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예비역 3총사가 바꿀 V-리그 후반기 판도

권민현 / 기사승인 : 2016-03-11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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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조인식 OSEN 기자] 대형 블로커 신영석(현대캐피탈), 주전급 센터 진상헌(대한항공), 살림꾼 안준찬(우리카드)이 돌아왔다. 5라운드와 6라운드가 남은 V-리그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신영석과 진상헌은 소속 팀을 우승까지 견인할 수 있는 ‘한 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준찬은 우리카드가 비록 하위권에 있지만, 상위권 팀을 잡는 ‘킹 메이커’ 노릇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들은 지난 1월 20일 병역을 마치고 각 팀으로 돌아왔다. 앞서 마지막 휴가기간 중에는 소속 팀에 합류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코트로 돌아온 기분에 대해 셋은 한 목소리로 “별다른 느낌은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여유를 즐길 새도 없이 똑같이 운동만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들이 남자부 코트에 몰고 올 돌풍은 기대 이상일 것으로 짐작된다.(이하 팀 성적은 1월 20일 기준)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현대캐피탈, 호랑이에 날개 단 격
가장 크게 전력 변화가 생길 팀은 현대캐피탈이다. 신영석이라는 확실한 센터가 들어오면서 블로킹은 물론 중앙 속공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신영석의 속공이 빛을 발할수록 양쪽에 있는 공격수들의 점유율이 줄어들고 성공률은 반대로 올라가게 된다. 2011~2012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블로킹 타이틀을 차지했던 신영석 덕분에 현대캐피탈 블로킹 벽은 그 어느 팀보다도 높아졌다.

그는 “볼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다”고 했을 만큼 관건은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다. 하지만 최민호와는 국제대회에서 함께 하며 호흡을 맞춰본 사이고, 4라운드 남자부 MVP에 빛나는 세터 노재욱도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의 합류가 노재욱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현대캐피탈에는 새로운 공격 루트 확대라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신영석 역시 “스피드 배구에 맞게 스타일을 바꾸겠다”며 적극적인 적응 태도를 보였다.

24경기를 치른 20일 현재 현대캐피탈은 3위(16승 8패, 승점 48점)로 선두 대한항공에 승점 4점 뒤져있다. 최민호와 짝을 이룰 센터진은 다른 팀이 가공할 만한 공포의 카드이다. 신영석의 합류는 이를 완벽하게 만들어줄 호재다. 블로킹이 강해지는 것은 물론 공격 점유율도 나눠 가지면서 오레올과 문성민의 부담을 덜어줄 카드다.

대한항공, 경쟁으로 높이 더한다
현재 17승 8패, 승점 52점으로 선두에 올라 있는 대한항공은 진상헌의 합류로 센터 하나를 더했다. 시즌 중 한국전력과 트레이드로 최석기를 보강 했지만, 공격력이 뛰어난 진상헌이 오면서 선수기용 폭을 더욱 넓힐 수 있다. 또한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체력 안배도 가능해졌다.

김종민 감독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최석기-김형우 조합을 유지할 계획이다. 그는 1월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상황에 따라 진상헌을 투입할 생각이다. 공격력은 둘보다 낫지만, 블로킹을 읽는 능력이 좋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한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를 투입해 상대 리시브가 흔들려 공격 루트가 단순해진 틈을 이용해, 진상헌을 넣어 블로킹을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그의 공격력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속공에도 강점을 보여, 모로즈, 김학민, 신영수, 정지석 등 화려한 양쪽 날개 공격수들을 보유한 대한항공의 전체 공격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김 감독도 이미 “속공 패턴이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팀 전체적으로 블로킹이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은 한 발 더 뛰는 수비로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예전의 우리카드 아니다
우리카드는 5승 20패, 승점 15점으로 남자부 7개 팀 중 최하위다. 레프트에 위치한 선수들의 리시브가 원활하지 않아 공격에도 차질이 생겼고, 최홍석도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군다스가 퇴출된 뒤 외국인 선수 공백 기간도 있어 시즌 내내 힘들었던 우리카드는 리시브는 물론 공격에서도 힘이 될 수 있는 안준찬의 복귀를 누구보다 반겼다.
김상우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 알렉산더가 오기 전부터 “우리 팀은 리시브가 약점이다. 안준찬이 복귀할 예정이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는 라이트 공격수를 뽑을 것이다”라며 그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안준찬은 지금 우리카드에 가장 필요한 리시브 능력을 가진 선수다. 그는 구질이 까다로운 플로트 서브를 받기 위해 오버핸드 리시브를 집중적으로 연습해 모든 종류의 서브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안준찬은 수비형 레프트지만 후위에 있을 때 백어택을 비롯한 여러 가지 공격의 끈도 놓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알렉산더의 공격 지분을 일부 가져갈 정도로 공격력을 갖춘다면 공수 양면에서 큰 힘이 된다. 우리카드를 만나는 팀들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정된 리시브로 볼을 세터에게 전달하면 안준찬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공격력도 한층 달라질 것이다.



전문가가 본 판도
셋 중 선두 경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선수는 단연 신영석이다. KBS N 문용관 해설위원은 “센터도 경기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공격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는 면도 좋지만 신영석은 블로킹도 좋다. 여러모로 현대캐피탈 전력이 상승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호흡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세터 노재욱도 신장이 좋아 맞추는 것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신영석은 높이가 있고, 빠른 공격을 좋아한다. 국내 센터 중 경기 운영 능력도 톱이다.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 OK저축은행과 3파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위원은 “선두 경쟁이 치열한데, 진상헌은 대한항공 센터진의 체력이 고갈되지 않게 도울 것이다. 공격적인 면은 김형우보다 뛰어나다. 입대 이전에 팀 내 선수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길어 호흡의 불일치는 없을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포스트시즌 진출과는 멀어졌지만, 우리카드는 짜임새가 다른 팀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있다. 문 위원은 “안준찬이 오면서 리시브와 수비가 향상되면서 ‘고춧가루 부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리시브 성공률 55% 정도만 해주면 현재 공격성공률 꼴찌인 우리카드도 바뀐다. 지금까지는 오픈 공격 비중이 높아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안준찬의 중요성을 짚고 넘어갔다.

상위권에서 순위경쟁을 하는 팀들은 우리카드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시즌 막판 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착실히 쌓지 못하면 마지막에 치명타가 될지도 모른다. 문 위원은 “우리카드가 객관적으로 조금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방심하면 언제든 당할 수 있다”며 ‘돌발 변수’의 탄생을 예견하기도 했다.



# 사진 :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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