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욱, 그 숨길 수 없는 존재감 "봄 배구? 모두 원하고 있어요"

서영욱 / 기사승인 : 2019-01-25 0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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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옮길 때마다 화제를 낳는 사나이. 프로데뷔 다섯 시즌 만에 네 가지 유니폼을 입어봤다. 그렇지만 자기의지로 팀을 옮긴건 한 번도 없었기에 이적 때마다 어떤 슬픔이 보였다. 혹자는 그것이 프로세계의 냉혹(冷酷)함이라고 말하지만 한 개인이 감당하긴 가혹한 처사였다. 짧은 시간에 V-리그의 대표 ‘저니맨’이 된 노재욱(26·우리카드) 이야기다.



예상치 못한 보상선수 지명부터 또 한 번의 트레이드, 여기에 주전세터 투입과 함께 절묘하게 이어진 우리카드 상승세까지. 경기 중 퍼포먼스까지 더해진 덕분에 노재욱이란 이름은 V-리그 남자부에서 더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 넘치는 존재감을 조명해보고 싶었다. 2019년 신년호 표지 모델로 선정한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인천 송림체육관을 찾았다.







2년 만에 돌아온 <더스파이크> 표지 모델

노재욱은 <더스파이크> 표지를 한 차례 장식한 경험이 있다. 2년 전, 2016년 10월호 표지인물로 등장했다. 최근 활약 덕분에 인터뷰 제의가 밀려든다는 노재욱. 그는 최근 자신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최근 인터뷰 제의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노재욱 선수를 다루는 기사도 자주 나오는데, 관심이 느껴지나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웃음). 아무래도 시즌 중에 이적한 것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이래저래 저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기도 하고요. 어쩔 수 없는 점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지금처럼 많은 주목을 받은 건 현대캐피탈 시절 우승을 차지한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당시와 지금의 차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하는 것 자체는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이야기하신 것처럼 그때와 지금 상황 자체가 다르다 보니까 거기서 차이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노재욱 선수 주전 투입과 함께 팀이 좋은 흐름을 타면서 인터뷰 제의도 늘어난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제가 와서 팀이 좋아진 건 아닌 것 같아요. 원래도 그만한 잠재력이 있는 팀이었던 거죠. 제가 와서 좋아졌다기보다는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맞추려 하고, 그 과정에서 시너지가 나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2년 전에도 표지 모델로 나오셨는데, 기억하시나요.
그럼요. 기억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최근 V-리그 남자부 선수 중 워낙 ‘핫’해서 2년 만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2년 만에 표지 사진을 찍으니 어떤가요.
2년 전이라서 그런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똑같은 느낌?



그래도 좋은 이유로 주목을 받으니 기분은 좋을 것 같습니다.
주목을 받는 것 때문에 기분이 좋고 나쁘고는 크지 않은 것 같아요. 그보다는 팀이 잘되고 있으니까 기분이 좋아요. 그래도 확실히 좋은 이유로 주목을 받으니 나쁘진 않네요.


어느덧 네 번째 팀, 저니맨(Journey Man) 노재욱의 여행(Journey)



우리카드는 노재욱의 프로 통산 네 번째 팀이다. 2014~2015시즌 데뷔해 다섯 시즌 동안 네 번째 팀이니 상당히 자주 팀을 옮긴 셈이다. 저니맨이라는 칭호가 붙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다. 네 번째 소속팀, 우리카드. 그곳의 생활은 어떨까.

은근히 팀을 많이 옮겼습니다. 우리카드가 벌써 네 번째 팀인데, 이적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있을까요.
※ 노재욱은 2018년 비시즌 전광인 보상선수로 한국전력으로 이적했을 당시, <더스파이크>와 전화 인터뷰에서 “딱히 별생각이 들진 않았다. ‘아, 내가 가게 됐구나’라고 했다. 이후에 감독님, 코치님께 말을 듣고 진짜 가는 것을 실감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프로에서 이동하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음, 다른 감정이라고 해봐야 별다른 건 없어요. 그저 팀을 옮기면 새 팀에 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그게 가장 먼저라고 생각해요. 빨리 새 팀원과 호흡을 맞추고, 더 좋은 팀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지, 다른 생각은 크게 안 하는 것 같아요.



