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제경배, 제경목)
라이벌로 생각하는 선수도 있겠죠?
차 황경민(L, 경기대)이요. 친구거든요. 작년에 대학배구 보니까 신인인데도 휩쓸고 다니더라고요. 잘해서 주목 받는 게 부러웠어요. 같은 레프트이기도 하고요. 경민이 정도는 라이벌로 해야, 본받아서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격력, 점프, 파워가 좋잖아요. 3, 4학년 형들을 라이벌로 말하기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죠.
목 꼭 이기고 싶은 선수가 있어요. 동갑내기 김상윤(S, 중부대)이에요. 제가 원래 지는 걸 싫어하거든요. 예전에 유스 대표팀에서 같이 운동했는데 저보다 잘하더라고요. 대학에서 꼭 이기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한 제가 보기엔 상윤이보다 경목이가 더 잘해요. 제 라이벌은 이시우(L, 성균관대) 선수요.
차 너무 높게 잡은 거 아냐? 너 라이벌 몰라? 그 분은 롤모델이라고 해야지.
한 시우 형은 잘한다고 소문난 형이고 팀에서 주 공격수 역할을 하니까요. 라이벌이자 롤모델로 따라가려고요.
배 라이벌은 아닌데 한성정(L, 홍익대) 선수요. 형은 힘이 좋거든요. 저는 힘이 별로 없어서 배우고 싶어요.
상대 팀에서 딱 한 명의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면?
차&한 전진선(C, 1학년)이요. 다른 포지션은 홍익대한테 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센터는 비교적 약해 보여요. 진선이는 키도 크고 잘해요.
배 김성민(L, 3학년)이요. 타점이 높고 공격이 뛰어나요.
목 이상혁(Li, 2학년)이요. 리시브를 안정적으로 잘 받아요.
두 학교가 예선 리그에서 서로 다른 조에 속해있어요. 조에서 가장 경계하는 학교는?
(인하대는 성균관대 중부대 경남과학기술대 조선대 목포대와 A조 /
홍익대는 경기대 한양대 명지대 충남대 경희대와 B조에 편성)
차&한 중부대요. 빠른 배구를 먼저 시작한 팀이고 조직력이 좋아요. 저희는 블로킹이 느린 편이라 어렵죠.
목&배 경기대, 경희대요. 잘한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와요.
#3. 어차피 우승은 인하대
차지환 “미안하지만 올해도 우승은 인하대”
한국민 “단단한 돌탑은 무너지지 않는 법”
인하대는 작년에 전관왕을 달성했어요. 선배들이 졸업하고 난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부담되죠?
차 부담감이 무척 심하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잘해야 본전인데 잘할 것 같지 않아서요. 성적이 안 좋으면 왠지 제 탓일 것 같아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감독님이 그런 건 신경 쓰지 말라고, 팀이 못하는 건 감독이 책임질 일이라고 하셨어요. 요즘은 부담감을 많이 내려놓고 있어요.
한 형들과 실력 차이가 많이 나지만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인하대 전통이 있으니 우승 기록을 이어가야죠.
차 맞아요. 쌓아놓은 업적이 워낙 대단하니까. 2014년까지 4년 연속 신인상이 인하대 차지였거든요. 지난해에는 경기대 황경민이 받았지만요. 형들이 올해는 신인상 다시 찾아와야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자신은 있는데 부담감이 더 커요.
차지환, 한국민 선수 둘 중에 누가 더 잘해요?
차 저요.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은데 솔직히 공격은 국민이가 훨씬 나아요. 하지만 팀에 공 잘 때리는 선수는 많거든요. 국민이는 기본기가 너무 약해요. 기본을 중요시하는 인하대 스타일에는 차지환이다.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한 동의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노력해서 지환이를 따라잡으려고요.
