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지금은 양효진 시대 ①

최원영 / 기사승인 : 2016-04-23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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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
포지션: 센터
생년월일: 1989.12.14
신장: 190cm
출신학교: 부산여중-남성여고

PO 1차전 21득점(성공률 53.33%) 팀 최다 득점
PO 2차전 20득점(성공률 50%) 경기 최다 득점
CH 1차전 22득점(성공률 63.33%) 경기 최다 득점
CH 2차전 16득점(성공률 46.43%) 팀 최다 득점
CH 3차전 17득점(성공률 45.71%) 팀 최다 득점




2015~2016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 7년 연속 블로킹 1, 여자부 개인 최초 800 블로킹 달성(1), 3년 연속 올스타전 최다 득표.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을 나타내는 기록이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기둥, 양효진이다. 현대건설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감동의 향기가 살아있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리 현대건설 체육관에서 그녀를 만났다.(3 22)



여자 배구 정상에서 양효진을 외치다

양효진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다. 부산여중-남성여고를 졸업하고 2007~2008시즌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그녀보다 앞선 순위로 프로 부름을 받은 선수는 배유나(GS칼텍스) 이연주(KGC인삼공사) 하준임(도로공사)이다. 그녀는 9년째 현대건설을, 나아가 한국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챔피언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을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양효진이 챔프전 MVP로 뽑혔다. 29표 중 23표를 차지했다. 정규리그에서도 활약은 대단했다. 블로킹 1(세트당 0.74), 시간차 1(성공률 53.54%), 속공 1(성공률 49.65%)에 이름을 올렸다. 숱한 기록이 그녀가 국내 최정상 센터임을 증명했다.

잠을 많이 못 잤다. 그래도 좋다. 이것도 복이라 생각하고 실컷 누리려 한다라며 인사하는 얼굴에 생글생글 미소가 가득하다. 우승 후 터지는 꽃가루를 다시 한번 더 맞고 싶었다는 그녀. 우승을 향한 절실함이 어느 해보다 강했다. 간절히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약간 허무함이 밀려왔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챔프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선수단은 신나게 놀 겨를도 없이 각자 방에서 뻗어버렸다. 길게 이어진 우승의 여운으로 다들 잠을 설쳤다.

MVP 상금 500만 원 향방을 묻자 “()유미 언니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비싼 뷔페를 자꾸 알려준다. 휴가 때 선수들을 모으면 다들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 상품권을 돌리려 생각 중이라며 웃는다. 동료들 도움에 꼭 보답하고 싶다고 한다.




시련은 있었다. 5라운드 중반 허리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팀도 덩달아 휘청거렸다. 주장이기에 책임감은 더욱 컸다. 양철호 감독은 경기 뛰라고 강요는 못 하겠다. 하지만 코트 위에 네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네 존재가 우리 팀에 도움이 된다라며 그녀를 다독였다. “그땐 허리가 너무 아팠다. 하지만 내 몫은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치면서 오히려 마음의 짐을 더 내려놨다라고 한다.

4라운드 흥국생명(2015.12.31), 도로공사(2016.1.11)와 경기는 잊을 수 없었다. 현대건설은 두 경기에서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패했다. 자신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 “내가 나한테 졌다. 움츠러든 상태로 경기에 임했다. 마음을 더 강하게 먹어야 했다. 이후 내가 더 성장해야 한다는 반성을 많이 했다.” 그녀는 예상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견고한 선수였다.

양효진은 젊음을 준다 해도 스무 살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신인 때는 너무 힘들었다. 막연히 성공은 하고 싶은데 미래가 불투명했다. 하루하루 두려웠다. 뭘 해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입단 동기인 백목화(KGC인삼공사)와 매일 손을 맞잡고 울며 밤을 지새웠다.

한 번뿐인 신인상은 받지 못했다.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한 센터 배유나가 차지했다. 아쉽기는커녕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내 실력이 모자랐다. 만약 상을 받았으면 내가 잘하는 줄 알고 우쭐했을 것이다. 시상식은 정말 화려하고 신기했다. 친구가 신인상 타는 것을 보니 기분이 오묘했다"라는 그녀.지금은 아무 상도 못 받았지만 다음엔 꼭 수상해 최고의 자리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양효진은 7년 연속 블로킹 상을 싹쓸이하며 국보급 센터로 성장했다.





저도 여자랍니다

양효진은 이날 선수들과 함께 시상식 드레스를 맞추고 왔다. 예쁜 드레스를 골랐냐는 물음에 이영택 수석코치가 효진이는 한복 입을 거에요라고 웃으며 끼어든다. “처음엔 한복 드레스를 입으려 했는데 나보단 아담한 선수들이 입어야 예쁠 것 같아 마음을 바꿨다. 나는 키가 커 서양적인 느낌이 더 어울릴 것 같다그녀는 어차피 ()유미 언니가 제일 예쁠 것이다. 패션 완성은 얼굴이다. 언니는 외모를 타고났는데 관리도 잘한다라며 선배를 치켜세웠다.

코트 위에선 강인한 선수들이지만 평소엔 외모에 관심이 많은 소녀들이다. 서로 화장품 정보나 피부 관리 비법 등을 공유한다. 그녀도 열심히 주워듣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듯하다. “주변에서 왜 운동밖에 모르냐고 한다. 얼굴에 팩 붙이는 것도 귀찮다며 꺄르르 넘어간다. 예쁜 것보다 매력적인 얼굴이 더 좋다며 본인 얼굴에 만족한다고 자평한다.


(2편에 계속)


글 / 최원영 기자


사진 / 신승규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4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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