다른 무엇보다 새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큰 거군요.
그렇죠. 그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 우리카드에 왔을 때 팀 분위기는 어땠나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제가 오기 이전 우리카드 분위기가 어땠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제가 왔다고 뭔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분위기는 항상 똑같고, 같은 배구선수니까 생활하는 것도 비슷하죠. 우리카드 기존의 팀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이적할 때마다 팀 적응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영역이 있다면 뭘까요.
제가 세터니까 공격수랑 맞춰야 하잖아요. 그래서 선수단 전체적으로 스타일이나 특징을 파악하죠. 감독님 스타일도 맞춰야 하고. 사실 무언가 하나를 꼽기보다는 모든 것을 다 맞춰야 해요.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까지 모든 면에서 다 같이 맞춰야죠. 그게 정답인 것 같아요.






이전 세 번의 이적은 모두 비시즌에 이뤄졌지만, 우리카드 이적은 시즌 중에 일어났습니다. 이전과는 적응 과정에서 차이가 있었을 듯한데요.
아뇨, 시즌 중에 이적이기는 하지만 별다른 건 없어요. 시즌 중이기는 했지만 1라운드 끝난 직후라서 초반이었잖아요. 그래서 시즌 중이라는 거에 연연하지는 않았어요. 팀원들도 많이 도와줬어요. 감독님도 이야기 많이 해주시고 선수들이랑도 대화 많이 하고. 그리고 새 팀이지만 모르는 선수들도 아니고 다 아는 선수들이라서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감독님은 처음 왔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하시던가요.
세트는 정교하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리고 계속해서 강조한 게 정확성이었어요. 그 점을 가장 신경 써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죠.



노재욱 선수는 별다른 감정이 들지 않았다고 했지만, 팬들은 잦은 이적에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저는 괜찮았는데. 팬들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저는 정말 고맙죠. 그만큼 저에게 관심을 주는 거니까요. 무엇보다 고마움이 가장 크죠. 그렇게 관심을 주시니까 저도 힘입어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정착해서 ‘행복배구 하자’라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팬 중에는 좋은 말씀 하시는 분도 있고, 안 좋은 말씀 하시는 분도 있지만, 그렇게 좋은 말을 해주면 저도 기분 좋죠. 그런 팬이 있기 때문에 저도 더 재밌는 배구를 할 수 있고 더 열심히 하는 힘을 얻는 거죠.




이적하고 주변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크게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어요. 어느 팀을 가든, 똑같은 배구선수니까요. 제가 팀을 옮긴다고 해서 축구선수가 되는 것도 아니고요. 어떤 팀에서 뛰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열심히 하면 새 팀의 팬들도 좋게 봐주지 않겠냐는 말이 많았어요. 부모님도 제 마음이 편하면 괜찮다고 이야기하셨고요.



그러고 보니 윤봉우 선수와는 이적에서 닮은 점이 있습니다. 팀을 옮기는 순서가 똑같고, 돌고 돌아 다시 우리카드에서 만났습니다.
※ 노재욱과 윤봉우는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후 윤봉우는 2016~2017시즌 자유계약(FA)으로 한국전력으로 이적했다. 2018년 비시즌 노재욱이 보상 선수로 한국전력으로 오면서 다시 한솥밥을 먹는 듯했지만, 윤봉우가 2018~2019시즌 개막 직전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되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노재욱이 트레이드로 우리카드로 이적하며 다시 만났다.
경기 후 인터뷰 등을 통해서 (윤)봉우 형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 것 같아요. 팀에서 가장 많이 대화하는 선수 중 한 명이고, 그만큼 제가 항상 의지하는 형이에요. 같이 운동하는 선배로서 배울 점도 많아요. 영상분석도 같이하고 어떻게 해야 팀이 더 좋아지고 단단해질 수 있을지를 두고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확실히 인터뷰를 찾아보면 우리카드 선수들 사이에서도 윤봉우 선수 언급이 자주 됩니다. 그만큼 의지가 되는 선수인 듯합니다.
그렇죠. 연차도 많이 쌓인 선배고,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한 거잖아요. 미들블로커로서 중심도 잡아주고 어린 선수들도 잘 대하고요. 저도 그런 형을 도와주면서 좋은 시너지를 내려고 노력 중이죠.



