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뿌리 내린 8년, 화려한 미래를 꿈꾸다' 화성 송산고등학교

권민현 / 기사승인 : 2016-03-04 13: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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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권민현 기자] 배구부가 생긴 지 이제 8년 째다.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세웠고, 꽃을 피우려 한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창대한 끝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린다. 밝은 미래를 꿈꾸는 곳.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송산고등학교(교장 전웅)배구팀을 찾았다.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961년 4월에 개교한 송산고. 2009년 4월에 배구부 창단을 알렸다. 의미가 있었다. 이전까지 송산중에서 배구를 했던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진학했다. 때문에 화성이라는 지역 내에서 할 수 있게끔 연계성을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마침 2008년 실업팀 화성시청이 창단됐고, 이듬해 송산고까지 이어짐으로써 체계적인 선수 육성체계를 구축했다.

초대 감독으로 1999년 청소년대표로 활약했고, 한양대, 한국전력을 거쳐 당시 화성시청 주장을 맡고 있던 강보식 씨가 선임됐다. 창단멤버로 송산중을 졸업한 김재균(라이트), 김봉남(세터), 윤희영(리베로), 조용복(레프트), 본오중 출신 박현수(센터), 양정민(센터), 부천 계남중 정준혁(센터, 현 성균관대) 등 총 7명으로 구성, 팀을 꾸렸다.

학교에서도 배구부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8년 배구부 숙소를 준공, 창단과 동시에 개관했다. 화성시에서 25억을 투자받아 체육관을 준공,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 여기에 경기도체육회, 송산고 총동문회, 화성시 배구협회에서 창단지원금과 용품을 지원, 훈련하는 데 지장이 없게끔 했다.

강 감독 동문인 한양대에서도 힘을 보탰다. 김세진, 최태웅, 석진욱, 이경수, 한선수 등이 주축을 이루는 한양대 배구동문 봉사모임인 ‘사랑의 실천모임(이하 사실모)’에서 2012년 재능기부를 하기도 했다.

많은 기대 속에서 닻을 올렸지만,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신생팀인 탓에 선수 모집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창단 후 2년 동안 지는 경기만 하다 보니 선수들 사기가 떨어졌다. 창단 2년만에 처음으로 코치까지 선임했지만, 기대하는 성적은 내지 못했다.

조급해하진 않았다. 학교측도 당장의 우승에 연연하지 않았다. 강 감독 이하 선수들을 믿었다. ‘키워야 한다’는 의미에 중점을 두고 선수 육성에 힘썼다. 학부모들 역시 경기에 지더라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어느덧 기틀을 잡았다. 송산중에서 배구를 했던 선수들은 이변이 없는 한 송산고로 진학, 기존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다른 학교에서도 입학 문의가 들어올 정도였다. 이제는 이기는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 정동근(22, 현 삼성화재)이 팀을 이끈 2012년, 전국에서 가장 치열하다는 전국체육대회 경기도 평가전에서 당당하게 우승, 창단 처음으로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했다.

선전은 계속 되었다. 2013년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제68회 종별배구선수권대회에서 세터 황택의(23, 현 성균관대)를 앞세워 결승전에서 만난 인하사대부고를 3-1(18-25, 25-19, 25-14, 25-18)로 꺾고 창단 5년만에 첫 우승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강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전과는 달랐다. 그 모습 속에서 선수들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평했다. 그해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 출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창단 처음으로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2014년에도 송산고 기세는 이어졌다. 3학년이 된 황택의 세트워크가 빛을 발했다, 한국민(20, 인하대 진학예정) 등 공격수들은 이를 이어받아 강타를 펑펑 뿌렸다. 덕분에 4월에 열린 춘계 전국남녀중고배구연맹전에서 벌교상고를 세트스코어 3-0(25-22, 27-25, 25-18)으로 꺾고 창단 두 번째 우승을 거뒀다. 강 감독은 그동안 쌓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남자유스(18세 이하)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는 겹경사를 누렸다. 2015년 9월에 열린 화성시장배 춘계 중고배구연맹전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민은 성인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정동근은2015~2016시즌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삼성화재 부름을 받아 송산고 출신 1호 프로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 선수들을 소개합니다!
주장을 맡고 있는 박원범(19)은 중앙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194cm 키에 팔이 길고, 점프력이 좋다. 중학교 때부터 배구를 시작해서 기본기가 부족한 편이지만 피나는 노력을 통해 왕성한 기량발전을 이뤄냈다.

