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늦깎이 국가대표 세계무대에 우뚝 서다, 현대캐피탈 박주형

최원영 / 기사승인 : 2017-09-25 1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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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계 ‘귀재’가 등장했다. V-리그를 넘어 세계무대를 호령하고 돌아온 사나이. 코트에선 한없이 멋지지만, 인터뷰만 시작되면 부끄러움에 얼굴이 붉게 물들어버리고 만다. 현대캐피탈 윙스파이커 박주형(30), 그의 반전 매력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



나를 뛰게 하는 힘, 태극마크


“이번이 첫 성인대표팀이에요. 처음 뽑혔단 소식을 들었을 땐 믿기지가 않았어요. 대표팀 소집되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제게 태극마크는 꿈 같은 목표였거든요. 국가대표가 됐으니 이기는 경기 많이 하고 싶어요. 이제 오래오래 대표팀에서 뛰는 게 제 꿈이에요.”



지난 5월 15일, 2017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를 앞두고 박주형이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본인이 앞으로 얼마나 활약할지 상상도 못 했으리라.



깜짝 스타 박주형의 시작은 이랬다. 6월 4일 월드리그 1주차 서울시리즈 마지막 경기, 핀란드 전. 1승 1패를 기록 중이던 한국은 홈에서 1승을 더 추가하기 위해 분투했다. 그러나 1세트 중반까지 4점 차로 끌려가며 상대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드디어 박주형이 교체 투입됐다. 신의 한 수였다. 그는 연속 득점으로 추격에 불을 붙였다.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줬으나 2, 3세트는 허용하지 않았다. 박주형이 공격 블로킹 서브에 수비까지 보태 원맨쇼를 선보였다. 이날 블로킹 3개, 서브 1개를 묶어 경기 최다인 24득점을 터트렸다. 박주형은 “승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연구해 꾸준히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깜짝’ 활약이었지만 결코 ‘반짝’ 활약은 아니었다. 박주형은 2주차 일본시리즈, 3주차 네덜란드 시리즈에서도 자주 출전해 득점포를 가동했다. 더 나아가 그는 제19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7/24~8/1 인도네시아)와 2018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 지역예선(8/10~14 이란)에도 연이어 출격했다. 국제대회 세 개를 거쳐 완전한 국가대표 선수로 발돋움했다.



8월 16일 귀국한 박주형은 곧바로 소속 팀 현대캐피탈에 합류했다. 17일 천안에 위치한 복합베이스캠프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그를 만났다.



먼저 올해 국제대회를 모두 마친 소감부터 물었다. “3개월 동안 달려왔네요. 새로운 선수들, 코칭스태프들과 운동하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팀 분위기가 좋았거든요. 선수들끼리 서로 장난 치고 대화도 많이 하면서 팀워크를 다졌어요. 김호철 대표팀 감독께 여러 가지를 배웠고요. 솔직히 시원섭섭해요.”



성인대표팀 첫 발탁이지만 박주형은 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스로 활약에 대한 생각을 묻자 수줍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하하. 제가 제 칭찬을 어떻게… 월드리그에서는 일본한테 져서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아시아선수권에서 설욕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세계선수권 예선 때는 체력이 부족했는지 경기력이 떨어져서 아쉬웠어요.” 이어 그에게 ‘배구도사’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하자 “배구도사요? 그렇게 되는 게 소원입니다. 하하”라며 쑥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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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국제대회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두 번의 일본 전이었다. 그럴 것이 월드리그 2주차 일본시리즈에서 마지막 상대로 만난 일본에게 한국은 세트스코어 0-3(18-25 18-25 20-25)으로 완패했다. 점수에서 알 수 있듯 손 한 번 써보지 못 하고 졌다. 아시아선수권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만난 일본. 이번엔 한국이 세트스코어 3-2(25-22 21-25 17-25 25-18, 15-9)로 승리하며 미소 지었다. “제일 스트레스 받는 경기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으니까요. 일본한테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도 한 번 지고 나서 이긴 거라 짜릿함도 두 배였어요. 선수단도 축제 분위기였죠. 마냥 즐거웠어요.”