다른 선수들도 많이 도와줬을 것 같습니다.
아가메즈도 저한테 와서 장난도 많이 하면서 좀 더 빨리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동갑 친구이자 대학 동기이기도 한 구도현도 절 많이 챙겨줬죠. 현대캐피탈에서 함께 뛴 (신)동광이 형도 있어요. 이전부터 알고 지낸 선수가 많아서 그런지 적응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처럼 느껴져요.






세터 출신 감독만 세 명째 세터와의 인연

노재욱이 우리카드로 이적하면서 화제가 된 것 중 하나가 ‘세터 출신 감독’이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부터 2017년 월드리그에서 겪은 김호철 감독,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까지 세터 출신 감독만 세 명째 겪는 중이다. 그가 느낀 세 감독은 어땠을까.

세터 출신 감독만 세 명째 겪고 있습니다. 겪어보니 어떤 차이가 느껴졌나요.
세 분 모두 현역 시절에 워낙 잘했던 분들이잖아요. 제가 뭐라고 평가를 하려니 쉽지 않네요(웃음).



평가라기보다는 지도 방식에 대한 느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저야 세 분께 배우기 바빴죠. 우선 최태웅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는 제 스텝부터 자세까지 모든 걸 다 바꾸게 됐죠. 주전으로 처음 도약하던 시기였으니까요. 김호철 감독님에게는 굉장히 짧은 시간 배웠어요. 대표팀에서 잠깐 배운 거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그냥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자신감도 많이 심어주시고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대표팀이라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주력하고 뭔가 정교하게 배울 시간은 없었어요. 나중에 또 배울 기회가 올지도 모르죠. 신영철 감독님은 정확성과 볼 배분을 중요시해요. 그 부분을 제일 많이 언급하시는 것 같아요.



이전 나경복 선수도 그렇지만 신영철 감독과 관련해 ‘정확성’과 세세함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확실히 신영철 감독님은 그런 면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저도 우리카드에 온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느껴지는 점이기도 하고요. 세트할 때 손 모양부터 자세까지, 그런 작은 부분부터 세세히 알려주세요.



세터 출신 감독 외에도 유광우 선수도 한 팀인데, 주장이자 같은 세터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던가요.
(유)광우 형이 한 팀이라 저도 마음이 편해요.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더 팀이 좋아질 수 있을까가 주된 대화 내용이죠. 제가 안 될 때는 광우 형이 도와주고, 형이 안 될 때는 제가 도와주면 되니까요. 감독님이 상황마다 적절히 기용하시지 않을까요?









“우리카드 상승세? 제가 잘해서만은 아니죠”



1라운드 2승 4패에 그친 우리카드는 2라운드를 4승 2패로 마치며 확실한 상승세를 탔다. 특히 노재욱이 트레이드로 합류하고 본격적으로 출전 시간이 늘어난 11월 17일 OK저축은행전부터 우리카드는 이전과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카드는 2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대한항공전도 역스윕으로 잡아내는 등,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노재욱의 주전 도약과 함께 절묘하게 겹친 팀의 상승세지만,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아닌 팀에 더 초점이 가길 바랐다.

