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녀부 신인드래프트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저마다 실력을 갈고 닦으며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을 아마추어 선수들. 프로선수로 거듭날 영광의 얼굴은 누가 될까. <편집자주>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9월 11일 오후 2시, 그랜드힐튼서울호텔 2층 그랜드볼룸 홀에서 열린다. 여고 졸업예정자(고3)와 고등학교 이상 학력을 소유한 선수 가운데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낸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여자부 드래프트
여자부 드래프트는 남자부와 마찬가지로 확률추첨제로 진행한다. 지난해 성적이 낮은 순으로 우선권을 부여한다. 1~3순위는 한국도로공사(50%), GS칼텍스(35%), 현대건설(15%)이 추첨을 통해 순번을 정한다. 4~6순위는 포스트시즌 성적에 따라 역순으로 자동 결정됐다. 4순위 KGC인삼공사, 5순위 흥국생명, 6순위는 IBK기업은행이 해당된다.
지난해 여자부 드래프트에는 총 12개교 32명 참석자 가운데 16명(수련선수 1명 포함)이 프로 무대로 진출했다. 딱 절반 선수들이 꿈의 무대를 밟았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과연 몇 명의 선수들이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알짜’ 후보들이 많이 모였다. 뛰어난 공격을 자랑하는 광주체육고 김주향과 만능 살림꾼 수원전산여고 한수진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U18 국가대표에서 활약한 선명여고 세터 이원정 역시 장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공격수 자원보다는 리베로나 세터 등 수비에 강점을 가진 선수들이 여럿 보인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드래프트라고 생각하면 오산. 1라운드에서 뽑을 만한 선수들은 충분하다. 팀에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는 선수를 뽑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유력한 1픽 후보’ 광주체육고 김주향

생년월일 1999-03-27
신장/체중 184cm / 63kg
포지션 윙스파이커, 미들블로커
이만큼 매력적인 공격수 카드가 있을까. 김주향은 현재 모두가 인정하는 고교 탑 공격수다. 미들블로커, 아포짓스파이커, 윙스파이커 어떤 포지션에 세워놔도 공격 하나는 확실하다. 이동공격, 속공, 오픈 무엇이든 확실하게 때릴 수 있는 그야말로 공격력 최고 카드. 184cm 신장에 탄력도 준수해 큰 공격도 기대해 볼만 하다. 빠른 발은 김주향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그가 가진 운동능력은 공격력을 한층 더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수비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니다. 프로에서 윙스파이커로 입지를 굳히려면 서브 리시브는 더 가다듬어야 한다. 그렇지만 외국인선수 뒤를 받쳐줄 국내 공격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누구나 눈독들일만 하다.
‘배구만능’ 수원전산여고 한수진

소속 수원전산여자고등학교
생년월일 1999-07-02
신장/체중 167cm / 60kg
포지션 윙스파이커, 리베로
한수진은 167cm 작은 신장으로 장신 수비수를 뚫어내는 ‘만화’같은 능력을 가졌다. 당돌한 공격, 탄탄한 수비, 빠르게 꽂히는 스파이크 서브까지. 만능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실제로 그는 미들블로커를 제외하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심지어 세터까지!). 배구를 보는 눈도 탁월하다. 단순히 오는 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미리 생각하고 예측한다. 이 타이밍에 상대가 어디로 때릴지, 지금은 어디를 막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코트 위에서 투지도 넘친다. 전문가들은 그를 ‘배구를 할 줄 아는 선수’라고 평한다.
넘치는 장점만큼 단점도 확실하다. 바로 167cm로 작은 신장. 블로킹이 약점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부분을 참작하더라도 이 선수의 재능은 그냥 지나치기 아깝다. 윙스파이커, 혹은 리베로로 충분히 대성할 여지가 있다.
탁월한 운동신경, 수원전산여고 김채연

소속 수원전산여자고등학교
생년월일 1999-12-11
신장/체중 184cm / 70kg
포지션 미들블로커
김채연은 오랜만에 등장한 새싹 미들블로커다. 미들블로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역시 블로킹. 김채연은 신장이 큰 편은 아니지만 블로킹에 꽤나 강점을 가진 선수다. 그 비결은 바로 점프력. 장신 선수들이 점프력까지 좋은 경우는 굉장히 드문데 김채연은 신장과 점프 둘 다 고르게 좋다. 이 때문에 장신들이 우글거리는 코트 중앙에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속공도 준수한 편이지만 문제는 기본기. 수비나 이단 연결에 약점이 있다. 이리저리 따져봤을 때, 중앙 보강이 절실한 팀 입장에서는 여전히 눈길이 가는 선수임엔 분명하다.
차세대 국가대표 세터, 선명여고 이원정

