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16 남자대표팀, 훈련현장을 들여다보다

정고은 / 기사승인 : 2016-06-13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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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와 제19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나서는 김남성호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 511일 진천선수촌에 소집, 훈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입촌한 지 열흘 정도가 지난 520, 훈련에 여념이 없는 남자국가대표팀을 찾아가보았다.



2016 월드리그를 말하다


우선 월드리그를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월드리그는 세계 남자배구의 활성화를 위하여 국제배구연맹(FIVB)이 창설한 최상위 남자국가대표팀 간의 대회로 ‘FIVB 공식(Official) 대회로 분류되어있다. 1990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되어 2015년까지 26회 대회가 개최되었다. 우리나라는 1991년부터 2015년도까지 총17회 참가하고 있다.



이번 2016 월드리그는 36팀이 3개 그룹으로 나뉘어 3주간에 걸쳐 예선전을 치르게 된다. 1그룹과 제2그룹에는 각각 12개 팀이, 3그룹에는 8개 팀이 편성되어 있다. 예선전은 그룹별로 한 주말당 4개 팀이 각각 조로 편성되어 싱글라운드로빈 형태로 치르게 된다. 결선라운드에는 제1그룹 상위 4, 2그룹 상위 1, 그리고 개최국 폴란드 등 총 6팀이 진출하고 제2그룹 상위 1팀은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제2그룹 결선라운드에서 결정된다.



1그룹에는 호주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벨기에 브라질 폴란드 프랑스 이란 러시아 이탈리아 미국 세르비아가 포진되어있고 2그룹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네덜란드 쿠바 중국 핀란드 체코 캐나다 터키 포르투갈 이집트 슬로바키아가 있다. 카타르 독일 대만 슬로베니아 멕시코 그리스 튀니지 몬테네그로 카자흐스탄 베네수엘라 스페인 푸에르토리코는 3그룹이다.



우리나라는 1주차인 617일부터 19일은 일본 오사카중앙체육관에서 일본 핀란드 쿠바와 경기를 가진 다음 2주차인 24일부터 26일까지는 캐나다 새스카툰 새스크텔 센트레에서 캐나다 중국 포르투갈과 일전을 맞는다. 3주차인 71일부터 3일까지는 장충체육관에서 이집트 체코 네덜란드와 경기를 치른다.



시작은 가볍게 연습은 진지하게


오후 330분이 조금 넘어선 시각. 선수들 훈련이 시작됐다. 가볍게 코트주변을 조깅하며 몸을 푼 선수들은 이내 4~5명씩 나누어 스트레칭을 했다. 몸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할 즈음 김남성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했다. 그러자 선수들은 2명씩 짝을 맞추어 네트를 사이에 두고 대각선으로 섰다. 곧이어 양 옆으로 뛰며 안테나를 터치했다.



그렇게 몇 번 안테나 터치 후에야 다음 선수들에게 차례가 돌아갔다. 리베로들도 예외는 없었다. 김남성 감독은 한 켠에서 볼을 주고받고 있던 정성현과 부용찬을 불렀다. 뒤늦게 합류한 두 리베로들도 있는 힘껏 점프했다. 하지만 김남성 감독의 불호령을 피할 수는 없었다. 김남성 감독은 느려, 느려라고 선수들을 자극했다. 그러자 선수들은 더 빠르게, 더 높이 뛰며 훈련에 매진했다.



모든 선수들 순서가 지나가고 이번에는 21조로 볼 운동에 들어갔다. 곽명우와 한선수, 송희채와 정성현, 서재덕과 부용찬 등이 한 조가 된 가운데 선수들은 볼을 크게 바운드 하거나 서로에게 높은 포물선으로 공을 던지며 몸을 풀었다.



이어 세트훈련, 리시브훈련까지 마친 후에야 본격적으로 스파이크훈련이 이어졌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한선수와 곽명우가 섰다. 리베로들 역시 나누어져 리시브 준비를 했다. 선수들은 리시브-세트-공격으로 이어지는 훈련에 나섰다. 김남성 감독은 선수들 움직임을 매 눈으로 지켜봤다. 곽명우 세트가 마음에 들지 않자 그를 불러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서재덕도 김남성 감독 눈길을 피할 수 없었다. 김남성 감독은 서재덕 폼을 직접 수정해주며 잘못된 점을 바로 짚었다.