몇 차례 인터뷰를 통해서도 밝혔지만, 현재 팀의 상승세가 자신 때문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세터라는 특수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이목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은데요.
복이라면 복이죠. 저는 여전히 저 때문에 팀이 잘나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니까 기분은 좋죠.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도 이렇게 띄워주시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웃음).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더 높은 고지를 위해 달려가야죠.



2년 전 인터뷰에서는 LIG손해보험 시절, 나이 차이가 큰 선배들과 한 팀이라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연차가 쌓이고 나경복, 황경민 같은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좀 더 수월한가요.
그런데 어리다고 해봐야 저랑 별 차이는 안 나잖아요. 한 4~5살 정도 나는 건데. 제가 먼저 더 살갑게 장난도 치고, 그러면 애들도 저한테 장난치고 그러죠. 경기장 안에서는 더 집중할 수 있게 하지만 밖에서는 그렇게 지내요. 그러면 더 친해질 수 있잖아요.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선배와 후배의 차이도 있을까요.
음, 신인 때는 겁이 났다고 할까요? 나이 차가 좀 있는 형들과 플레이하기가 무서웠죠. 혼자 무서워하고 그랬어요. 연차가 쌓이면서 생각이 바뀌었죠. 제가 못하면 형들이 더 해주고, 형들이 못할 때는 제가 더 해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요.



그런 것도 연차가 쌓이면서 얻은 노하우라고 보면 될까요.
그냥 뻔뻔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좀 더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요.



우리카드 선수들 인터뷰를 보면, 유광우 선수도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노 선수가 오면서 생긴 장점에 대해 언급하고는 합니다. 그런 평가를 들으면 세터로서 기분은 어떤가요.
※ 김시훈은 노재욱의 신장 덕분에 속공에서 얻는 이득이 있다고 밝혔고 나경복은 노재욱의 빠른 세트 덕분에 자신도 빨라지는 게 느껴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말 그렇게 평가를 해서 그런 말을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칭찬해주려는 의미에서 그런 것 같아요. 기사로 나가는 내용인데 욕을 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죠.



그래도 노재욱 선수가 오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다른 특별한 건 없고 어린 선수들과 대화를 더 많이 해요. 그래야 팀이 더 단단해지는 거니까요. 어떤 팀이든 한순간에 확확 바뀌는 건 없잖아요.



어린 선수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하나요.
우선 경기장 안에서는 자신감 있게 하라고 해요. 저도 젊지만 그 선수들은 더 뛰어다닐 수 있고 파이팅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긴장감도 풀리고 자신감도 생기거든요. 저도 신인 때 형들이 비슷한 조언을 많이 했어요.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팀 주전 선수 중에 어린 선수들이 모두 리시브 라인이잖아요. 리시브가 안 되면 세터도 흔들리고 그러면 저도 무너지는 셈이에요. 제가 편하려면 리시브 라인의 동생들을 데리고 가야죠.



부주장이자 팀의 주 공격수인 아가메즈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말을 많이 하던가요.
장난도 많이 치지만 어떻게 볼을 달라고 요구도 많이 하고 고맙다는 말도 자주 해요. 경기 중에 안 좋은 볼도 워낙 잘 때려주니까 제가 더 고마울 때가 많죠. 안 풀릴 때는 와서 한마디 하고, 얼굴도 툭툭 쳐주고요.



그렇지않아도 코보티비에서 포착한 아가메즈가 얼굴을 치는 장면이 화제였습니다.


아프긴 했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제가 경기가 안 풀리니 한숨 쉬는 걸 보고 와서 정신 차리라고, 집중하라고 한 제스처였어요. 자기만의 표현 방식이라 기분도 안 나빴어요. 팀이 잘 되고자 하는 행동이잖아요.



상대 팀이었다가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추니 어떤가요.
키도 크고 블로킹도 좋고, 모든 부분에서 굉장히 뛰어나요. 상대하는 입장이었을 때는 정말 어려운 선수였죠.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뽑힌 건 이유가 있더라고요. 안 좋은 볼 처리할 때 보면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기술도 좋아요. 굉장히 든든한 공격수고 볼을 올리는 저로서는 너무 고마운 존재죠.




