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KB손해보험 #파이팅 #스마일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 몰랐던 단어들은 더 많다.
오 손현종 선수 반갑습니다! <효주톡배구톡> 다섯 번째 주인공이에요.
손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왜, 저를 인터뷰하는 거예요? 이런 인터뷰 처음이에요.
오 손현종 선수 인기가 굉장히 많은 걸로 알고 있고, 인터넷에 팬들이 찍은 사진이 정말 많은데, 인터뷰 기사나 정보는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팬들한테 전해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해서요.
손 아, 감사합니다. 빈 칸 열심히 채워볼게요!
#인간_손현종 #긍정 #스마일
오 차근차근 시작해볼게요. 먼저, 생각나는 대로 나를 소개한다면.
손 나를? 나를 소개한다면? (……)
오 그냥 모르는 사람한테 나를 알려주는 첫 인사를 한다면 어떤 이야길 가장 먼저 하고 싶어요?
손 제가 생각했을 때는 긍정적이고 싶은 사람.
오 손현종 선수는 항상 웃는 모습이에요.
손 웃는 게 좋지 않아요? 웃으면서 배구 하라는 말을 많이 듣기도 하고요. 안될 때도 있지만 웬만하면 좋게좋게 생각하려고 해요. 안 좋은 일은 빨리 잊어버리고, 좋은 일은 오래 담아두려고 해요.
오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을까요?
손 친구들 만나서 얘기하고 지내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사실 없어요. 그래서 소소하게 친구들 만나고 그러죠. 초-중-고 같이 나온 친구들이 있어요. 황승빈, 이동석, 김재훈 형까지 이렇게 네 명. 지금도 같은 동네에 살거든요. 요즘에도 자주 보고 서로 스트레스도 풀고. 일반인 친구들은 많이 없다 보니 항상 만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얘기하고 놀죠.
오 그럼 취미는요?
손 딱히 없어요. 자는 거 좋아해요. 쉽게 잠들고 잘 자요. 버스로 경기장 이동할 때면 차가 흔들리는 게 잘 자라고 토닥토닥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근데 사실 배구 외에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어요. 숙소라는 곳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니까 다른 특별한 뭔가를 하기도 힘들고요. 저희 숙소는 방에 TV가 없어서 볼 기회도 없고. 운동 끝나면 너무 힘들어서 뭐 할 힘이 없어요. 쉬는 게 최고죠.
오 긍정의 원동력이 충분한 숙면이기도 하겠네요. 주변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겠죠? 손현종 선수는 긍정적인 사람!
손 아마도 그렇겠죠?(웃음)
#학창시절 #평범하게 #묵묵하게 #최선을
오 이제부터 배구선수 손현종을 조금 더 파헤쳐볼게요. 어렸을 때 배구를 시작하면서 뭘 목표로 하고 있었을까요?
손 사실 저는 그게 문제였어요. 특별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그때그때 운동에만 전념했어요. 이만큼 해보고 싶다는 생각 없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요. 그게 좀 아쉽죠. 어렸을 때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면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시키는 것만 했던 듯해요.
오 언제 배구를 시작했죠?
손 초등학교 4학년 때요. 감독님이 교실 돌아다니면서 키 큰 애들 데리고 가셨죠. 그때 키가 정확히 몇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반에서 제일 크기는 했어요. 처음에는 볼만 주웠어요.
오 대부분 그런 식으로 배구를 시작하는 것 같아요. 반에서 키 큰 선수들 모아서 이름 적고, 주는 빵 먹다가.
손 어린 나이에는 빵 주는 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 그 크림빵과 우유의 달콤함에 넘어가 지금까지 배구를….(ㅠㅠ)
오 대학 입학할 때 즈음에는 점점 목표가 생기지 않았나요?
손 진학을 앞두고 감독님한테 여쭤봤던 기억이 나요. 어느 대학에 가면 좋겠느냐고. 근데 원하는 곳으로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오 배구를 잘해서 선택의 폭이 넓으니까 가고 싶은 데 골라서 갈 수 있었던 거구나(웃음). 그럼 대학 때 이야기로 넘어가보죠. 그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었나요?
손 음…. 1~2학년 때는 배구를 즐겼어요. 재밌게 했어요.
오 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건 혹시 있었을까요? 미팅이나 소개팅 이런 것도 생각 안 해봤어요?
손 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죠. 근데 딱 그 정도? 아무도 해주지도 않았고요.
오 대학생활은 어땠어요?
손 정말 운동만 했어요. 배구부 선수들이랑 그렇게만 놀러 다니고 운동하고.
#얼리드래프트 #효자 #모범생?
오 대학생까지는 정말 평범한 생활을 했나 봐요. 그래서인가요? 조금 일찍 프로에 가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뭐였나요?
손 빨리 돈을 벌고 싶었어요. 어머니가 혼자서 제 뒷바라지를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집에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때마침 감독님이 드래프트에 나가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셔서 다짐하게 됐죠.
오 바로 목표달성! 또 일찍 이름이 불렸으니까요.
손 그렇죠. 정말 다행인데, 진짜 많이 떨렸거든요.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어요.
오 이게 사실 ‘집에 도움이 되고 싶어. 그러니까 나갈 거야’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더 큰 상처로 다가올 수도 있는 거니까.
손 그래서 그때 (황)승빈이가 1년 더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도 이야기를 하긴 했었어요. 근데 그땐 이미 신청서를 다 낸 후여서, 뭐 어떻게 할 수 없었죠. 부모님한테도 얘기 안했어요. 드래프트 명단 발표 후에 말씀을 드렸죠.
오 정말요? 부모님 반응은 어땠어요?
손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은 항상 제가 하는 건 찬성이셨어요. 배구 시작할 때도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주셨고, 이후에도 항상 저를 믿고 응원해주셨어요.
오 무척 의젓한 아들인가보다. 혹시 형제관계가 어떻게 돼요?
손 외동이에요. 게다가 늦둥이. 생각해보면 사고는 한 번도 안 쳤어요. 항상 집과 학교만 왔다갔다 했으니까요.
오 얼리드래프트 신청이 사실 좀 걱정이 되기도 했지요?
손 드래프트 신청 마지막 날이었어요. 감독님께서 12시에 저를 부르시더니 ‘1라운드는 못 갈 것 같은데 괜찮겠느냐’ 하시기에 그냥 가만히 있었더니 ‘알겠다’ 하고 드래프트 신청 접수를 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승빈이한테 이렇게 됐다고 이야길 하니까 승빈이가 절 설득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다시 3시 운동시간에 조금 더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씀 드렸어요. 그런데 이미 신청서를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진짜 그때부턴 어쩔 수 없다 싶었죠.
오 드래프트 당일에는 기분이 어땠어요?
손 정신 없이 있었는데 갑자기 이름이 불리더라고요.
#여기서_잠깐① #만약 #그때...
오 2013~2014 신인드래프트. 그때가 신생구단 러시앤캐시(현 OK저축은행)가 창단되면서 전체 2순위부터 9순위까지 지명 우선권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근데 전체 10순위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지명이 됐습니다. 만약 그때 러시앤캐시에 갔다면 어땠을까요?
손 지금처럼 못했겠지요. 여기서 3년 동안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셔서 경기에 뛴 거고, 그 덕에 지금 정도 하는 건데 거기 갔으면 기회를 못 얻지 않았을까요? 지금처럼 많은 경험을 쌓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 KB에 온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에요.
(2편에 계속)
글/ 오효주 KBS N 아나운서
사진/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5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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