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게임, ‘V-리그 콜렉터즈’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그 개발사, 이노벤터(innoVENTOR) 송재호 이사를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Q. 발매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일단 발매됐다는 사실은 정말 뿌듯하죠.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Q. V-리그 콜렉터즈를 어떻게 제작하시게 된 건가요.
지금까지 AR,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과 관련된 일을 자주 해왔어요. 콘텐츠 개발 뿐 아니라 마케팅, 전략 기획 등으로도 많이 해봤고요. 처음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공고가 왔을 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기존 V-리그 관중들에게 배구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하자’라는 생각에 제안을 냈는데 운이 좋게 저희가 맡게 됐습니다.
Q. 팬들에게 다른 방법을 제시한다는 말씀이 어떤 걸 의미하는 거죠.
말 그대로예요. 저희가 처음 이 게임을 내면서 내세웠던 말이 ‘배구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었어요. 배구를 즐기고 계신 분들이 다른 방법으로, 조금 더 재미있게 배구를 즐길 수 있게끔 하자는 것이 개발 방향이었습니다. 게임을 통해 경기장을 자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더 많은 선수들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이 단순히 배구 하나만 보는 게 아니고 공을 수집하며 카드를 뽑는 재미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Q. ‘응원팀’과 ‘응원선수’를 고르도록 되어있는 기능도 눈에 띕니다.
네,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선택하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본인이 선택한 팀이 리그 성적이 좋으면 좋은 만큼 보상을 줄 계획이에요. 선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주 기록을 합산해 데이터를 입력하면 포지션 별로 그 주 활약한 선수들 랭킹이 뜨게 됩니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그 주에 큰 활약을 펼치면 내가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죠. 선수들이 더 잘하길 바란다면 아무래도 응원도 더 몰입해서 하게 되겠죠.
Q. 게임 자체가 어렵지 않고 단순한 게 특징이네요.
일반적으로 ‘게임’ 하면 하는 사람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쉽고 단순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어요. 그래서 최근 사람들에게 익숙한 증강현실(AR) 기술과 위치기반서비스 두 가지를 기반으로 아주 단순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Q. 그 부분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게임’이라는 말이 주는 기대 값이 개인마다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게임이라고 하면 복잡하고 어려워서 쉽게 클리어하지 못하는 걸 떠올리니까요. 단어가 주는 고정관념이 크다는 걸 느꼈어요. 우리나라 기준에 맞춰 생각해보면 콜렉터즈는 ‘게임’보다는 ‘콘텐츠 어플리케이션’ 쪽이 더 어울리는 게 사실이니까요.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 ‘아이들이 좋아해서 한다’라던가 ‘큰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라는 반응들이 있어요. 그게 우리가 지향했던 방향입니다.
Q.경기장에 찾아갈 때 이점이 생긴다는 점이 특이한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콜렉터즈가 사람들에게 경기장에 갈 동기를 제공하고, 나아가 팬들 머릿속에 한 번씩 ‘배구’가 떠오를 수 있게끔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 배구리그 이름이 ‘V-리그’임을 모르는 분들도 꽤 많더라고요. 여러모로 콜렉터즈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역할을 해줄 수 있길 바랍니다.
Q. 게임 장르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릴게요.
콜렉터즈는 CCG 장르의 게임입니다. CCG(Collecting Card Game)라는 장르는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장르입니다. 단순히 ‘수집’에 의미를 둔 것을 의미하죠. 주로 일본에서 널리 퍼진 유형입니다. 우표나 동전 수집이 취미인 사람들이 그것들을 통해 뭔가 하려고 하지 않잖아요. 내 손에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는 일이니까요. 그런 개념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출시 초기 반응은 어떻게 보시나요.
성공적이죠. 억대 마케팅비를 쓰는 게임들과 달리 콜렉터즈는 보도 자료만 나갔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입 유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요, 초기 반응도 이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규모를 키워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차츰 시스템이 안정되면 적극적으로 유저를 늘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개발 시간이 그리 넉넉하진 않았습니다. 개발에 약 4개월 정도 투자됐거든요. 단순함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지만 그래도 재미 요소가 좀 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고민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카드 교환 기능 등이 추가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플레이어 간 커뮤니티 기능이 없는 것도 아쉽죠. 온라인이라는 매개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게 하는 기능도 충분히 구현 가능한데 말이죠.
Q. 추후에는 어떤 식으로 운영하실 예정인가요.
앞으로 계획은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확정된 단계가 아니어서 쉽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팬들이 좀 더 경기장에 갈 이유를 만들어주게끔 더 많은 프로모션들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선수 카드 업데이트가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 사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 나갈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어 분들이 모은 카드가 추억으로 계속 남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올 시즌이 끝나고 나서도 이 카드들을 계속 모아볼 수 있도록 ‘사진첩’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보존성이 약하다는 점이 디지털의 약점인데요, 사진첩 어플리케이션으로 선수들 카드를 앞으로도 계속 여러분들이 보관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 이광준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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