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평범하지만, 특별한 KB손해보험 손현종 ②

정고은 / 기사승인 : 2016-06-01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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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프로무대 #기회 #리시브

프로 입단 첫 해 이야기부터 들어보죠. 어떤 기억이 떠오르나요?
사실 정말 힘들었어요. 안 하던 리시브를 하고, 나이차가 꽤 있는 형들이랑 운동하고 그런 게 적응이 좀 어려웠어요.
그렇게 정신 없이 첫해를 보내고, 둘째 해부터는 그래도 여유도 조금씩은 생기고 목표도 생기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첫해 실전 경기에서는 ()경수 형이 항상 들어갔으니까 플레이 보면서 감탄만 하고 있었죠. 경수 형이랑 같이 운동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기했고, 영광이었어요. 조금이라도 닮고 싶다 생각하면서 항상 뒤에서 지켜봤죠. 그러다 (이경수 선수가)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갑자기 저한테 기회가 온 거죠. 진짜 정신 없었어요. 두 번째 해에도 운 좋게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여러모로 이겨내기가 조금 힘들었어요. 그런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공이 오는 게 무섭다고. 모든 공이 나한테 오는 것도 아닌데, 내가 다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더 위축됐고요.
성장통이군요. 2015~2016시즌, 프로 입단 후 세 번째 해를 맞이했을 때 목표가 뭐였어요?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하자가 목표였어요. 조금은 여유가 생겨 작년보다는 부담감을 덜었어요. 워낙 그간 못했다는 생각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지요. 앞으로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또 공을 많이 받다 보니까, 조금이나마 경험이 쌓이면서 좋아졌어요. 결정적인 건 시즌 중에 리시브를 오버핸드로 바꾸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시즌이 끝난 시점에 돌이켜봤을 때 세워놓은 목표에 어느 정도 도달한 거 같나요?
한참 부족하죠. 그렇지만, 지난 시즌보다는 나아졌다는 것에 만족은 아니더라도 저를 위로하고 있어요. 다음 시즌에 대한 의지가 더 커졌죠.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너무 많아요. 가장 큰 건 일단 리시브. 지금 성공률이 50%가 안 되는데 성공률을 높여야 되고, 더 안정을 찾아야죠. 공격은 좀 더 빠르게 해야 하고요. 제가 힘이 많이 들어가는 스타일이라 힘을 빼고 하는 연습을 계속 할 거예요. 맘대로 안 되긴 하지만요. 서브는 시즌 막판에 감이 좋아 그걸 유지하려고요.

#여기서_잠깐#공격vs수비 #손현종의 선택!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정말 제일 화끈하게 때리는 선수였잖아요. 프로에 와서 리시브가 최우선이 됐는데, 솔직히 공격 욕심 안 나나요?
공격이요. 때리면 좋죠. 근데 안 때려도 상관없어요. 딱히 연연하지 않아요.
내가 이 팀에서,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나만의 강점 딱 하나만 꼽아보라면.
높이.
내가 이 자리를 계속 지키기 위해,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는 부분을 꼽아본다면.
리시브. 저보다 리시브를 더 잘하는 선수가 없을 만큼.
잘하는 걸 살리는 것과 못하는 걸 보완하는 것, 둘 중 고르라면?
저는 못하는 걸 보완하고 싶어요. 수비.
내가 모든 것들 중에서 훈련을 딱 하나만 할 수 있다고 한다면!
리시브.

(사진 : 유용우 기자)


#이경수 #2의이경수 #그저_감사

이제 앞을 내다봐야죠. 배구선수로서의 목표. 훗날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요?
롤 모델은 경수 형이에요.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요소 하나하나를 다 닮고 싶어요. ‘2의 이경수라고 잠깐 이야기 들었었죠(웃음). 되게 부담스러워요. 제가 어떻게 경수 형의 빈자리를 메워요. 반만 닮아도 진짜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는데요. 한참 부족하죠.
특별히 이런 부분을 닮고 싶다! 하는 건요?
경수 형이랑 저랑 나이차도 많이 나고, 같이 경기를 뛰기 보다는 제가 항상 바라만 봐온 거거든요. 그래서 특별한 뭐다 보다는, 그냥 다 닮고 싶어요. 아니 반이라도. 그런 선수로 남고 싶어요.
근데, ‘2의 이경수라는 게 괜히 나온 이야긴 아니지 않을까요?
경수 형이 부상 당했을 때 제가 그 자리에서 뛰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특별히 손현종 선수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키가 커서? 기회를 많이 주신 덕분이죠. 앞으로 더 성장해야죠. 저는 제가 잘해서 경기 뛴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정말 운 좋게 기회를 받은 거죠. 그냥 항상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이거든요. 내가 잘 해서 이겨야겠다는 생각 말고, 진짜 팀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만이요. 큰 바람은 없어요. 매년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게 목표에요.
배구인생을 돌아봤을 때, 이것에서만큼은 최고로 남고 싶다.
그런 건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는데, 뭐가 있을까요? 그냥 잘했던 사람. 한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다 잘했던 사람.
그렇죠. 사실 손현종 선수 자리가 뭐 하나 기록을 세우기는 힘든 자리기는 하죠.
, 그러니까 그냥 손현종 하면 잘한다느낌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어요. 갑자기 생각하려니까 좀 힘들기는 하네요. 하하.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그럼 마지막으로, 내 인생의 신조. 난 이런 인생을 살겠다.
할 수 있다.’ 왜 그러냐면 대학교 때 제가 자신감이 되게 없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최천식 감독님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할 수 있다를 계속 쓰게 했어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마음속에 새기게 됐죠. 할 수 있다!
저도 배워봐야겠네요. 이렇게 인터뷰는 다 마쳤습니다.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모두에게 얘기하고 싶어요. 내년 시즌엔 정말 잘할게요.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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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유용우 기자)


스파이크 질문!
배구란? 너무 어려운 것. 알면 알수록, 하면 할수록, 여전히 어려운 것.
이경수란? 그냥 대단한 분. 말 그대로 레전드. 진짜 경수형 하는 거 보면 감탄이 절로 나와요. 그냥 전부 다.
리시브란? 풀어야하는 숙제.
황민경이란? 남매.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어요. 근데 진짜 닮았나 봐요. 제가 봤을 땐 닮았나? 싶은데,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TO SOMEONE SPECIAL
엄마. 지금까지 고생하면서 살았으니까 앞으로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 오효주 KBS N 아나운서
사진/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5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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