그렇게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김남성 감독은 선수들을 한 데 모았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크로스와 스트레이트 공격을 지시했다. 제일 먼저 공격에 나선 김학민. 김학민은 김남성 감독이 외치는 대로 네트 양 옆을 오가며 스트레이트와 대각으로 번갈아 때렸다. 서너 차례 좌우를 오가며 볼을 때린 후 김남성 감독은 김학민을 불러 세웠다. 그리고 타법이 같은 지를 물었다. 그리고 이어진 김남성 감독의 대답. “스트레이트나 크로스를 때릴 때 타법이 같아야 한다.” 선수들은 이 말을 새겨 들으며 다시 훈련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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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장갑 정체는


몇 분간 휴식 후 이번에는 수비와 블로킹 연습에 들어간 대표팀이다. 한 명 한명 코트로 들어서는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바로 센터들이 장갑을 착용한 것. 김남성 감독은 센터들에게 장갑을 끼게 한 이유로 두 가지를 언급했다. 하나는 부상의 위험성 때문. 행여나 선수들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장갑을 끼고 훈련을 하게 한 것. 또 한 가지 이유는 공격하는 선수들이 블로킹을 피해서 때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보다 신장이 높은 선수들을 상대할 때는 블로킹에 공격이 가로막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피해서 때리도록 했다.



박진우와 최민호가 각각 장갑을 착용, 센터로 나선 가운데 연습이 시작됐다. 훈련 분위기는 좋았다. 선수들은 열심히 훈련에 임했고 김남성 감독 역시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김남성 감독은 훈련 틈틈이 선수들에게 미리 계산하고 때려라, 공이 빨리 와도 스트레이트로 때릴 수 있다. 안테나를 기준으로 볼 3개가 들어갈 수 있는 정도 각이 있다면 스트레이트를, 5개 정도면 크로스를 때려라등등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남성 감독은 선수들이 코트 내 서있는 위치를 조정한다거나 선수들을 서로 교체하며 훈련을 이어갔다. 선수들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봐주는 건 없었다. 최민호는 문성민 공격을 연이어 가로막기도 했다. 디그를 위해서 몸을 날리는 건 예삿일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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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한 점 치열하게


한바탕 수비와 블로킹 연습이 끝나고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점수판이 들어왔다. ‘자체적으로 66 연습게임을 하려나 보다하고 생각할 무렵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박진우, 최홍석, 문성민이 장갑을 끼고 코트를 밟았다. 그 사정을 들여다보니 수비팀과 공격팀으로 나누어 진행되는 경기. 수비팀 전위에 있는 선수들은 장갑을 낀 채 경기에 나서야 했다. 즉 한 쪽은 블로킹과 수비 위주, 또 다른 한 쪽은 공격 위주 경기를 펼치게 한 것. 경기는 한선수, 정성현, 송희채, 문성민, 박진우, 최홍석이 수비팀, 최민호, 곽명우, 서재덕, 김학민, 부용찬, 정지석이 공격팀으로 나뉘어져 진행됐다.



점수가 걸려있는 만큼 선수들 승부욕도 불타올랐다. 점수 하나 하나에 신경전을 펼쳤다. 마치 실제 경기인 양 인이냐 아웃이냐 하나에도 선수들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특히 수비팀에서 혼자 공격을 도맡은 송희채는 “(내 공격은)다 아웃이래라며 투덜투덜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남성 감독은 손가락으로 아주 조금 틈을 보이며 이만큼 나갔다며 그를 달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송희채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되자 오 송희채, 스마트 스마트라며 분위기를 띄운 김남성 감독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최민호 서재덕 정지석이 장갑을 꼈다. 그리고 서재덕 블로킹이 빛을 발했다. 최홍석 공격을 연이어 블로킹한 것. 심지어 서재덕은 이마 블로킹을 선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경기장 분위기는 한결 밝아졌고 선수들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그렇게 한 번씩 수비와 공격을 주고받은 후에야 연습경기도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김남성 감독은 선수들에게 속공연습을 시켰다. 그 대상은 센터인 최민호, 박진우 포함 서재덕과 정지석. 최민호를 시작으로 박진우, 서재덕, 정지석으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었다. 두 번 로테이션이 돌고 나서야 오후 훈련도 마무리됐다.



선수들을 불러 모은 김남성 감독은 야구선수들은 공을 때릴 때 실밥을 보고 때린다. 배구 선수들도 공을 때릴 때 끝까지 보고 해야 정타가 나온다는 말과 함께 훈련을 끝마쳤다.



/ 정고은 기자


사진 / 신승규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6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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