홍상혁(19, 194cm)은 주 포지션인 레프트 뿐 아니라, 라이트, 센터까지 소화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퀵오픈, 시간차 등 빠르고 다양한 공격을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주전세터자리를 꿰찬 홍기선(19, 188cm)은 낮고 빠른 세트로 공격수들을 잘 살린다. 경기 외적으로도 배구에 관한 것만 생각한다. 쉬는 시간에도 상대팀 분석에 신경을 쏟을 정도다.

리베로 박경민(18 178cm)은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후위를 책임지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해 기본기, 센스가 좋은 편이다. 여기에 순발력까지 좋다. 2014년 18세 이하 청소년대표 출신인 노경민(18, 186cm)은 소사중학교 시절 보여줬던 모습을 서서히 되찾아가며 팀에 보탬이 될 준비를 마쳤다. 오흥대를 비롯한 송산중 출신 신입생 5명도 기량이 비교적 좋은 편이어서 조직력만 잘 갖춰진다면 우승권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다.



사회에 도태되지 않는 인격체 만들고파
강 감독은 “배구가 아닌, 다른 것을 통해 성공할 수 있게끔 선수들에게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이유가 있다. 배구선수로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1~2%밖에 되지 않는다. 향후 지도자로서 성공하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배구가 아닌 다른 방면으로 성공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선수들 모두 오전 수업에 참여하고 오후에 훈련을 진행, 스스로 공부하게끔 유도한다. 이는 ‘배구선수’가 아닌 ‘사람’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강 감독 의지다. 실력보다 인성, 인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경기는 질 수도,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 선수들이 스스로 꿈을 가지고 행동하고,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우선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배구부 창단된 지 8년째다. 신입생이 들어올 때마다 “2009년 송산고 창단 이후 선배들이 하나씩 쌓아가고 있는 전통있는 송산고로 온 것을 환영한다”며 신입생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전통을 만들어나가는 곳, 꿈을 이뤄나가는 곳, 송산고 배구부가 보여줄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INTERVIEW" 강보식 감독
동계훈련 계획?
1월 7일부터 제주도로 4박 5일간 훈련 및 휴식 차 다녀올 것이다. 이후, 다른 학교를 방문해 훈련 경기를 많이 가질 것이다. 그 외 기본기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목해야 할 선수?
3학년인 박원범, 홍상혁, 홍기선을 기대해 볼 만 하다. 2016년에 한국민, 이병준이 졸업한다. 그들 공백을 메워 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2016년 목표?
초반에는 조직력을 다지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다. 중순부터 4강 및 우승권을 노려볼 수 있다. 신입생 5명 기량이 괜찮다. 이들을 잘 키우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송산고등학교 ROSTER
이름 학년 신장 포지션 출신학교
박원범 3 194㎝ 센터 본오중
홍상혁 3 194㎝ 레프트 송산중
홍기선 3 188㎝ 세터 송산중
장희준 3 195㎝ 라이트 송산중
김신우 2 190㎝ 센터 송산중
노경민 2 186㎝ 레프트 소사중
박경민 2 178㎝ 리베로 소사중
이상우 2 180㎝ 리베로 연현중
김승빈 2 186㎝ 레프트 소사중
오흥대 1 175㎝ 라이트 송산중
배민서 1 180㎝ 센터 송산중
백태규 1 181㎝ 레프트 송산중
백봉규 1 190㎝ 세터 송산중
김현민 1 192㎝ 센터 송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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