두 선수 국가대표에 발탁돼 올해 1월 한 달간 훈련 받았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한 처음엔 명단에 없었는데 부상 선수들이 생기면서 나중에 뽑혔어요. 주위에서 왜 안 뽑히냐는 말을 많이 들었고, 제가 뽑힐 지 몰랐어요. 국가대표라는 단어가 무겁더라고요. 무조건 열심히 배우려고 했어요.
차 제가 낄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가보니 역시 프로와 아마추어 차이가 크더라고요. ‘그동안 노력을 안 했구나’ 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어요.
국가대표팀에서는 무엇을 배웠나요?
차&한 웨이트 트레이닝 많이 했어요. 스피드 배구 하기 전에 이론을 열심히 배웠고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갔으니까요. 박기원 감독님이 칠판에 직접 쓰시며 수업해주셨어요. SP(Spike Position. 공을 때리는 위치), ST(Spike Timing. 공을 때리는 타이밍) 같은 용어들이요. 마지막은 겸손이었어요. 국가대표라고 고개 세우지 말고 항상 겸손 하라고 하셨어요.
#4. 인하대 비켜! 2016 주인공은 홍익대
제경목 “이제는 홍익대가 일어설 것”
제경배 “인하대 뿐 아니라 모든 팀 긴장해야”
3분 차이로 제경목 선수가 형, 제경배 선수가 동생이에요. 어떤 점이 같고 다른가요?
목 서로 반말하고 자주 싸우면서 친구처럼 지내요. 생긴 게 비슷한 반면 성격은 많이 달라요. 저는 순하게 생겼는데 나쁜 남자 스타일이거든요.
배 저는 남자답게 생겼는데 보기보다 순수해요.
제경배 선수 부상에서 완치된 지 얼마 안 됐어요. 주전 라이트로 뛰어야 하는데 책임감이 크죠?
배 근육이 잘 찢어지는 편이에요. 동계 훈련 때 복근이 찢어져서 쉬었는데 지금은 다 나았어요. 그래도 부담스럽죠. 작년에 김준영(R, 현대캐피탈) 형이 잘했잖아요. 팀에 폐만 끼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지난해에는 매번 인하대에 밀렸어요.
배 다들 독기 품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인하대는 무조건 잡자는 생각이에요. 감독님이나 형들 모두 인하대한테는 절대 지지 말자고 했어요.
#5. 우리는 꿈을 향해
신인상은 누가 받을 것 같아요?
한 솔직히 제가 받고 싶죠. 확률이 조금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배 게임을 계속 뛸 테니까 제가 받고 싶어요. 자신은 있는데 일단 해봐야죠. 아직 아무 것도 한 게 없으니까요.
차 한국민이 받을 거 같습니다. 형들이 겸손하게 말하라고 했는데…제 성격대로 말씀 드리면 신인상 받고 싶은 게 아니라 이미 받았죠(웃음)
목 차지환 선수가 받을 거 같습니다. 제 느낌상이요.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차 대학 와서 처음 리시브 연습을 시작했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리시브 5위 안에 들고 싶어요.
배 공격 5위 안에 드는 거요. 요새 자신감이 살짝 떨어졌는데 실력 더 키워서 공격 부분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요.
한 ‘제2 전광인’이란 말을 듣는 게 목표에요.
목 대학배구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에요. 배구에만 몰두하는 마인드를 가지려고요. 운동에 더욱 전념하는 한 해를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나에게 배구란?
차 배구란 직장이다. 이제 대학생이고 생계를 생각해야 할 나이니까요. 내 직장이니까 더 책임감 가지고 해야죠.
배 배구란 현실이다. 자기가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잖아요. 배구를 통해 현실과 마주하고 있어요.
목 배구란 마약이다.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고 중독돼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한 배구란 생명이다. 작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수술하셨어요. 제가 배구를 그만두면 가족이 힘들어져요. 끝까지 참고 버텨서 저를 배구선수로 만들어준 가족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글 / 최원영 기자
사진 /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4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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