박주형은 신장 194cm로 공격수치고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평균 신장이 큰 세계 여러 나라 블로킹을 노련한 스파이크로 뚫어냈다. “팔이 짧은 편이에요. 그래서 안 좋은 점이 많은데 대신 스윙이 빠른가 봐요. 저는 힘도 없고 키도 작잖아요. 그래도 발은 빨라요. 단거리 달리기 같은 걸 잘하거든요. 자신 있어요. 그게 실제로 경기할 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스피드가 좋아서 통한 게 아닌가 싶어요.”



세터들과 호흡도 빛났다. “(노)재욱이랑은 소속 팀이 같아서 괜찮았는데 (이)민규(OK저축은행)와는 처음에 잘 안 맞았어요. 월드리그 가기 전에 같이 개인 운동을 하면서 맞췄더니 조금씩 좋아지더라고요. 민규가 실력도 뛰어난데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라서요. 민규는 공격수가 공을 때리기 좋게 올려주는 스타일이에요. 구질은 재욱이보다 조금 더 좋아요. 재욱이는 상대 블로커를 따돌려서 볼을 잘 빼줘요. 둘 다 좋은 선수죠.”



국제대회에서 박주형 이름을 또렷하게 각인시킨 것은 공격뿐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서브’가 더 눈에 띄었다. 상대를 무너트리는 플로터 서브는 훌륭한 무기였다. “월드리그 끝나고 대표팀 훈련에 ‘스피드 건(Speed Gun. 공 속도를 측정하는 기구)’을 도입했어요. 김호철 감독께서 서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스파이크 서브는 약 110km/h, 플로터 서브는 약 70km/h 정도 속도가 나오게 연습했어요. 감독께서 제게 거기서 더 변형해서 80~90km/h 정도로 서브를 때려보라고 주문하셨어요. 계속 훈련을 하다 보면 원하는 속도로 일정하게 서브를 넣을 수 있게 되거든요. 그런 게 잘 통한 것 같아요.”



국내에선 스타 배구공을 쓰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미카사 볼을 사용한다. 공인구가 달라짐에 따른 어려움은 없었을까. “처음엔 미카사 볼을 다루는 게 좀 힘들었어요. 감아서 때리면 공이 너무 밀려 나가서 조절이 안 됐거든요. 훈련을 통해 점점 적응하니 잘 감기더라고요. 서브는 월드리그 2주차쯤부터 잘 들어갔어요. 때리기에는 스타 공이 더 좋은데 상대를 흔들기 위해서는 미카사 공이 더 효과적인 듯 해요.”



‘짬바(울보라는 뜻의 짬보+바보)’라는 별명을 가진 박주형. 때문에 왠지 소극적일 것 같은 이미지를 지녔다. 국제무대에서 떨리진 않았는지 궁금했다. “전혀 긴장되지 않았어요. 언제부턴가 제가 좀 바뀌었어요. 원래 소심한 성격이었거든요. 작년부터였나? 긴장되면 오히려 좀 더 웃고요, 경기 중에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어요. 경기 전에도 혼자 노래에 맞춰 리듬을 타고요. 그렇게 긴장을 푸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인상 쓰고 있었거든요. 이제는 일부러 더 밝게 하고, 웃으려고 해요. 그걸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쟤는 못하는데 왜 웃지?’ ‘팀이 지고 있는데 표정이 왜 밝지?’ 이렇게요. 근데 이게 제겐 일종의 루틴이 됐어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께서 항상 즐겁게 하라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바뀐 것 같아요. 세계대회 가서도 크게 떨리진 않더라고요.”



박주형은 올해 4월 V-리그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6월부터 8월 말까지 대표팀에서 뛰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체력이 고갈됐을 듯 했다. “항상 외국만 다녀오면 잠을 못 자요. 16일에 귀국하고 나서 밤을 샜어요. 새벽 4시엔가 겨우 잠들었죠. 시차적응을 못 해서 힘들어요. KOVO컵이나 V-리그가 다가오고 있지만 큰 걱정은 없어요. 잘 될 거라고 믿어요. 특별한 체력 회복 방법은 없어요. 챙겨 먹는 것도 딱히 없고요. 때 되면 자고, 밥 잘 먹는 게 최고예요.”



