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OK의 후예 송송 브라더스가 써낸 우승 드라마 ③

정고은 / 기사승인 : 2016-04-22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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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할까요, 폭로할까요




#송송커플 첫 만남 궁금하지 말입니다
한참 우승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던 중 송송커플을 불러놓고 이 무슨 짓(?)인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사진 촬영 때부터 투닥투닥 케미를 자랑했던 이들. 둘만의 이야기가 없는 인터뷰는 팥소 없는 찐빵이오, 소 없는 만두가 아닌가.

우선 이들의 첫 인상이 궁금했다. “고등학교 때 (송희채는) 탑이었죠. 저는 보이지도 않았고요라고 송명근이 첫 마디를 떼자 송희채는 장난스럽게 하하. TOP”하며 웃어 보인 뒤 얘도 잘했어요. 저는 같은 학교 선수들이 잘해서 좋게 인정받은 면이 있었죠. 제가 기억하는 명근이는 말랐는데 소리만 지르는, 딱 그 모습이에요. 처음 봤을 때 얘 왜 이렇게 말랐지였어요. 지금은 저보다 웨이트도 더 많이 들고 체격도 좋아졌지만요라고 어릴 때 기억을 끄집어냈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 대표팀에서 만났다던 둘은 같은 대학교를 가기로 약속했단다. 그렇게 경기대 동기가 된 송명근과 송희채.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같이 달려가는 팀원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경쟁 심리도 있지는 않았을까.

송희채가 대답에 나섰다. “저는 개인기술로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어릴 때는 상대 블로킹이 약해서 제가 하는 스타일이 잘 통했어요. 그런데 힘과 높이가 좋아지는 프로무대에서는 명근이 같은 스타일이 잘 통하죠. 지금 공격 좋잖아요. 저희는 서로의 좋은 점을 배우려고 했어요. 공격 타이밍에 대해서 얘기하거나 아니면 어느 쪽으로 잘 때린다 싶으면 물어보기도 하고요.”

얼마나 배구 얘기만 했으면 친구들이 함께 술자리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진짜로 배구 얘기를 달고 살았어요. 술자리에서도 배구 얘기를 하니까 저희랑 술 안 먹으려는 사람도 많았어요(웃음).” 이들의 배구 얘기는 네버 엔딩이다. 송희채는 지금도 많이 하죠. 저는 경기 끝나면 다른 선수들 방에 찾아가는 편이에요. 그냥 오늘 경기에 대해 잘했어’, ‘이건 아쉬웠어라고 얘기하러요. 명근이랑 많이 얘기해요라고 전했다.






#지금 나 신경써주는 겁니까
대학교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 오랜 시간동안 함께해 온 만큼 상대 존재감 역시 크게 느낄 터. 송희채는 명근이는 스타가 될 기질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어떤 의미일까. “자기는 운으로 배구한다고 하는데 운도 대담함이 있어야 나오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보고 배울 만해요. 좋은 선수죠. 중요할 때 해주겠지라는 믿음이 있어요. 못할 때도 있지만요(웃음).”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송명근은 짧고 굵게 말했다. “배구 잘해요.” 그러자 송희채 왈 칭찬 대충 하지마(웃음).”

좋은 이야기는 들었으니 본론을 꺼내 들었다. 정작 묻고 싶었던 건 서로의 단점. 역시나 배구 잘해요라는 말로 첫 마디를 뗀 송명근은 그런데 희채가 연습 때 혼나는 이유 중 하나가 개인감정을 잘 드러내요. 그런 것만 고치면 배구 잘하는 선수에요라고 폭로했다. 그러자 송희채가 급하게 변명에 나섰다. “훈련 때 많이 혼난다고 하는데 제가 체력이 약해서 곧 지치거든요. 팀에서 그런 모습을 원치 않기 때문에 혼나는 거고요. 그리고 제가 자기만족이 강해요, 팀원들한테 불만이 있는 건 아니고 스스로한테 왜 못했지하고 혼자 기분 나빠하는 거예요.”

이제 송희채의 반격(?) 차례. 그는 명근이가 파이팅 있고 좋은데 과할 때가 있어요. 챔피언결정전 때 보셨을 거예요. 저희 수비인데 아무도 연결 안했을 때가 있어요. 화나는 상황이긴 한데 뭐하는 거냐. 확실하게 정신 차려라라고 표출하는데 다들 예민할 때잖아요. 부드러워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송희채의 폭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추가 폭로. “단점은 별로 없어요. 무릎 아프고 감기 걸리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송명근은 나 감기 잘 안 걸려라며 반박에 나섰지만 송희채 말 한마디에 끔뻑 죽었다. 2차전 끝나고 감기에 걸렸단다. 송명근도 몸살에 걸렸었다고 시인했다. 이번 폭로전의 승자는 아마도 송희채인듯 싶다.

#오글거려도 괜찮지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오글거린다면서 할 말은 다하던 두사람이었다.

송명근 지금 있는 팀에서도 그렇고 앞으로 배구 하면서 떨어지고 싶지 않아요. 다치지 않고 계속 같이 했으면 하는 그런 친구입니다.
송희채 지금 무릎 안 좋은데 예전부터 걱정하기는 했거든요. 작년 시즌에도 좋지 않았었고 대표팀 갔다 와서 고생 많이 했어요. 나처럼 고질병은 없었으면 좋겠고 정밀검사 잘해서 수술이든 재활이든 잘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도 그런 게 있어요. 얘랑 같이 다니면 시너지가 나요. 송송하고 불리는 것처럼요. 징글징글한 사이는 아니지만 계속 같은 팀에서 운동 하고 싶은 게 바람이에요.
송명근 송송이니까 칭찬을 받아도 같이 받고 욕을 먹어도 같이 먹어 좋아요(웃음).

#사진_신승규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4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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