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 언니, 얼굴이 좋아 보여!!
유 여행 다니면서 좋은 거 보고, 잘 먹고 다녀서 그런가 봐. 너는 마지막 도시인가?
송 응. 아쉽게도 나는 바르셀로나가 마지막이야. 언니는 대체 한국 언제 돌아가?
유 나 아직 열흘 정도 남았어.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스페인까지 다녀왔고, 네덜란드 갔다가 한국 돌아가는 일정이야.
송 언니랑 나는 여행을 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참 웃기다.
유 원래 너는 유럽 못 오는 일정이었잖아. 같이 왔으면 좋았을 걸.
송 시즌 끝나고 받은 휴가가 짧아서 대만에 다녀왔었는데, 실업연맹전 끝나고 휴가를 더 받아서 또 떠난거지 뭐. 예전부터 터키에 가고 싶었는데 요즘 위험하다고 해서 못 갔어. 간 김에 (김)연경이도 응원하고 싶었는데.
유 너 근데 가방 도둑 맞았다며??
송 빈에서 부다페스트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책 보려고 가방을 발 밑에 내려놨었거든. 근데 그 가방을 뒤에서 빼갔나봐.
유 아니 잔 것도 아닌데, 가방 가져가는 걸 몰랐다고?
송 책을 너무 집중해서 읽었나 봐. 나도 믿기지 않았어.
유 근데 여행은 할 수 있는 거야?
송 여권을 따로 보관하고 있어서, 일단 여행은 할 수 있어. 여행 자금은 다른 가방에 있었으니까.
유 항상 조심해야지.
송 언니는 여행한 곳 중에 어디가 제일 좋았어??
유 나는 프라하가 제일 좋았어. 특히나 프라하성 앞에 있던 스타벅스에서 내려다 본 프라하 풍경은 잊을 수 없어.
송 커피 좋아하는 우리 언니, 분위기 좀 잡았나 보네??
유 이번 여행하면서 카페를 참 많이 다녔거든. 이쁜 건 부다페스트에 있는 뉴욕 카페가 명성답게 가장 이뻤는데, 커피는 빈에 있는 카페 자허가 제일 맛이 좋았어.
송 난 커피를 안 마시잖아?? 근데, 빈에서 Cafe Sperl(까페 슈페르)란 곳을 갔었거든. 영화 ‘비포 선 라이즈’에 나왔던 카페야. 거기서 비엔나 커피를 마셨는데 맛있더라고. 영화에 나왔던 그 자리에 앉아서 마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사람이 많아서 그 자리엔 못 앉았어.
유 너 ‘비포 선 라이즈’에 나왔던 놀이공원도 갔었잖아?
송 응. 주인공들이 탔던 관람차도 탔어. 밤에 타려고 놀이공원에서 시간 좀 보냈었지. 오페라 극장 앞에서 영화에 나왔던 포즈와 똑같은 사진도 찍어보고. 정작 영화는 아직 못 봤는데, 영화에 나왔던 장면들을 다 재현했네.
송 언니는 숙소를 민박 이용했잖아, 안 불편해??
유 난 오히려 좋은데?? 사람들도 알게 되고 아침도 주고. 한인 민박에서 주로 지냈는데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고 좋았어. 근데 웃긴 건 헝가리에서 지냈던 민박집에서 조식이 한식으로 나왔어. 그 한식은 헝가리 사람이 만든 거고.
송 한국 맛이 나??
유 응. 심지어 맛있었어.
송 난 편하게 지내고 싶어서 호텔로 잡았어. 스페인 음식 중에 빠에야가 한국 음식이랑 비슷하긴 하더라. 해산물까지 들어가서 내 입맛에 맞았어.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쯤 적절한 시기에 먹었지. 아, 내가 한국 음식을 못 먹은 게 아니구나. (이)승우(FC 바르셀로나 B 소속 축구 선수) 집에 갔을 때 한국 음식을 먹었구나.
유 그러네. 감사하게 배불리 먹고 왔었지.
송 승우 경기 보러 가?
유 너 가는 날 경기가 있어. 일단 승우 경기 보고, 다음날 메시(FC 바르셀로나) 경기도 보러 갈 거 같아.
송 좋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바르셀로나라는 도시가 제일 좋았어. 예전에 ‘꽃보다 할배’ 보면서 가우디 건축물을 꼭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봤잖아. 진짜 멋있더라.
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정말 경이롭더라. 여행하면서 성당 많이 봤는데 그 중에 최고였어.
송 나도 가우디 건축물 중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가장 기억에 남아. 근데 사실 구엘공원에서 일이 더 기억에 남아. 언니 사진 찍을 때 욕심내다가 넘어졌잖아. (점프샷을 찍으려던 중 한유미가 넘어져 돌기둥에 부딪혔다.)
유 나 허리에 피멍 들었어.
송 그러게 제자리 점프하지, 왜 그렇게 욕심을 내!!
유 그러게 말이다.
송 언니, 뒤에 기둥이 없었으면 그대로 데굴데굴 굴러갔을걸??
유 그만하자. 생각만 해도 다시 아파와.
송 이제 언니 혼자 여행하잖아. 항상 조심하고, 한국 들어오면 보자고.
유 그래. 이제 다들 돌아가고, 나 혼자 남는구나. 한국 들어가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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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민희정 객원기자
사진/ 선수 본인 제공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5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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