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새로운 신스틸러 등장' 돌아온 예비역 신영석·진상헌·안준찬

권민현 / 기사승인 : 2016-03-11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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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조인식 OSEN 기자] V-리그 남자부에 예비역 바람이 분다. 상무에서 제대한 예비역 선수들은 매년 정규시즌 막바지 각 팀의 순위경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군 복무를 마치고 소속 팀에 복귀한 신영석(현대캐피탈), 진상헌(대한항공), 안준찬(우리카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대 직전 달콤한 말년휴가를 보내고 있던 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인터뷰는 1월 15일 이뤄졌다)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동료들과 새롭게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신영석 아직 몸을 만드는 중이라 정확히 어느 수준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볼 다루는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다.
진상헌 박삼룡 감독이 배려해주셔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당장 맞진 않겠지만 오랫동안 같이 해온 선수들이라 금방 적응할 것이다. (한)선수 형과는 대학 때부터 10년이 넘었다.
안준찬 (김)광국이 형과는 2년 전에도 맞췄고, (이)승현이와도 상무에서 같이 해봤다. 볼 높낮이가 조금 바뀌겠지만 점점 괜찮아지고 있다.



소속 팀 경기를 보며 어떤 기분이었나?
현대캐피탈은 생소한 배구를 하고 있어서 흥분된다. 나도 새롭게 시작하게 되어 좋다. 우리카드에서 했던 스타일도 있지만 새 팀에서 할 몫이 있다. 과거의 것을 고집하면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아 팀 전술에 녹아들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처음으로 겨울시즌에 경기를 하지 않았다. 내가 빠진 대한항공 경기를 보는 것은 어색하다. 내가 상무에서라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이대로 잊혀 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자극하며 열심히 해야겠다는 채찍이 됐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시간도 많아서 좋았다.
내 자리에 다시 들어가면 어떻게 할지를 많이 생각했다. 입대 전부터 리시브와 수비 능력을 향상시키자는 생각을 했다. 지금 팀도 그런 부분이 필요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2년간 상무 생활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나?
의미가 많다. 아시안게임(2010, 2014)에서 두 번 실패한 뒤 너무 힘들었다. 큰 목표가 사라지면서 갈피를 못잡고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결국 내 길을 찾았고,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전보다 여유가 생겼다. 돌아보니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준찬이, 영석이와 대화를 많이 했다. 영석이가 같은 포지션 중에서 우리나라 최고 선수이고,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무에서 같이 생활하며 관찰하니 연구를 많이 하더라. 영석이는 기록하는 습관이 있고, 남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다른 방향으로 보려고 한다. 나도 많이 배웠다. 경기가 많은 편이 아니라 재활할 시간도 충분해서 좋았다.
군대라고 생각하면 여유가 없다할 수 있는데, 운동에만 신경 쓰니 좋다는 기분보다는 빨리 뛰고 싶다는 생각뿐이다(웃음). 상무 생활은 큰 도움이 됐다.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졌고, 기술적으로 부족한 것도 정비할 수 있었다. 적절한 시기에 좋은 곳에 와서 도움이 됐다.



상무에 있으면서 발전한 부분과 아쉬운 점은? 스스로 점수를 매기자면?
하지 않았던 것을 하려고도 했는데, 나를 코트에서 빛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2년 동안 그 하나를 발전시키자고 생각을 바꿨다. 농구 선수들이 슛을 수 천 번 던지듯 블로킹 동작을 수 천 번 하면 깨달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연구했다. 긍정적인 것 이상의 큰 깨달음을 얻어 아쉬움은 전혀 없다. 충분히 100점을 줄 수 있다.
프로에 비해 경기 일정이 힘들지 않아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 쓸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일병 때 동계훈련을 하다 무릎부상을 당해 재활이 길었다는 점이다. 영석이와 경기도 많이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하지만 몸을 여유 있게 만들 수 있어 좋았다.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며 자극 받고 스스로를 강하게 다졌다. 나도 만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언더핸드 리시브를 하다가 굴절이 심한 플로트 서브를 잘 받으려고 오버핸드로 리시브 방식을 바꿨는데, 조언을 구할 곳이 없어 외국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혼자 공부했다. 그 부분을 많이 연습하고 싶었는데, 계획한 것을 많이 해내서 90점을 주고 싶다.



세계군인체육대회나 KOVO컵 등 여러 대회에 나갔는데 기억에 남는 대회는?
아마도 모두 세계군인체육대회일 것이다. 정말 신선했다. 나라를 대표하는 군인으로 참가했는데 우승하지 못해 아쉽다.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만 2개를 따서 여기선 은메달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3위를 하게 되어 아쉽지만 잊지 못할 대회였다.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무릎이 다시 안 좋아졌다. 박삼룡 감독이 출전이 가능한지 물으셨다. 그래서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빠졌다. 관중석에서 모든 경기를 지켜 봤다.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생각도 들고 아쉬웠다.
마찬가지로 3위를 해서 아쉽다.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2-3으로 진 것이 제일 아쉬웠고 제일 기억난다. 이란을 이기고 끝내 동메달을 땄다. 메달이 걸려 있어 간절했다.



