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과거에도, 현재도 여전히 배구 명문 익산 남성고①

정고은 / 기사승인 : 2016-05-28 1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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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익산시 신동에 위치한 남성고등학교 체육관. 체육관 안으로 들어가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전국체전 5연패를 기념하는 현수막이었다. 이호, 신진식 등 한국배구에 한 획을 그었던 선수들을 배출했던 명문고답게 남성고는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자율성을 부여하다

1961년 창단한 남성고는 이갑득 감독 지휘 아래 1963년 전북 봄철 연맹전 3위를 시작으로 배구 명문고로서 출발을 알렸다. 이어 안병만 감독, 지금 김은철 감독까지. 남성고는 2, 3위를 기록했던 대회를 꼽는 것이 더 빠를 만큼 수많은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제는 한국배구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1987년 코치를 시작으로 1990년 감독을 맡은 이래 지금까지 남성고 감독으로서 학생들을 지휘하고 있는 김은철 감독. 어느새 29년째다. 오랜 시간 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마음에 새기고 있는 그의 지도 철학이 궁금했다.

김 감독 입에서는 자율성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예전에는 체벌을 많이 했다. 그런데 우리는 15년 전부터 체벌 없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 처음 시도했을 때는 생각만큼 효과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얻는 게 많더라.”

어떤 점에서 이득인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맞았다고 팀을 이탈하는 경우도 없고 선생님들한테 두려움도 없으니 편안한 마음에서 훈련 할 수 있다. 체벌을 하면 그 때는 선수들이 말을 듣는 듯 한다. 하지만 반발심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학생들이 뛰쳐나가기라도 하면 팀 분위기가 흐트러진다. 우리는 그런 걱정이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팀워크면에서 득이 많다고 말했다.

김 감독에게 의외의 이야기 하나를 들었다. 선수들 휴대폰 관리를 한다는 것. “작년까지는 휴대폰을 못 가지고 있게 했다. 그러다 아이들도 휴대폰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지금은 오후 7~9시 사이에는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고 있다.” 아이들 반발은 없을까. 김 감독은 전통이 되니 애들도 괜찮아한다. 아마 다른 팀 선수들이라면 못 견딜 것이다. 학생들이 휴대폰 뿐만 아니라 머리도 알아서 자른다. 학생들한테 체벌 없이 편하게 해주는 대신 지킬 것은 지키자라고 얘기한다. 선수들도 잘 따라와준다고 전했다.



탄탄한 기본기 위 조직력을 더하다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며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해도 훈련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없는 법. 남성고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 할까. 김 감독은 기본기라 했다. “기본기 위주로 한다. 리시브나 수비에 중점을 둔다. 이제는 수비를 못하면 선수 기용하기가 힘들다. 랠리포인트제로 바뀌면서 바로 바로 점수가 되는데 이 때 실책 하나는 크다. 레프트 공격수도 수비를 못하면 못 들어간다. 우리 팀에서 이름난 리베로가 많이 나왔다. 그만큼 수비를 강조하고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김 감독 말처럼 남성고 출신 선수들을 보면 수비가 탄탄하다. ‘월드 리베로이호는 말할 것도 없고 신진식도 수비에 능했다. 여기에 송희채와 오재성도 리시브와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잘 닦아놓은 기본기가 빛을 발한 덕분이다.

여기에 조직력이 더해졌다. 김 감독도 팀 장점으로 조직력을 꼽았다. “우리는 최소한 6년근() 이상씩 된다며 웃어 보인 김 감독은 ·고등학교가 같이 숙소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등학교가 서로 다르다고 하더라도 6년간은 호흡을 맞춘다. 초등학교까지 같이 나온 아이들끼리는 8~9년 정도 호흡을 맞추는 셈이다라며 조직력의 비결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김 감독은 선수들 간 격차도 크지 않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고루 잘한다는 것. 탄탄한 기본기 위 조직력까지 더해지자 남성고의 앞길을 막을 팀은 없었다.

(2편에 계속)

/ 정고은 기자
사진/ 신승규 기자

(본 기사는 5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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