앞으로도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 것 같느냐는 질문에 그의 두 눈동자가 갈 곳을 잃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뽑..뽑아만 주시면 열심히 해야죠. 한 번 다녀오니까 욕심이 생겼어요. 미래의 감독께서 또 뽑아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냥 열심히 한다는 말 밖엔 할 게 없네요.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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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빛나는 선수이길


2010~2011시즌 전체 2순위로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에 입단한 박주형. 이듬해 현대캐피탈로 둥지가 바뀌었다. 프로 초년생이었던 그는 현대캐피탈로 이적 후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 했다. 그러다 2014~2015시즌부터 출전 시간을 대폭 늘렸다. 박주형은 서서히 주전으로 거듭났다. 지난 2016~2017시즌에는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든든히 지켰다. 포스트시즌 포함 총 40경기 136세트에 투입돼 개인 최다 기록인 312득점(공격 성공률 51.21%)을 찍었다. 공격 시도도 총 494회로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많았다. 현대캐피탈이 10년 만에 챔피언에 오른 데에는 분명 박주형 역할도 적지 않았다. 만 서른 살이 된 바로 지금, 박주형에게 전성기가 찾아온 듯 했다.



“앞으로 전성기였으면 좋겠어요. 지금 몸이 제일 좋은 듯 해요. 아픈데도 별로 없고요. 아무래도 챔프전 우승이 기폭제가 돼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같아요. 플레이오프부터 조금씩 자신감을 얻은 것 같고요. 공격 득점이 잘 나니까 신나기도 하고 배구가 다 잘 됐어요.”



박주형 배구 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기쁨과 환희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말에 배구를 시작해서 쭉 운동을 했는데요. 고등학교 1~2학년쯤 한 번 도망을 간 적이 있어요. 배구를 그만두려고 했거든요. 힘든 걸 참아야 하는 게 싫었어요. 지쳤던 것 같아요. 당시 양진웅(현 한양대 감독) 선생님이 저희 코치는 아니었지만 제게 배구를 종종 가르쳐주시곤 했거든요. 그만두지 말라고 붙잡아주셔서 배구를 계속하게 됐어요. 그게 아니었으면 아마 그만뒀을 지도 몰라요. 위기가 한 번 더 있었어요. 프로 와서 정말 힘든 시기가 있었거든요. 현대캐피탈에서 뛰던 땐데 김호철 감독께서 사령탑이셨어요. 그때도 감독께서 잡아주셔서 마음을 고치고 배구에 전념하게 됐어요. 이제와 되돌아보면 그만두지 않은 게 참 다행이죠. 그만뒀다면 후회했을 거예요.”



그는 사람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배구 좀 치사하게 하는 선수? 좋게 말하면 영리하게 하는 선수요. 상대방이 얄미워할 정도로요. 그만큼 잘하고 싶어요.”



2017년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뤘다. 그 이상을 바라본다면 박주형 최종 목표는 어디쯤일까. “배구를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나중에 결혼하고 애기를 낳으면 제 아이가 아빠가 배구선수였고, 어느 정도 잘했다는 걸 알 수 있을 때까지요. 마흔 살쯤 돼야 하나…너무 오랜가요? 결혼을 빨리 해야겠네요(웃음). 이제 프로선수 8년차예요. 최소 6~7년 정도는 더 할 수 있을 듯 해요. 그 이상은 몸 상태를 봐야죠. 은퇴한 뒤에는 잠시 쉬다가 사업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사실 모르겠어요. 배구계에 남을 수 있다면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뭔가 다른 걸 배우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몸 관리 열심히 해서 다음 시즌에도 잘하는 게 목표예요. 앞으로도 경기장 자주 찾아오셔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특별한 멘트를 부탁하자 “아하하. 지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웃던 그는 “좀 더 빠른 배구를 할 테니까 많이 찾아와주세요!”라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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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묻고, 박주형이 답하다


