던올림픽 때 지원해준 사례가 있습니다. 그 때를 기준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당초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은 5월에 실시하려고 했는데 배구협회에서 올림픽 예선전을 대비해 4월 말까지는 끝내달라는 요청이 와서 앞당기려고 합니다. KOVO와 각 구단은 올림픽을 위해 최대한 지원을 할 겁니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우리 배구와 V-리그 경쟁력도 높아집니다.



끝으로 더스파이크 독자를 위해 새해 덕담을 해주신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배구전문지 더스파이크의 창간 목표가 3가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배구 팬에게 뉴스를 알려주는 것은 전문지의 기본이고 더스파이크가 우리 배구의 역사를 보다 많이 알려주는 역사의 장, 일반 팬이 모르는 배구 룰을 알려주는 지식의 장, 후배들이 더스파이크를 통해 배우는 지혜의 장이 되기를 원합니다. 더스파이크를 통해 배구 모든 뉴스를 알고 역사와 지식 지혜를 넓혀주는 기회가 모든 배구팬들에게 돌아가기를 기대합니다.


#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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