상무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부대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부대에 있는 2년이라는 시간이 100점 만점이 될 수 있게 노력했다. 군대에 있다고 안 좋다는 생각만 하지 말고 값진 시간을 활용했으면 좋겠다.
(김)정환이나 (이)효동이 같은 친구들을 보면 자기 관리도 철저해서 특별히 해줄 얘기는 없다. 제대 앞두고 불안해하지 말고 지금부터 자기 것을 쌓았으면 좋겠다. 감독님께도 감사한다. 많이 도와주셔서 기술적, 정신적으로 많이 발전했다. 나중에 감독님 같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운동에 열정이 있으시고, 자상한 면이 있다.
감독님은 나이 많은 나를 받아주시고 많은 기회를 주셨다.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셔서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후반기에 투입되는데 목표나 각오는?
개인적인 욕심은 버리고 팀에 적응해 우승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부상 없이 팀 상위권 도약에 도움이 되고 싶다. 잘 돌아왔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리시브를 해줘야 한다. 코트 밖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



꼭 이기고 싶은 팀과 상대는?
전 소속팀인 우리카드는 만난 적이 없으니 이겨본 적도 없다.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한 번 만나보고 싶다. 막아보고 싶은 선수는 시몬(OK저축은행)이다. 센터 중에는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선수다. 어쩌면 마지막(챔피언 결정전)에 만날 선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 이기고 싶다(웃음). 특정 팀을 이기겠다는 생각보단 최선을 다하겠다. 모든 팀이 전력이 좋아져서 조금만 방심해도 안 된다. 내가 뛰는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
우리카드 창단 후 아직 삼성화재를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고 들었다. 한 번이라도 이기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전 구단 상대 승리도 의미가 있으니 삼성화재를 이겨보고 싶다. 특별히 다른 선수에게 이기고 싶은 것보다는 팀이 하나가 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초심으로 돌아간 신영석 “예전의 저는 잊어주세요”
신영석은 군 복무 기간 중에 소속 팀이 우리카드에서 현대캐피탈로 바뀌었다. 그는 “사실 당황했다. 트레이드가 처음 있는 일이었고, 부대 안이라 누구에게 연락도 하지 못하고 기사만 찾아봤다”고 당시 심경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내 “알아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해서 그냥 기다렸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운동 생각만 하려고 애 썼다”고 덧붙였다.

최태웅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배구’를 위해 스타일 변화도 추구한다. 신영석은 “1초 안에 모든 공격이 이뤄져야 한다. 이동을 하면 시간이 맞지 않는다. 그 1초에 맞게, 전보다 더 빠른 공격을 위해 신경 쓰고 있다. 그리고 블로킹도 해야 한다. 바운드를 만들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블로킹을 해내는 방향으로 마음을 잡고 있다”며 팀을 위한 준비를 언급했다.

복귀를 앞두고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웃음). 대학교 졸업하고 첫 경기에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한 그는 “예전의 신영석은 잊어주시고, 새롭게 시작하는 모습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말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경쟁 뛰어든 진상헌 “대한항공은 원 맨 팀 아냐”
많은 센터가 포진해 있는 대한항공에서 진상헌은 경쟁해야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서로 안주할 수 없는 점은 좋다. 잘 아는 선수들이지만 운동할 때는 선후배가 없으니 잘 준비해서 경쟁하겠다”고 팀 합류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장단점도 잘 파악하고 있다. “아무래도 장점은 속공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에게 같은 포지션을 맡고 있는 팀원들로부터 배우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묻자 “(김)형우 형의 블로킹 능력도 그렇고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다. 개개인의 장점을 조금씩 다 배워야 할 것 같다. 내가 보완할 부분은 블로킹이다”는 답이 돌아왔다.

가장 앞세우는 것은 책임감이다. “센터가 뚫리면 경기가 힘들어진다. 손 모양도 중요하지만 블로킹을 위해 공격수가 있는 곳까지 가는 스텝을 만들어야 한다. 공격이 낮고 빨라졌으니 나도 빨라지도록 준비 중이다. 속공과 블로킹 등 모두 중요하다. 대한항공은 원 맨 팀이 아니다. 튀려고 하지 말고 내가 맡은 것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 진상헌의 생각이다.



‘수비형 레프트’ 안준찬 “공격도 놓치지 않겠다”
안준찬은 복귀하자마자 우리카드 살림꾼이자 전술적 키 플레이어가 된다. 그는 “김상우 감독님께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부담도 되지만 기회라고 생각하고, 수비형 레프트로서 리시브에 더 신경 쓰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에서 뛰며 우측 아킬레스건이 파열되고, 우측 무릎 연골 재생 수술도 받았지만 지금은 괜찮다. 안준찬은 “상무에 왔을 때 처음 1년 동안은 박삼룡 감독님이 배려를 해주셔서 치료와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지금은 프로 입단 후 몸이 가장 좋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수비형 레프트로 보는 시선이 있지만, 만능 레프트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안준찬은 “수비형 레프트라고 해도 공격력이 있어야 상대가 블로킹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공격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수비형 레프트는 후위 공격에서 많이 배제가 되는데, 받은 뒤에 곧바로 움직여서 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공격수가 4명이 되기 때문에 상대도 까다로울 것이다”라며 공격으로도 상대를 위협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 사진 : 문복주 기자, 우리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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