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랑스러운 요술공주 민경이 찾아왔어요, 황민경 이니셜 인터뷰

정고은 / 기사승인 : 2016-08-22 2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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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밍키 밍키 밍키 요술공주 밍키 밍키 밍키♪’ 이번 인터뷰 주인공에 대한 힌트다. 누구인지 다들 눈치 채셨으리라. 지난 6월 1일부터 새로운 유니폼을 받아 든 황민경, 그녀가 이번 달 인터뷰 주인공이다. 이제는 녹색 유니폼이 익숙해질 무렵 그녀를 찾았다. 프로생활 8년 만에 첫 이적을 경험한 황민경. 그녀 이야기를 이니셜로 풀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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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이제는 GS칼텍스 밍키


Happen 새로운 전환점을 맞다
사실 처음 이적 얘기를 들었을 때는 슬픈 감정이 앞섰어요. 제가 8년 동안 온 마음 다해서 뛰었던 팀인데… 팀을 위해 뭔가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끝났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난 뭘 위해 운동을 해야 하나 이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사실 보호선수 명단에 내가 안 들어갈 수도 있겠구나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예상은 했지만 막상 현실이 되어 다가오니 마음이 아팠죠. 그래도 도로공사 언니들이나 주변에서 “너는 선택 받아서 가기 때문에 좋게 생각해”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언니들과는 어느 자리에 있건 최선을 다해서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만나자고 얘기했어요. GS칼텍스에서 저를 원했기 때문에 가는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던 건 사실이에요.
이선구 감독은 제가 다른 선수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활기참과 파이팅이 많은 만큼 그런 부분에서 부탁한다며 반겨주셨어요.


Worry 나를 걱정하게 하는 것
선수들이랑은 웬만큼 편해졌어요. 걱정이 드는 건 제가 해야 할 몫이 어떤 건지, 감독이 원하시는 게 어떤 건지 아직 정확하게 모른다는 거예요. 그런 부분에서 걱정이 되죠.
몸 상태는 어느 정도 올라왔어요.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요. 그날그날 컨디션이나 무릎상태에 따라 조절해가면서 운동하고 있어요. 중학교 3학년 때 무릎수술을 한 번 했는데 3년 전부터 많이 안 좋아졌어요. 더 나아지지는 않죠. 연골이 손상되어 있는 상태로 끌고 가야 하니까요. 더 악화되지 않게 관리를 하고 있어요. 지금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하는 중이죠. 다만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에요. 시즌 때까지 무릎 상태를 얼마만큼 조절할 수 있는지가 걱정스러워요. 부상은 선수 생활하면서 필연적으로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나이는 많지 않지만 아마 사용한 횟수는 어르신들 만큼 썼을 거예요(웃음). 다른 아픈데요? 어깨도 수술했는데 재활하고 시간도 꽤 흘러서 지금은 운동하는데 전혀 지장 없어요.


Appraisal 지난 8년간을 뒤돌아보다
우선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이런 저런 일들도 많았지만 선수들끼리 합심해서 무사히 시즌을 마쳤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로서도 전 경기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개인적으로 이 목표를 이루기도 했고요. 다만 성적이 안 나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죠. 정규리그 우승을 했던 앞선 시즌에는 분위기도 밝았고 이기는 날이 많아 힘들어도 이겨내는 것이 쉬웠어요. 그런데 지난 시즌은 유독 체력적으로 힘들게 느껴지더라고요. 같은 경기를 해도 이기면 덜 힘들어요. 진짜로 5세트까지 가도 괜찮아요(웃음). 그런데 3세트만 해도 지면 더 힘들더라고요.
프로생활 8년을 생각해보면 아쉬움이 많아요. 어릴 때는 수비가 약해서 힘들었고 지금은 무릎도 그렇고 공격적인 부분이 약해졌어요. 다른 부분으로 채우려고 노력은 하는데 마음처럼 꽉 차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제 자신한테 6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Nickname 전국구 밍키스타
처음 시작은 팬들이 제 이름이 민경이니까 밍키라고 불렀던 거였어요. 그런데 방송에서 캐스터가 직접 밍키라고 소개를 했죠. 그리고 발리볼 크레이지라는 프로그램에서 저를 애니메이션 ‘요술공주 밍키’와 합성했더라고요. 그날 완전 밍키 특집이었어요(웃음). 그 때부터 전국적인 밍키가 됐죠.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팬 분이 밍키 복장을 하고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해달라고 요구하셔서… 정말 인생 최대 고비 중 하나였어요. (※황민경은 올스타전 사전행사에서 팬들의 요구에 분홍색 가발을 쓰고 나타나 완벽한(?) 밍키로 변신했다) 아직도 새로운 사진이 나와요. 얼마 전에도 (이)소영이가 저한테 그날 사진을 보여줬어요. 가발 썼을 때 몇몇 선수들이 사진 찍자고 해서 같이 찍었거든요. 잊고 있었는데 보여주더라고요.
밍키 말고 특별히 다른 별명은 없어요. 그 전 팀에서도 그랬고 제 이름대신 밍키라고 불러요. 아마도 1~2년 지나면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요? 그 때 되면 나이가(웃음).


