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석과 KB손해보험이 조금씩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KB손해보험이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3-0(26-24, 25-21, 25-22)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그야말로 값진 승리였다. 홈인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검사 결과로 인한 임시 폐쇄조치를 받으면서 졸지에 안방을 잃어버린 채로 치른 경기였지만, 탄탄한 경기력으로 OK저축은행을 압도했다.
차영석은 이날 경기 승리의 주역이었다. 블로킹 4개 포함 10점을 올리며 나경복과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공격 성공률도 60%로 높았고, 범실은 하나밖에 저지르지 않았다. 대각의 박상하와 함께 팀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킨 차영석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차영석은 “이겨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생각했던 대로 경기가 쉽게 잘 풀린 것 같아서 더 좋다”며 밝은 표정과 함께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이후 차영석과 안방을 떠나 다른 곳에서 치른 홈이 아닌 홈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놀란 마음도 있었지만, 결국은 다 똑같은 배구를 하는 거니까 크게 개의치 않으려고 했다. 선수들끼리도 그냥 해야 할 플레이를 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덤덤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치렀음을 먼저 밝혔다.
차영석과 KB손해보험 선수들이 인천에서의 경기를 진짜 홈경기처럼 자신 있게 치를 수 있었던 데에는 의정부에서 찾아온 홈팬들의 덕이 컸다. 또 여기에는 선수들이 홈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도록 빠른 셔틀버스 배정 등 노력을 아끼지 않은 구단 관계자들의 공도 있었다. 차영석은 “구단에서 최대한 팬 여러분들이 많이 오실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덕분에 힘이 났다. 감사드린다. 덕분에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갑자기 바뀐 홈구장인데도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많은 경기를 이길 테니 더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차영석은 “선수단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코트 위에서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크게 느껴진다. 항상 긍정적인 태도로 훈련과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현재 팀 분위기가 상당히 좋음을 알렸다. 그러면서 그는 “(황)택의가 말했던 목표인 라운드 당 3~4승이 가능할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차영석은 “내 지분을 따지자면 10% 정도인 것 같다(웃음). 포지션 특성상 팀을 이끌기보다는 조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배구는 날개 공격수 중심으로 승부가 갈리는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미들블로커들은 블로킹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 상대 블로커를 묶는 정도만 잘해줘도 큰 도움이 되는 자리라고 본다”며 상승세에 있어서 자신의 지분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겸손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차영석은 황택의와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2세트 9-10에서 나온 황택의와의 2단 속공 플레이가 백미였다. 차영석은 “연습 때는 한 번도 안 나오는 상황이다(웃음). 그 순간에 눈이 마주쳤는데, 줄 것 같아서 준비를 좀 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또한 “(황)택의와의 호흡은 계속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한 번 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아직까지 순위는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분명 KB손해보험과 차영석의 경기력과 자신감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이제부터는 아무리 순위권 상단에 있는 팀이라 해도 KB손해보험과 차영석을 경계하지 않으면 언제든 큰코를 다칠 수 있을 것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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