Q. 유독 어린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이유가 뭔가요? 더 잘 맞아서? 어려지고 싶어서…?


A. 애들이 저를 좀 따라요. 제가 장난을 잘 치거든요. 잘 받아주기도 해요. 그래서 제가 좋은가 봐요.



Q. 동생들이 무척 놀리던데요. 사랑을 독차지한 비결이 있나요?


A. 예전부터 선후배 관계가 있어서 그런지 애들이 선을 잘 지켜요. 그 이상으로 지나치면 제가 뭐라고 할 텐데 그러진 않더라고요. 잘 어울리고 있어요.



Q. 대한항공 정지석 선수와 특히 더 친한 듯 해요.


A. 지석이는 이번 대표팀에서 처음 봤어요. 유난히 제 주위를 맴돌더라고요. 어딜 가든 계속 제 옆에 있었어요. 금세 친해졌어요.



Q. 방귀를 시도 때도 없이 뀌던데 장이 안 좋나요? (질문자 대한항공 정지*)


A. 휴. 맞아요. 지석이 말이 맞고요. 남자끼리 있는데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확실한 건 저 못지 않게 지석이도 엄청 뀌었어요(자폭).



Q. 제발 게임 좀 잘해봐요. (질문자 KB손해보험 황택*)


A. 아휴. 제가 게임을 좋아하는데 잘 못해요. 남들 하는 게임 웬만하면 다 따라서 하거든요. 못해서 자꾸 욕을 먹어요. 그래도 (최)홍석(우리카드)이는 이길 수 있어요. 홍석이도 자긴 다 잘한다고 하는데 실력은 없는 것 같아요. ‘어, 나 이거 잘하는데?’ 이러면 딱 못해요.



Q. 이시우 선수를 엄청 괴롭히던데 무슨 이유가 있나요? 익명 보장되는 거죠? (질문자 현대캐피탈 이시*)


A. 시우는 진짜 괴롭힌 적 없어요. 제가 괴롭힌 사람은 (송)희채(OK저축은행), (김)재휘(현대캐피탈), 지석이? 시우가 하극상이죠. 일단 말하고 보는 거예요 걔는. 대표팀에 개똥이 3인방이 있어요. 개념 똥이란 뜻이에요(웃음). 개똥이1 희채, 개똥이2 지석이, 개똥이3 시우예요. 시우가 완전 떠오르는 샛별이에요. 열심히 치고 올라오고 있어요.



Q. 본인이 잘생긴 거 알고 있나요?


A. 네? 저요? 아하하. 잘생긴 건 아닌데. 그냥 보통인 거 같아요. 잘생긴 것도 아니고 못생긴 것도 아니고요.



Q. 최태웅 감독께서 최민호(29) 선수보다 형인지 몰랐을 정도로 동안이에요. 비결이 뭐죠?


A. 민호가 하도 나이 들어 보여서요(폭소). 저 동안 아닌데. 이제 주름도 꽤 생겼어요. 시즌 되면 팬 분들이 얼굴에 하는 마스크 팩을 선물해주세요. 그 팩을 열심히 썼어요. 귀찮아서 안 할 수도 있는데 저는 꼭 했어요. 관리한 만큼 나오는 건진 모르겠어요.



Q. 사투리와 특유 억양이 매력적이에요. 서울말로 고칠 생각은 없는 건가요?


A. 제가 부산 사람이라서요. 근데 지금은 부산도 서울도 아닌 말투가 됐어요. 반반 섞여서 어중간해졌거든요. 표투리(표준어+사투리) 정도? 서울말로 고치려다 이렇게 된 거예요. 주위에 서울말 쓰는 사람이 많아서 저도 모르게 옮았나 봐요. 언제부턴가 말투가 이상하게 변했어요. 그래도 부산 가면 부산 사투리를 자주 써요. 서울 오면 이상하게 표투리로 쓰고.