Goal 전 경기 출전을 위하여
꿈이 있다면 챔프전 우승을 해보고 은퇴하고 싶어요.
개인적인 목표는 시즌 때 부상으로 경기에 빠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서브상은 한 번 타봤으니까(웃음). 이번에도 주전으로 다 뛰지는 못하더라도 전 경기에 투입 되는 게 개인적인 목표예요.
저에게 전 경기 출전이 갖는 의미요? 어느 선수한테는 아무렇지 않은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레프트라는 포지션이 어쩌면 흔하다고 말할 수 있는 포지션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레프트 포지션에서 전 경기에 출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세터나 리베로들은 자리를 잡기가 어렵지만 바꾸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레프트는 자리 잡기는 생각보다 쉬운데 그만큼 바뀌기도 쉬워요. 그래서 저는 전 경기 출전이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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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지금의 황민경이 있기까지


Motivate 팬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있다면 가족도 있지만 팬들 편지를 읽을 때면 배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기 끝나면 종종 편지를 주시는데 힘들 때보면 울컥할 때가 있죠. ‘게임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하다’, ‘황민경 선수 덕분에 힘이 난다’ 등 기억에 남는 말들이 많은데 이런 글을 볼 때면 기분이 좋아요.
정말 팬들이 있어 힘이 많이 나요. 제가 기록 달성할 때면 항상 챙겨주세요. 그리고 생일 파티를 매년 팬들이랑 같이 하고 있어요. 신인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년 하고 있는데 다같이 회비를 걷어서 사진으로 케이크를 만들어 주신다거나 유니폼 모양으로 해주시고 저한테 선물을 많이 해주세요. 저를 위해서 멀리에서 시간 내서 오시는 분들도 계신데 정말 감사하죠.


If 만약 배구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 태권도를 했을 거예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했는데 공인 3단까지 따고 그만뒀어요. 키가 안 컸을 때 태권도를 했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깐 했죠(웃음).
배구를 하게 된 건 학교에 배구부가 있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워낙 뛰어 노는 걸 좋아해서 교내 육상 대회 때 곧잘 했거든요. 그러니까 배구부 감독님이 방학 때 나오라고 했는데 그 때는 노는 게 더 좋아서 도망갔어요. 그러다 방학 때 하루 학교에 청소하러 갔다가 딱 붙잡혔어요. 그렇게 배구를 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어머니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몰래 몰래 나갔어요. 그리고 전학까지 가게 됐죠. 왜 배구를 선택했냐고요? 배구는 학과가 끝나고 바로 하잖아요. 배구를 하고 집에 오면 7시 정도가 됐어요. 그러면 그 이후에 태권도 도장을 가야 했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힘들어서 안가고 지쳐서 못 가고를 반복했어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배구를 하게 됐죠. 그리고 배구를 위해 전학을 하니 태권도는 3단까지만 하고 그만뒀어요.
제가 배구랑 태권도를 같이 하고 있었을 때인데 배구부 감독님하고 태권도 관장님하고 서로 이야기를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부모님한테 서로 국가대표를 시키겠다고, 자기가 데려가겠다고(웃음). 저는 이 이야기를 스무살 넘어서 들었는데 지금 배구를 하고 있네요.


Narrate 후배들에게 전하는 말
저는 성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훈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기장에서 자신감이 나오거든요. 훈련량이 부족하면 그날 컨디션이 좋아도 자신감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연습할 때도 성심 성의껏 해야 해요. 그러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후배들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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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황민경이 궁금해?


Keyword 돌변+장난=황민경
저는 배구할 때와 안 할 때가 극명하게 차이나요. 저를 아는 사람이면 다들 코트 안과 밖이 다르대요. 제가 생각해도 그래요. 배구할 때는 소리도 지르고 파이팅이 넘치는데 밖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배구할 때는 돌변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장난치는 걸 좋아해요. 남을 놀라게 하는 걸 좋아하죠. 여기서는 아직 그런 장난을 쳐보지 못했지만(웃음) 전에 있을 때는 (고)예림이나 (김)미연이한테 장난을 많이 쳤어요. 둘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게 소리를 질러요. 그 맛에 장난치는 거죠.