소속 진주선명여자고등학교
생년월일 2000-01-12
신장/체중 178cm / 65kg
포지션 세터
이원정은 드래프트 후보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세터다. 그는 세터에게 가장 필요한 ‘안정적인 패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맛에 딱 맞는 볼 연결로 공격수가 120% 능력을 낼 수 있게끔 만드는 능력이 있다. 그는 U18 국가대표 팀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당장 세터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프로 무대에서 공격수와 호흡만 잘 맞춘다면 충분히 활약할 여지가 보인다. 여러 관계자들은 이원정이 차세대 국가대표 세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이원정이 가진 또 다른 무기는 신장. 다른 세터들에 비해 큰 키는 블로킹을 잡아낼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실제로 프로팀과 연습경기에서 날개 공격수들을 몇 차례 막아내는 위력을 선보이기도 했다고. 이원정은 평소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지만 맡은 바는 꼭 해내고 마는 성실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그 꾸준함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빠르고 간결하게! 서울중앙여고 이솔아

소속 서울중앙여자고등학교
생년월일 1998-08-11
신장/체중 177cm / 65kg
포지션 세터
이원정이 안정적인 세트를 자랑한다면 이솔아는 빠른 세트가 장점인 선수. 팔이 길고 손목 힘이 좋아 팀 공격수에게 빠르게 배달하는 퀵 패스가 일품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빠른 배구에 최적화된 세터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세터 하나에만 집중했던 그는 패스 감각도 우수하다. 풋워크나 세트 자세 역시 잘 잡혀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날카로운 서브 역시 돋보인다.
이솔아는 무릎 부상으로 1년을 유급한 전력이 있다. 지금은 완쾌된 상태여서 경기를 뛰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단점이라면 아직 경기 전체를 보는 시야가 부족하다. 크게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 필요하다. 프로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면 좋아질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파워히터, 서울중앙여고 변채림

소속 서울중앙여자고등학교
생년월일 1999-01-17
신장/체중 177cm / 69kg
포지션 윙스파이커
두 ‘채림’도 이번 드래프트에서 눈여겨볼 후보들이다. 이름도, 팀에서 맡은 역할도 비슷한 두 선수가 동시에 드래프트에 등장한다.
서울중앙여고 주축 공격수 변채림은 탄탄한 기본기와 함께 폭발적인 공격력을 가졌다. 몸을 활용해 공에 힘을 싣는 능력이 뛰어나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해결하는 능력도 수준급. 작은 키에 비해 훌륭한 공격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고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스파이크 서브도 큰 자랑거리. 다만 신장이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키 작은 윙스파이커가 살아남으려면 단연 수비가 우선이어야 한다. 그래야 공격력도 함께 빛을 낼 수 있다.
2015~2016시즌 흥국생명에서 플레잉코치로 활약했던 세터 이수정의 딸로도 주목 받고 있다. 이수정과 포지션은 다르지만 배구 감각은 그대로 가졌다.
여고부 명품 수비수, 선명여고 백채림

소속 진주선명여자고등학교
생년월일 1998-01-07
신장/체중 174cm, 60kg
포지션 윙스파이커
이번에는 다른 채림, 진주선명여고 윙스파이커 백채림이다. 그는 여고부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는 선수다. 같은 팀 이예솔 박혜민 등 훌륭한 2학년 공격수들의 뒤를 묵묵히 받쳐주면서 팀에 일조한다. 키는 작지만 탄력이 좋아 공격적인 면도 나름 장점. 팀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끄는 책임감을 지녔다.
백채림 역시 문제는 작은 신장. 공격 자체는 정교하고 힘이 있지만 프로 무대에서 높은 블로킹을 따돌리고 공격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래를 생각해 장점인 수비를 살려 리베로로 전향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글/ 이광준 기자
사진/ 이광준 기자, 발리볼코리아 제공
(이 기사는 더스파이크 9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