경기 중에 아가메즈가 매우 많은 이야기를 하던데, 주로 어떤 내용인가요.
저한테는 볼을 빨리 달라거나, 높게 달라거나 붙여달라거나 하는 식으로 세밀한 부분을 많이 언급해요. 다른 선수들에게도 주로 하는 이야기는 주로 경기력에 관한 것들이에요. 더불어 상대 팀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하죠. 내가 여기를 잡을 테니, 너는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요.




우리카드가 상승세인 가운데, 이제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된다는 3라운드에 접어들었습니다. 지금의 상승세를 위해서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써야 할까요.
반복하는 내용이지만, 감독님이 원하는 세터는 리시브가 잘된 볼이든 안 된 볼이든 공격수 입맛에 맞춰서 정확하게 볼을 올려줘야 해요. 저도 아직 그런 점에서 부족한 게 있으니 일단 그 점을 가장 신경 써야죠.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잘 헤쳐나갈 힘을 길러야 할 것 같아요. 또 우리 팀에는 어린 선수들이 주전에 많으니까요.


노재욱이 전하는 신년사 “역시 건강이 최고예요”



노재욱이 표지를 장식한 <더스파이크> 1월호가 나오고 어느덧 2019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2019년의 계획도 살짝 들어봤다.







2018년, 유달리 다사다난했는데, 돌아보니 어떤가요.
팀도 많이 옮겼고, 그것도 짧은 시간 동안 적응하면서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재밌었던 기억이 많았던 것 같아요.



새해하면 역시 새해 소망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19년이 와도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잖아요. 팀 전체가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이 났으면 좋겠어요. 그중에서도 우선 부상이 없는 게 제일 우선이라고 봐요. 선수단 모두 우승을 목표로, 그리고 그에 앞서 봄 배구를 원하고 있어요. 더 열심히 노력하면 승점도 쌓일 것이고, 그러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배구 외에 다른 건 생각해본 게 있나요.
딱히 생각 안 해본 것 같아요. 계속 배구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아직 시즌 중이잖아요. 그건 시즌 끝나고 쉴 때 다시 생각해보려고요.



2년 전 인터뷰에서 이루고 싶은 것으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출전, 그리고 통합 우승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하나도 못했네요. 지금도 그 목표는 똑같아요. 아, 하나 추가된 게 있다면 군대. 군대 가야죠.



현대캐피탈에서 정규시즌 우승, 챔피언결정전 우승 모두 해봤지만 통합 우승은 매번 아쉽게 놓쳤습니다.
이상하게 기회가 올 때마다 아프기도 하고, 이런저런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 자신에게 화도 많이 났어요. 아쉬움도 많았고. 이 말을 하면서 올해를 돌아보니까 굉장히 아쉬운 해였던 것 같네요.



그리고 또 하나의 목표가 통산 세트 성공 10,000개 였습니다.
※ 노재욱은 1월 25일 기준 통산 세트 성공 4,940개를 기록 중이다. 그간 기세로 봤을 때 올 시즌이 끝나면 약 5,200개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한 6년은 더 해야겠네요. 그래도 목표는 항상 높게 잡아야 하잖아요. 높은 곳을 바라보고 가야죠.



결국 새해 가장 큰 목표는 우리카드의 창단 첫 봄 배구 진출일 텐데,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도 부상 없이 시즌을 계속 치러야죠. 제가 더 잘해야만 팀도 더 좋아지고, 형들이랑 후배들이랑 호흡을 맞춰서 더 단단한 팀을 만들어야죠. 그렇게 즐겁게 배구하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요? 감독님한테 많이 배우면서 열심히 해야죠.



새해를 맞이해, 팬들에게도 덕담 한마디 부탁드려요.
새해에는 아프지 마시고, 이루고 싶은 것들 다 이루셨으면 해요. 그래도 역시 아프지 않은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건강이 최곱니다.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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