Q. 보통 쉬는 날엔 뭐해요? 휴가 때도 잘 안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A. 쉬는 날에는 친구 만나고 가끔 술 마시고 그래요. 딱히 하는 건 없어요. 휴가 때 잘 안 돌아다니긴 하…죠? 가족들이랑 계속 부산에 있었어요. 특별히 해외여행을 가거나 하진 않고요.



Q. 즐겨 듣는 음악은 뭐예요?


A. 옛날 노래… 좋아해요. 예전에 영상 인터뷰(포스트시즌 톡투유 박주형에게 PO 1차전은 ‘서른 즈음에’였다) 할 때도 김광석-서른 즈음에 말했잖아요(웃음). 7080 이런 거 즐겨 들어요. 예를 들면 god 노래요.



Q. 별명이 ‘짬바’잖아요. 진짜 눈물이 많았나요? 요즘엔 어때요?


A. 초등학교 때는 엄청 울었어요. 초-중-고 배구부가 같이 있었거든요. 형들이 장난이 심했는데 제가 초등학생이라 귀여우니까 자꾸 놀렸어요. 하루 종일 울고 있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지어진 별명이 짬바예요. 지금 제가 후배들 괴롭히는 게 그때 배운 걸까요? 아하하. 요즘엔 눈물이 거의 없어요.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하고 한 번 울었구나. 그 외에 운 적은 없을 거예요. 초등학교 이후로 눈물이 말랐어요.



Q. 새로 듣고 싶은 별명이 있나요?


A. 어릴 때부터 들어온 짬바도 괜찮은데. 뭐가 있지? 아, 배구도사! 저도 도사 라인에 끼고 싶네요(웃음).



Q. 구체적인 이상형이 궁금해요.


A. 피부가 좋은 여자? 그런 것보다 딱 봤을 때 느낌이 오는 분이요.



Q. 마지막 연애는 언제예요?


A. 한 4년 됐을 거예요. 최태웅 감독께서 제발 연애 좀 하라고 닦달하세요. 단장, 사무국장께서도 다들 저만 보면 빨리 결혼하라고 한 마디씩 하시더라고요. 배구가 재미있어서 못 한다기보다는 제 짝을 못 만났죠. 제가 서른이라니 믿기지도 않아요. 마음은 20대 같은데 말이죠. 잘 적응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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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us Interview


김호철 vs 최태웅


으아… 못 골라요! 딱 중간! 한 분 고르면 다른 한 분이 삐치실 수도 있잖아요… 정말 한 분만 골라야 해요? 김호철 감독께서는 제가 아무 것도 아닐 때, 선수라고 말할 수도 없을 때 기본 뼈대를 만들어주신 분이에요. 최태웅 감독께서는 저를 더욱 선수답게 키워주신 분이고요. 두 분 모두에게 감사 드립니다.



노재욱 vs 정지석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재욱이 고를게요. 같은 팀이니까요. 재욱이는 뗄 수 없는 존재잖아요. 그리고 지석이는 이런 걸로 상처 안 받을 거예요.



공격수 vs 세터


중학교 3학년 초까지 세터였어요. 당시 신입 세터로 권준형(현 한국전력-국군체육부대)이 들어왔는데 걔가 오면서 제가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어요. 밀린 건 아니에요! 이후론 쭉 공격수였죠. 저는 지금 제 포지션이 제일 좋아요. 근데 언젠가 한 번은 세터 꼭 해보고 싶어요. 하면 잘할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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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Story


귀국하자마자 소속 팀에 들어와 인터뷰에 응한 박주형. 사복 촬영을 해야 하는데 옷이 다 진천선수촌에 있다고 하는 게 아닌가. 동료들 옷도 마땅치 않은 상황. 구세주(?) 같은 옷이 등장했다! 16일 귀국 장에서 팬으로부터 셔츠 선물을 받은 것. 마침 기자가 준비해간 ‘동안-청춘-대학생’ 등 촬영 컨셉트와도 잘 맞는 예쁜 옷이었다. 따끈따끈한 선물 인증도 하고 촬영도 무사히 마칠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팬 분, 보고 계시나요? 감사합니다!



글 / 최원영 기자
사진 / 한필상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9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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