You feel interest 알럽 롱보드, 드라마
요즘 롱보드가 너무 배우고 싶어요. 그런데 위험하다고 주위에서 말리더라고요. 그래서 체육관에서라도 해볼까 하는데 아직은 용기가 안 나요. 혹시라도 넘어지면 안 되잖아요. 언젠가 롱보드도 꼭 타고 말 거예요. 만약 배우게 된다면 인스타그램에 영상 올릴게요! 롱보드 말고도 수상스키도 타고 싶고 겨울스포츠도 해보고 싶은데 부상 위험 때문에 한 번도 못해봤어요. 스키장은 가본 적도 없고요. 스노우보드도 배워보고 싶어요. 저는 못 타지만 언니나 동생이 타는데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취미생활은 딱히 없는데 드라마 보는 게 취미가 되고 있어요. 원래는 시즌 때만 봤거든요. 드라마를 보면 시간이 빨리 가요. 시즌을 6개월이라고 하고 드라마가 보통 16부작이라고 치면 한 드라마를 보면 거의 두 달 정도가 지나가잖아요. 그래서 저녁마다 드라마를 봤는데, 그게 은근 재미있더라고요. 요즘에는 드라마 보는 재미에 빠졌어요. 최근에는 ‘또 오해영’이랑 ‘시그널’을 재미있게 봤어요(웃음).


Our team GS칼텍스를 말하다
팀에 합류한지는 한 달 조금 지났어요. GS칼텍스는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팀이에요. 운동할 때 분위기도 좋아요. 서로 격려도 많이 해주고요. 그래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시은미, 나윤정 선수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죠.
GS칼텍스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아까 촬영 때 유니폼을 입었는데 아직 어색해요. 제 이름이 박힌 유니폼은 처음 입어봤거든요(웃음).
지금은 팀플레이와 스타일에 적응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몸도 만들고. 감독님이 저한테 특별하게 주문하시는 건 없어요.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공격은 어떻게 해라, 리시브 받을 때는 상체를 더 써라 등 말은 해주시지만 큰 주문은 없으세요.
이번 시즌에는 눈에 보이는 공격이나 득점도 중요하지만 팀 안에서 보이지 않는 연결이나 상황에 맞는 볼 처리, 선수 수비위치 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필요한 부분들을 더 신경 쓰려고 해요. 그렇기 위해서는 훈련이 중요하죠.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나오는 것들이니까요. 열심히 맞춰가고 있어요.


-GS칼텍스 분위기메이커를 꼽는다면?
(이)나연이랑 (나)현정이가 재미있어요. 나연이는 같이 운동하면 그냥 좋아요. 무척 밝은 친구더라고요. 저는 남들을 웃기는 재주는 없어요. 파이팅 해주고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노력하죠. 대신 리액션은 잘해요. 잘 웃죠.


Unforgettable 온리원(only one)을 꿈꾸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상대팀은 널 싫어할 수 있는데 우리 팀에 네가 있어서 좋다고 해줬을 때가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이)효희 언니가 도로공사에 왔을 때였어요. 그전까지는 상대팀이었잖아요. 언니가 말하길 그전에는 저를 별로 안 좋게 봤대요. 그런데 막상 같은 팀에 와서 보니까 코트 안에 함께 있을 때 든든하다고, 함께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해주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넘버원(No.1)보다는 빛나는 온리원(only one)이라고요. 개인적으로 제가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유일한 선수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항상 새기고 있는 말인데 제가 득점을 제일 많이 하지는 않더라도 제가 팀에 있어야 한다라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Need 순간이동이 필요해!
순간이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주말에 외박 받아서 놀러가려고 하면 차가 막히더라고요. 교통체증 때문에 순간이동을 하고 싶어요(웃음). 경기를 할 때도 순간이동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공이 멀리 날아갔을 때 순간이동을 하면 공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Go on a trip 가자 홍콩으로!
이제 조금 있으면 여름 휴가 받을 거거든요. 가족여행 계획하고 있어요. 홍콩으로 갈 생각이에요. 개인적으로 가는 첫 해외여행이기도 하고 가족들이랑 같이 가는 여행이라 긴장되고 설레요. 팀에서만 가봤지 개인적으로는 해외에 가본 적이 없거든요. 가족들도 좋아하죠. 언니와 함께 비행기 표하고 숙소는 예약 해놨어요. 어디 가고 뭐 먹을지 이제 계획만 짜면 돼요(웃음).


글/ 정고은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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